구중주(九重奏, 도. Nonett, 영.nonet, 이.nonetto, 스.noneto)
19세기초부터 9중주의 유형은 대체적으로 세레나데의 편성을 보강한 모습으로 볼 수 있으며, 1813년에 작곡된 슈포어(L. Spohr)의 『9중주 op.31』은 이 장르의 최초 작품으로 언급되는데,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플루트,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 호른>의 9 대의 악기들로 편성되었다. 당시의 8중주가 이미 그 편성(예를 들어, 각기 2 대의 비올라와 2 대의 호른의 사용 등)의 변화를 통하여 교향악적 음향과 악곡 구성 경향을 띠고있는 반면, 슈포어를 비롯한 9중주 작품에 관심을 가졌던 작곡가들은 독주악기들로만 이루어진 오케스트라(플루트,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 호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로서 실내음악적 구조와 교향악적 음향을 이상적으로 묶어주려는 시도를 하였다. 그리고 슈포어는 이러한 시도를 통해 작곡된 자신의 9중주를 그의 최고의 실내음악 작품으로 완성하였다. 슈포어의 작품을 모델로 8중주나 9중주 작품을 남긴 음악가들로는 온슬로우(G. Onslow, op.77), 라크너(F. Lachner, 『관악8중주』 1875), 라인베르거(Rheinberger, op.139, 1885) 등을 들 수 있다.
20세기에 들어 나타나는 9중주의 일반적인 경향은 형식과 편성, 장르의 사이에서 모든 전통적인 경계를 흐리게 하는 것으로 보여준다. 거의 대부분 서로 다른 9 대의 악기 편성으로 이루어진 20세기의 9중주 작품들은 쇠크(O. Schoeck)의 『세레나데 op.1』(1907), 스튀르머(B. Stuermer)의 『모음곡 op.9』(1923), 코르나우스(E. Kornauth)의 『실내음악 op.31』(1924), 크세넥(E. Křenek)의 『교향악적 음악 op.11』(1923), 베베른(A. Webern)의 『콘체르트 op.24』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서는 실내음악의 전통보다는 움직이기 쉽고 그것들의 다양한 음색과 연주테크닉으로 날카롭게 구별시키는 9 대의 악기들이 하나의 다성부 작품처럼 쓰여질 수 있는 가능성이 중요시되었다. 이러한 9중주에서의 시도로 20세기의 작곡가들은 실내음악과 교향곡 사이의 경계를 더욱 흐리게 하였다. 이 같은 실내음악과 교향악적인 구분의 모호함은 이미 바그너(R. Wagner)의 11 대의 악기들을 위한 『지그프리드 목가 Siegfried-Idyll』(1870)에서부터 볼프-페라리(E. Wolf-Ferrari)의 『신포니아 다 카메라 Sinfonia da camera op.8』(1903)과 쇤베르크(A. Schönberg)의 『실내교향곡 Kammersinfonie op.9』(1906) 등에서의 9 대의 악기편성부터 슈퇴르(R. Stoehr op.32, 1920)의 작품에서 예를 찾을 수 있듯이 23 대의 악기 편성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하였다.
등록일자: 2005-01-17
[차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