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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사
아방가르드 [avantgar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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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대창
저자: 주대창

아방가르드(프.영. avantgarde, 도. Avantgarde)

(1)간단한 설명

a.원래 군대 용어로서 말뜻은 "최전방 부대"라는 뜻이다. 예술 분야에서는 19세기 중엽부터 사용되었든데, 급격한 진보적 성향을 일컫는 말이다. 단지 이런 언어적 의미로 이 용어가 사용되는 일이 많이 있다. 
b.역사적 아방가르드 운동:  아방가르드가 예술분야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1910년대 이후이다. 여기에는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미래주의가 속한다. 이 예술 사조들은 반예술적 태도를 취함으로써 권위적이고 고착적인 예술을 거부했다. 하지만 이들 아방가르드는 음악분야에서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c.네오아방가르드(Neoavantgarde): 1950-70년대의 아방가르드 운동. 2차 세계 대전 직후 아도르노의 아방가르드 옹호와 함께 예술적 아방가르드는 활력을 얻는다. 그리고 20세기 음악 안에서도 아방가르드와 그렇지 않은 음악을 엄격하게 구분하기도 있다. 즉 케이지의 음악, 우연음악, 알레아 음악, 전자음악 등 기존의 작곡 양식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음악을 아방가르드로 분류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리고 기존 음악관습과 큰 차이를 보이면서도 아방가르드로 분류되지 않는 것들은 쇤베르크와 비엔나악파, 음렬음악, 음색작곡 등이다. 이는 주로 모더니즘의 일종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기존의 음악을 벗어난다는 의도에 따르면 이 음악도 아방가르드일 수가 있고 또 그런 식으로 오히려 더 많이 사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1950년대 이후 아방가르드 음악가로 간주된 1920-30년대에 출생한 불레즈(프랑스), 슈톡하우젠(독일), 노노(이태리)와 같은 사람은 넓은 의미의 아방가르드 개념에 따라 분류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스트라빈스키 같은 비교적 보수적인 작곡가도 아방가르드 작곡가로 분류하는 일이 없지 않다.[홍정수]

(2)자세한 설명

원래 군대 용어로서 주력부대의 전진을 위한 길을 정찰하고 예비하는 임무를 갖는 전위대(前衛隊)를 의미한다. 예술 분야에서는 급격한 진보적 성향을 일컫는 말이다(=전위예술). 아방가르드라는 용어가 이러한 의미로 전환되는 데에는 19세기 초 Fourier와 Saint -Simon의 유토피아적인 사회주의가 영향을 끼쳤다. 이상적인 사회개혁을 위해 쓰이기 시작한 아방가르드라는 용어는 이후 그 계승자들에 의해 예술과 예술가들의 역할에까지 그 영역이 확대된다. 

"예술, 즉 사회의 표현은 그 최고의 상태에서 진보적인 사회흐름을 나타낸다. 예술은 선구자이고 예고자이다. 따라서 창조로서의 예술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지, 그리고 예술가가 진정으로 아방가르드에 속하는지 알기위해서는 인류가 어디로 향하여 나아가는지, 그리고 무엇이 이것을 규정하는지 아는 것이 필수적이다."(G.D. Laverdant, 『예술의 사명과 예술가의 역할』, 1845)

이로써 초기의 아방가르드는 예술의 자율적인 영역을 보장하는 기존의 미학을 거부하는 형태로 나타났다. 그 결과 아방가르드는 기존의 규범을 거부한다는 부정적인 면과 희망을 약속한다는 긍정적인 면을 동시에 갖게 되었다. 이것은 20세기 초 노동자들의 정치-경제적인 투쟁에 상응하는 사회운동에 비견되었다. 그러나 예술에서의 아방가르드가 갖는 기준이 무엇인지 밝히는 것이 쉽지 않았으며, 총체적인 창작의 자유가 막연한 규범으로 제시되었다. 

예술에서의 아방가르드가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1910년대 이후이다. 여기에서는 기존의 예술성을 지향하는 예술이 거부되고 도발적인 예술행위가 전면에 등장한다. 각 예술 분야의 고유성을 인정하여 그 구별성을 살리는 데에 매우 소극적이며 예술과 삶을 분명히 구분하는 것도 반대한다. 즉, 아방가르드는 예술이 우리의 삶과 너무 멀어진 것에 항의하는 것이다. 따라서 아방가르드에서는 '예술을 위한 예술'보다는 '예술에 저항하는 예술'을 읽을 수가 있다. 이러한 속성 때문에 아방가르드는 기존의 관습에 의한 예술을 옹호하는 사회에도 저항한다. 그래서 사회에 충격적인 형태의 예술이 되어진다. 

대표적인 형태로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 그리고 미래주의가 있다. 다다이즘은 제1차 세계대전 중에 일어난 아방가르드로서 '의미가 없는' 반예술을 가지고 권위화되고 고착적인 예술을 거부하려고 한다. 에릭 사티의 저급한 예술음악의 시도가 부분적으로 이와 관련될 수 있으나 음악사에서 두드러진 의미를 갖는 것은 없다. 이성의 지배를 받지 않는 환상·공상의 세계를 중요시하는 초현실주의는 무의식의 세계 내지 꿈의 세계의 표현을 지향한다. 문학 및 미술에서는 매우 두드러진 업적을 보였으나 음악분야에서는 별다른 반향을 얻지 못했다.

미래주의는 이태리에서 일어난 예술운동으로서 과거와의 완전한 결별을 주장한다. 기술문명을 찬양하고 기계화된 현대 세계가 유일한 예술 대상이라고 선언한다. 이 운동은 음악분야에서도 반향을 불러일으켜 소음을 가지고 음악을 만드는 '소음주의'로 발전한다(프라텔라, 루솔로). 이 운동은 일상적·기계적 소음을 찬양하고 소음기계까지 만들었으나 일시적인 센세이션에 그쳤다. 그러나 새로운 음향의 원천을 찾던 ??바레즈는 미래주의의 영향을 받아 소음효과를 작곡의 중요요소로 수용하여 타악기가 창작에 적극적으로 사용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세기 전반기의 아방가르드는 음악분야에서 이렇게 별 의미를 확보하지 못한 채 시대개념으로 자리잡게 된다. 아방가르드라는 용어는 그러나 20세기 후반에 사회의 개혁에 대한 의미가 퇴색한 상태에서 음악 내부의 규범거부라는 급진적 모습으로나타난 실험적인 음악양식에도 쓰인다.

예술적 아방가르드는 기존의 것을 강하게 거부하는 데에서 나름의 가치를 찾으려는 운동인 만큼 이의 성격과 발전 양상을 정리하는 작업은 아도르노의 '부정'(Negation)에 의한 예술의 의미가 널리 알려진 이후인 1960년대를 지나면서 일반화된다(바이에른 예술아카데미 편, 『아방가르드-한 관념의 역사와 위기』, 뮨헨, 1966; 뷰르거, 『아방가르드의 이론』, 프랑크푸르트, 1974). 뷰르거는 아도르노의 견해를 응용하여 20세기 전반기의 "역사적인 아방가르드 운동"과 후반기의 "신아방가르드"를 구별하였다. 역사적인 아방가르드 운동에서는 아방가르드의 속성인 부정이 사회관습에 깊이 뿌리박고 있는 예술 전반에 대한 공격으로 나타난다. 여기서는 이미 지배적으로 존재하는 예술의 양식 뿐만 아니라 일상의 생활로부터 격리된 고유한 영역 안의 예술작업이 총체적으로 부정된다. 다다이즘, 미래주의, 초현실주의가 이러한 예에 속한다. 20세기 후반기, 즉 제2차대전 이후의 아방가르드는 우연성과 직접행위(해프닝)을 음악에 도입하면서 전통적인 작품의 개념을 무시한 케이지 및 그의 주변사람들의 작업과 일차적인 관계가 있다. 

20세기의 전반적인 음악을 창작의 관습에 대한 부정에 기초한 아방가르드로 특징지으려고 하면 많은 문제점이 야기된다. 무엇보다도 쇤베르크를 중심으로 한 후기 비엔나 악파의 작업은 음악사에서 진정 새로운 시도임에도 불구하고 아방가르드로 파악되지 않는다. 2차대전 이후에 나타난 총음렬주의 음악이나 음색작곡 역시 현대음악의 중심적 부분인데도 아방가르드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아방가르드가 창작이라는 관습의 부정로서가 아니라 창작이라는 미학적 처방의 변화로 이해될 때는 현대음악과 거의 동일한 의미로 쓰일 수 있다. 

아방가르드의 위치설정에 대한 이러한 어려움은 20세기의 음악을 전체적으로 파악하려는 다누저에게서 보충적인 해석을 불러일으킨다. 그는 새음악(Neue Musik)을 아방가르드와 모더니즘의 상위개념으로 놓고자 한다. 이럴 경우 모더니즘은 전통에 비판적인 견해를 가지지만 예술적인 처방이라는 점에서 전통과 연결되는 것으로 파악된다(예: 쇤베르크, 스트라빈스키). 이에 반해 아방가르드에서는 전통이 새로운 미학적 경험을 위한 부정의 대상으로서만 가치가 있다. 하지만 이 두 경향이 항상 격리된 상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때로 얽혀서 나타나기도 한다. 

흔히 음악분야에서 제2차대전 이후의 신아방가르드가 아방가르드의 본류로 여겨진다. 실험정신에 입각한 케이지의 음악은 전통과의 직접적 그리고 구체적 단절이라는 의미에서 아방가르드의 맥을 잇고 있으며 현대음악사에서의 파장효과가 매우 큰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실험적인 음악양식에는 그러나 총음렬음악이나 우연음악의 한 형태인 알레아 또는 전자음악도 포함된다. 이 경향의 아방가르드는 이후 음악학자들에 의해 '제2차대전 이후 서양에서 나타난 실험주의 음악'이라는 뜻의 시대개념으로 정착된다(예: 다누저, 오희숙). 즉, 파격적인 실험주의 음악의 대세는 1950년대부터 1970년대 사이에 집중된 것으로 본다. 

이후의 음악에서는 부정에 의한 새로움의 추구가 의미를 잃고 효율성을 생각하는 밀도있는 개혁이 부상하며 창작형태의 다양성이 저급음악과 고급음악의 벽을 허무는 다원화 현상이 나타난다(신현대, 새로운 단순성, 최소음악, 대중예술). 이 경향은 대개 음악에서의 포스트모더니즘으로 파악된다. 케이지를 비롯한 미국 작곡가들의 아방가르드는 '반현대'를 지향한다는 의미에서 '포스트모더니즘'(현대이후)으로도 불리는데, 이것은 때로 아방가르드와 거의 동의어로 쓰여 용어의 혼란을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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