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4중주(영.piano quartet, 도.Klavierquartett, 프.quatuor pour piano et coedes, 이.quartetto per piano ed archi)

피아노4중주는 일반적으로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로 구성되었다. 이 장르는 흔히 피아노트리오에서 발전된 장르로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피아노4중주는 피아노 반주를 가진 다양한 악기편성에 의한 음악에서 시작한 것이다. 피아노4중주는 다른 편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찍부터 나타나고 있었으며, 장르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할 당시부터 특별한 의미를 가지지 않은 채 피아노트리오와 함께 연주자나 일반청중들에게 보급되었다. 피아노4중주에서 3대로 구성된 현악기군은 이미 자체적으로도 음역을 꽉 채울 수 있었기 때문에, 피아노를 이 현악기 그룹으로부터 분리하여 독자적인 모습을 부여하면서 협주곡과 같은 상호간의 대조가 유도되었다. 바로 이러한 점이 피아노4중주가 피아노트리오와 구별되는 것이며, 이는 오히려 피아노5중주와 유사한 면이라 할 수 있다. 피아노4중주의 이러한 편성으로 인해 피아노트리오보다 이 장르에서 협주곡에 가까운 작품을 훨씬 많이 찾을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피아노4중주에 관심을 가졌던 작곡가들 대부분은 이 장르가 가지는 앙상블과 협주적인 면 사이에서의 한계점 때문에 보통 한 곡의 피아노4중주 작품만을 남기도 있다. 

모차르트 이전의 피아노를 포함한 4중주 작품들은 일정한 편성 없이 관악기와 현악기를 그때그때의 필요에 따라 편성해서 연주되었다. 아직 장르로서 완성되기 이전에는 대부분의 연주자들이 성부가 적은 작품을 단지 피아노를 포함한 4중주의 편성으로 바꿔 연주했다고 알려진다. 본격적인 피아노4중주의 유형을 찾는데는, 다음의 3가지 견해가 일반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① 18세기 초반 몰터(Johann Melchior Molter, 1696-1765)가 작곡한 『바이올린과 쳄발로를 위한 6개의 소나타』(창작연도 미상)를 편곡한 작품이 피아노가 포함된 4중주로 연주된 최초의 유형으로 알려졌다. 몰터는 원곡에서 첨가성부로서 사용된 플루트와 첼로 파트를 확대하여 피아노4중주 편성으로 편곡하였다. 하지만 좀 더 구체적인 예로서는 ② 나우만(Johann Gottlieb Naumann)의 작품이 언급되는데, 그는 『피아노, 오보에, 바순을 위한 소나티네』(또는 피아노, 플루트, 베이스, 대략 1775년 작품)를 <피아노, 플루트, 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작품으로(op. 1) 개작하였는데, 이 작품을 학자들은 피아노4중주의 최초 작품으로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③ 피아노4중주의 최초 작품으로서 언급될 수 있는 마지막 경우의 작품으로는 반할(J. B. Vanhal)의 『3 개의 4중주 op. 40』을 들 수 있다. 이 작품은 고전적 편성인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로 구성되어졌으나, 비올라와 첼로는 의무적으로 편성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피아노4중주 장르의 기본적인 형식과 기초를 세우려는 시도는 피아노3중주에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모차르트의 작품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있다(1785/86에 작곡된 『피아노4중주 KV 478, 493』). 모차르트의 작품은 이후 푀르스터(E. A. Förster)의 작품(1794년 이후의 op. 8, 10, 11)과 프로이센 왕자(L. F. von Preussen)의 작품(4악장 구성의 op. 5와 6)의 모델이 되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모차르트가 남긴 이 작품들로부터 영향을 받아 베토벤도 자신의 『관악5중주 op. 16』을 피아노4중주용으로 개작했으며, 베토벤의 제자 리스(F. Ries) 그리고 비엔나 고전악파의 영향권 안에 포함된 작곡가들이 비슷한 유형의 작품을 남기고 있다. 19세기에 많은 작곡가들이 고전적인 전통을 이어 받아 한 두 개씩의 피아노4중주 작품을 남기고 있다. 20세기에 들어 현악기들과 피아노에 의해 구성된 전통적인 모습의 피아노4중주 작품들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으며, 오히려 관악기를 가진 몇 개의 중요한 피아노4중주 작품들이 등장하였다. 

2005-01-09

차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