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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 [Byrd, Willi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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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사전 한독음악학회



버드, 윌리엄(Byrd, William, 1540경-1623)


- 1540년경 토마스 버드(Thomas Byrd)의 3남 4녀 중 세 번째 아들로 영국의 런던에서 출생.

- 1550년경 왕실 채플에 들어가서 보워(R. Bower)에게 성악을, 탈리스(T. Tallis)에게 작곡과 건반악기 연주를 배움. 왕실 채플의 보조 오르가니스트로 활동하고 성악가들의 리허설을 도왔던 것으로 보임. 그리고 변성된 후에는 탈리스의 조수로 남았던 것으로 추정됨.

- 1563년 3월 25일 링컨 대성당(Lincoln Cathedral)의 오르가니스트 겸 성가대감독으로 임명됨.

- 1568년 9월 링컨에서 줄리언 벌리(J. Birley)와 결혼함.

- 1572년 2월 왕실 채플의 젠틀맨으로 서약함. 탈리스와 함께 왕실 채플의 오르가니스트로 활동하며 성악도 담당함.

- 1575년 탈리스와 함께 엘리자베스 1세로부터 악보 및 오선지 인쇄 특허권을 얻음.

- 1577년 미들섹스(Middlesex)의 할링톤(Harlington)으로 이주함. 엘리자베스 1세로부터 토지 임차권을 부여받음.

- 1584년 국교기피자로 고발됨. - 1585년 탈리스의 사망으로 악보 인쇄 특허권을 독점함.

- 1591년경 왕실 채플의 전담 업무에서 은퇴함.

- 1594년 에섹스(Essex)의 스톤돈 매시(Stondon Massey)로 이주함. 1608년 6월까지 비정규적으로 피터(Petre)가의 음악을 담당함.

- 1607년 머천트 테일러스 홀(Merchant Tailors’ Hall)에서 제임스 1세(James I)의 여흥을 위해 노래함.

- 1623년 7월 4일 스톤돈 매시에서 사망.


버드는 르네상스 말기를 대표하는 전통 양식의 영국작곡가이다. 모방 대위법적인 기반 위에서 모든 성부가 동등하게 취급되는 다성음악 양식이 그의 주된 경향이었고 호모포니적인 화음적 양식도 함께 사용하였다. 그러나 대륙의 작곡가들이 대부분 성악곡에 치중했던 것과는 달리, 버드는 성악과 기악 분야에 모두 기여하였다. 버드는 레드포드(J. Redford)와 프레스톤(T. Preston) 같은 영국 선배 작곡가들의 양식에서 출발했다. 스승인 탈리스는 물론 타이(C. Tye), 파슨스(R. Parsons), 화이트(R. White) 등의 영향을 받았고, 태버너(J. Taverner)의 미사곡이나 후배 작곡가인 불(J. Bull)과 몰리(T. Morley)의 파반느에서도 재료를 취했다.

버드는 영국 궁정에서 활동한 대륙 작곡가들의 영향도 받았는데, 볼로냐 태생의 페라보스코(A. Ferrabosco)를 통하여 진지한 모방적 다성음악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1575년 발표된 ≪칸시오네스≫(Cantiones, quae ab argumento sacrae vocantur, 논증에 의해 ‘거룩하다’고 불리는 노래들)에 수록된 ≪주님,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Miserere, mihi Domine)에서는 페라보스코와 동일한 고정선율을 택하여 그가 사용한 카논으로 작품을 전개했다. 1580년경 작곡한 모테트 ≪당신의 거룩한 도시≫(Civitas sancti tui)에서는 네덜란드 출신의 반 빌더(P. Van Wilder)의 모테트 ≪주님, 바라보옵소서≫(Aspice, Domine)의 재료를 인용하였다.

또한 1580년대에는 몬테(P. d. Monte)와 서로 교류하였는데, 1583년 몬테가 버드에게 보낸 8성부 모테트 ≪바빌론 강가에서≫(Super flumina Babylonis)에 대하여 버드는 다음 해에 전위하는 3성부 카논을 포함하는 8성부 모테트 ≪어찌 이방에서 주님의 노래를 부를 수 있으랴≫(Quomodo cantabimus)로 답하였다. 두 작곡가 모두 시편 137편에서 가사를 취했다. 버드의 교회음악은 당시 영국의 종교적 환경을 알려준다. 가톨릭으로 복귀했던 메리여왕(Mary I) 시기에는 사룸(Sarum) 전례용 가톨릭음악을 작곡했고 엘리자베스 1세와 제임스 1세 시대에는 성공회음악을 썼으나, 가톨릭음악인 라틴어 모테트도 발표하였다. 가톨릭신자였던 버드는 자신의 신앙에 충실했던 것으로도 유명한데, 1570년대 말 이후 극심해진 종교적 탄압에도 불구하고 당대 영국 작곡가로는 거의 유일하게 미사곡을 후대에 남겼다.

버드는 당시에 유행했던 모든 성악 장르를 작곡하지 않았다. 대륙의 전통인 샹송을 쓰지 않았고 ≪알프스 너머의 음악≫(Musica transalpina, 1588) 이후 영국에서 크게 유행한 마드리갈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이 달콤하고 즐거운 5월≫(This Sweet and Merry Month of May)이 거의 유일한 마드리갈이다. 영어 가사의 콘소트송(consort song)은 버드의 독자적인 형식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류트 에어와 버스앤덤에 영향을 주었다.

버드가 작곡한 것이 확실한 작품 중 라틴어 가사를 가진 성악곡은 180곡 정도이다. 이 곡들은 주로 ≪칸시오네스≫(5-8성부), ≪거룩한 노래들 제1권≫(Liber primus sacrarum cantionum, 5성부, 1589), ≪거룩한 노래들 제2권≫(Liber secundus sacrarum cantionum, 5-6성부, 1591), ≪그라두알리아 [제1권]≫(Gradualia ac cantiones sacrae, 미사 [중에 하는] 노래집과 성가집 제1권, 3-5성부, 1605), ≪그라두알리아 제2권≫(Gradualia seu cantionum sacrarum, liber secundus, 미사 중에 하는 노래집과 성가집 제2권, 4-6성부, 1607) 등에 수록되었다.

영어 노래들 중 일부는 류트 편곡작품으로만 전해진다. 가사와 악보가 온전히 보존된 작품은 170곡 정도이며 앤덤과 캐롤을 포함한다. 70곡 정도의 콘소트송은 3곡을 제외하고는 모두 4개의 비올로 반주된다. 영어 노래는 ≪시편, 소네트 그리고 노래들≫(Psalmes, Sonets, and Songs, 1588, 5성부), ≪다양한 성격의 노래들≫(Songs of Sundrie Natures, 1589, 3-6성부), ≪시편, 노래, 그리고 소네트...성악이나 비올에 적합함≫(Psalms, Songs, and Sonnets...fit for Voyces or Viols, 1611, 3-6성부) 등의 인쇄보에 주로 실렸다.

그 밖의 주요 성악곡으로는 ≪4성부 미사곡≫(1592-1593년경), ≪3성부 미사곡≫(1593-1594년경), ≪5성부 미사곡≫(1595년경) 등이 인쇄되었고 성공회를 위한 ≪소(小)서비스≫(Short Service, 4-6성부), ≪제2전례≫(Second Service, 1/5성부), ≪제3전례(Third Service, 5성부), ≪대(大)서비스≫(Great Service, 5-10성부)가 필사본으로 전해지며 역시 성공회 전례를 위한 ≪제1기도와 시편 47, 54, 100≫(First Preces and Psalms), ≪제2기도와 시편 114, 55, 119, 24≫, ≪제3기도와 응답송≫(Third Preces and Responses, 5성부), ≪성인호칭기도≫ 등이 영어 가사로 작곡되었다.

버드는 기악 분야에서도 새로운 경지를 제시했다. 대부분 오르간이나 버지널 등 독주 건반악기를 위한 작품이거나 비올 콘소트를 염두에 둔 앙상블곡으로서 류트나 ‘혼합 콘소트’(broken consort)를 위한 작품은 없다. 고정선율에 기초한 곡, 판타지아, 춤곡, 변주곡이 주를 이루며 대륙에서 발달한 리체르카레나 칸초나는 작곡하지 않았다. 건반음악에서는 춤곡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고 변주곡의 발달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비올 음악의 경우 거의 절반이 고정선율에 의한 작품이며 3, 4, 5성부의 곡이 많다.

콘소트 곡으로는 7곡의 ≪이름으로≫(In Nomine)와 10곡의 ≪판타지아≫ 등 모두 30곡 가량이 있고 건반악기를 위한 작품이 90여 곡 있다. ≪나의 귀부인 니벨 곡집≫(My Ladye Nevells Booke, 1591)은 전적으로 버드의 버지널 음악만 수록한 필사본이며 그 외에 ≪파르테니아≫(Parthenia, 1613 인쇄), ≪핏츠윌리엄 버지널 곡집≫(Fitzwilliam Virginal Book, 1609-1619) 등에 그의 건반음악이 수록되었다.

할리(John Harley, William Byrd, Gentleman of the Chapel Royal)는 버드의 음악 양식을 다음의 3기로 나누었는데 왕실 채플에서 활동한 1572년경부터 1591년경까지를 중기로 보았다.

-초기: 버드의 초기 작품들은 대부분 고정선율에 기초한다. 1550년대 말부터 작곡되었는데 ≪저들과 같게 될지어다≫(Similes illis fiant)는 거의 첫 작품으로 간주된다. 이 곡은 시편을 가사로 하는 사룸 전례용 4성부 모테트 ≪이스라엘을 나올 때≫(In exitu Israel)의 제2부로서 제1부는 셰퍼드(J. Sheppard)가, 제3부는 먼디(W. Mundy)가 작곡한 합작품이다. 고정선율은 베이스에 나타나며, 상3성에서는 카논풍의 모방기법이 보인다. 또 두 곡의 3성부 콘소트 곡에서는 성가 ≪아첨하는 말로≫(Sermone blando)가 고정선율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초기의 건반음악 중 즉흥연주 관습을 바탕으로 하는 춤곡, 변주곡, 판타지아 등은 고정선율과 상관없이 작곡되었다. 버드의 초기 성공회음악은 링컨 대성당을 위해 작곡된 것으로 보이며, 당시 영국국교의 음악적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음표 대 음표의 호모포니적 양식이 주를 이룬다. 5성부의 ≪성인호칭기도≫와 3세트의 ≪기도≫에서는 탈리스의 영향이 강하다. 특히 ≪제2기도≫에서는 탈리스의 ≪제1기도≫와 ≪제2기도≫를 많이 인용하였다.

버드는 성공회 장르에 더 이상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지만 ≪소(小)서비스≫는 대성당의 고정적인 주요 레퍼토리가 되었고 널리 연주되었다. ≪소(小)서비스≫가 아침기도, 감사성찬례, 저녁노래를 형성하는 7부분으로 구성된 반면, 가장 먼저 작곡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제3서비스≫는 <마그니피카트>와 <시므온의 노래>로만 구성되었다. ≪제2서비스≫는 버스앤덤 양식을 시도한 초기의 예로 합창과 독창이 대조를 이룬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즉위할 무렵까지 앤덤은 단순하고 작은 규모의 4성부 곡이었으나 버드는 라틴어 모테트를 모델로 삼아 규모를 확대했다. 1580년대의 필사본에 수록된 앤덤 중 ≪언제까지 제 원수가 우쭐거려야 합니까?≫(How Long Shall Mine Enemies Triumph, 시편 13: 2-5, 5성부), ≪하느님 저를 구하소서≫(Save me O God, 시편 54: 1-2 & 4, 5성부) 정도가 링컨에서 작곡되었을 것이다.

버드의 라틴어 모테트는 156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작곡되었다. 5성부의 ≪주여, 영원한 죽음에서 저를 구하소서≫(Libera me, Domine, de morte aeterna)는 고정선율 기법을 사용한 이 시기의 유일한 작품으로 고정선율은 당시 이미 구식이었다. ≪예언자 예레미아의 애가 중에서≫(De Lamentatione leremiae prophetae, 5성부)는 엄숙한 분위기의 진지한 폴리포니 작품이며 필사본으로 전해진다. 이것은 가사에 따라 5부분으로 나뉘는데, 반음계적 변화, 단조와 장조의 대조, 갑작스런 전조 등으로 강한 표현효과를 낸다.

-중기: 왕실 채플에서 활약한 약 20년 동안 버드는 강력한 후원자들과 친분을 맺었다. 여왕을 비롯하여 파제트 경(Lord Paget), 우스터의 백작 서머셋(E. Somerset, Earl of Worcester), 피터 경(Sir W. Petre) 등에게 악보를 헌정하거나 연금을 받았고 그들의 음악활동에 도움을 주었다. 후원자들은 가톨릭 신자들로 버드의 가톨릭음악 작곡에도 영향을 주었다.

①모테트: 1575년 버드가 탈리스와 함께 인쇄하여 여왕에게 헌정한 ≪칸시오네스≫에는 두 작곡가의 작품이 각각 17곡씩 수록되어 있다. 이것은 여왕의 재위 17년을 기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버드는 ≪칸시오네스≫에서 선법과 종지음(finalis)에 따라 작품을 배열했고 성부 수와 음악양식도 분류의 기준으로 삼았다. ≪칸시오네스≫는 기법적 혁신과 표현 영역의 확장으로 새로운 지평을 제시했다. ≪주님 제 행실대로≫(Domine secundum actum meum)에서 사용된 이중모방(double imitation)은 페라보스코가 ≪주님 제 죄악대로≫(Domine, secundum peccata mea)에서 선례를 보인 작법으로 1589년의 ≪주님, 기대하옵니다≫(Domine, praestolamur)에서 더욱 성숙함을 보인다. ≪더 나아지도록 고쳐나갑시다≫(Emendemus in melius)는 음절적 양식으로 표현효과를 강화시켰다. 불협화음의 사용은 절제했지만 종지에 도입했다. ≪주님을 사랑하라≫(Diliges Dominum)는 8성부 카논으로 4쌍의 선율을 포함하며 각 선율의 후반부는 그것과 짝을 이루는 선율의 앞부분을 역행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칸시오네스≫ 이후 1591년 ≪칸시오네 사크레 제2권≫을 발간할 때까지 버드는 음악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보이지만 영국 내의 종교적인 갈등이 심화되어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힘든 시기였다. 이 시기 모테트는 절반 정도가 가톨릭만을 위한 것이고 나머지는 성공회에서도 사용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1580년대의 라틴어 모테트는 주로 가톨릭 신자들의 가정에서 연주되었을 것이다. 바빌론 유배의 애통함이나 해방되기를 염원하는 회중들에 관한 가사는 가톨릭 신자들이 처한 고통에 대한 이중의 의미를 담고 있다. ≪주님, 바라보옵소서≫는 영국 가톨릭 공동체의 운명을 예루살렘의 몰락으로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당신 종들의 주검을 하늘의 새들에게 먹이로 내주고’(시편 79편)라는 가사가 나오는 ≪하느님, 이교도들이 왔나이다≫(Deus, venerunt gentes, 제1권)는 캄피온(E. Campion)과 다른 성직자들의 처형을 시사한다.

버드는 ≪칸시오네 사크레≫ 제1, 2권에서도 선법과 종지음에 따라 작품을 분류, 수록하였는데 37곡의 모테트가 61개의 번호로 소개되었고 제2권이 제1권보다 다양하다. 제1권의 ≪주님 [당신] 어좌에서 바라보소서≫(Aspice Domine de sede)에서는 모방 대위법을 사용하였고, 제2권의 ≪하늘에서 내려오셨도다≫(Descendit de coelis)와 ≪[우리] 죄악 때문에 시달리는≫(Afflicti pro peccatis)에서는 고정선율과 모방기법이 사용되었다. ≪백성들의 환난≫(Tribulationes civitatum)과 ≪주님, 노하지 마옵소서≫(Ne irascaris, Domine)에서는 버드의 특징적인 온화한 장조풍의 음향이 나타나는데, 지속하는 페달이나 오스티나토 효과도 함께 쓰였다. 제1권의 ≪주님, 저희 괴로움을 보옵소서≫(Vide, Domine, afflictionem nostram)와 제2권의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Haec dicit Dominus)는 호모포니적인 작품이다.

②기악곡: 1591년의 ≪나의 귀부인 니벨 곡집≫에는 20여 년에 걸쳐 작곡된 32곡이 42개의 번호로 소개되었다. 그것들은 그라운드, 표제적 음악, 파반느와 가야르드 및 그 밖의 춤곡, 팬시(fancie)나 볼룬터리(voluntarie)라고도 제목을 붙인 판타지아, 변주곡 등으로 구성된다.

변주곡은 당대의 다양한 기법을 보여준다. 17개의 변주로 구성된 ≪우트 레 미 파 솔 라≫와 ≪제2그라운드≫는 ≪칸시오네스≫처럼 여왕의 즉위 17년을 기념한 곡으로 짐작된다. ≪우트 레 미...≫는 상행 헥사코드와 하행 헥사코드로 구성된 패턴에 기초한다. 패턴은 C, G, D 등에서 시작되며 다양한 성부에서 다양한 리듬으로 제시되고, 자유로운 패시지들도 삽입되었다. 유행하는 선율에 의한 변주곡 중 ≪카르만의 휘파람≫(The Carmans Whistle)은 조직적인 동기발전에 의한 작품구축 과정을 보여준다. 제1변주 종지에 사용된 하행하는 4개의 8분음표 음형은 제2, 5, 6변주에서 응용되며 마지막 제9변주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월싱엄≫(Have With Yow to Walsingame)은 가장 규모가 큰 곡으로 22개의 변주로 이루어졌으며 악기의 전 음역을 요구하는 화려한 곡이다.

파반느와 가야르드는 버드가 왕실 채플에서 일한 이후부터 작곡되었을 것이다. 초기 작품들은 콘소트 곡을 편곡하거나 그 양식에서 출발하였다. 대부분 3개의 악구로 구성되는데, 처음 악구를 변주하는 경우가 많고 5도 관계가 강조된다.

≪나의 귀부인 니벨 곡집≫의 <전투>(The Battell)는 전투를 묘사한 최초의 영국 작품이며, 영국 최초의 모음곡이라고 볼 수 있다. 모두 C를 종지음으로 하는 9곡으로 구성되었는데 악장이 더 추가된 필사본도 있다.

버드는 런던에 정착한 이후 콘소트 작곡에도 더욱 신경을 썼던 것으로 보인다. 한 필사본에 1578년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브라우닝≫(Browning)에 의한 콘소트 변주곡은 주제를 처음에 최하성부에서 제시하여 그라운드와 같은 효과를 준다. 1580년대에 작곡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G조의 판타지아≫에서는 중간에 ≪푸른 옷소매≫(Greensleeves)에 의한 짧은 변주가 소개되며 3악구가 완전히 변주, 반복되는 가야르드를 갖는 특이한 작품이다.

③영어 노래: 필사본으로 전해지는 노래들 외에 버드는 1588년과 1589년에 간행한 영어 노래집에서 각기 35곡, 47개 번호의 34곡을 인쇄했다. 1588년 악보에서는 ‘시편’, ‘소네트와 파스토랄’, 그리고 ‘슬픔과 신앙심의 노래’ 순으로, 1589년 악보에는 7곡의 참회 시편가를 먼저 실은 후 성부 수대로 곡들을 수록하였다. 각 그룹 내에서는 대체적으로 선법과 종지음에 따라 곡을 배열했다. 이 노래들은 비올 반주를 갖는 콘소트송이거나 다성부의 파트송(part song)이다. 그러나 버드가 서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원래 4개의 비올로 반주되는 콘소트송의 비올 성부에 가사를 붙여 파트송으로 만든 곡들도 있다. 버드는 원래의 독창 성부에는 ‘제1성악성부’(The first singing part)라고 표기해 주었다. 1589년 악보에도 대부분 파트송으로 수록되었지만 ≪그 사랑스러운 눈을 보세요≫(See Those Sweet Eyes) 등 3곡은 콘소트송 형태를 유지한다.

가사그리기는 버드로부터 영국음악에 본격적으로 확산되었다. 시편의 ‘당신의 가장 거룩한 언덕’(thy most holy hill)과 같은 가사에서는 비올이 상행했다 하행하며 독창은 최고음까지 올라가는 가사그리기를 볼 수 있다.

④성공회음악: 버드의 중기 앤덤은 링컨을 떠난 후 작곡되었을 것이다. 풀앤덤인 ≪일어나소서 오 주여-우리를 도우소서 오 하느님≫(Arise O Lord-Help Us O God)은 2개의 짧은 곡을 연결한 것처럼 보인다. 이는 두 부분의 선법과 구조가 다르며 가사도 시편의 두 부분에서 따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자료에는 이것들이 따로 보존되었다. 활동적인 베이스, 대담한 화성, 호모포니와 대위법의 혼합 등은 ≪칸시오네스≫와 양식적으로 유사하다. 그 외에 ≪오 하느님 우리의 죄가≫(O God Whom Our Offences), ≪오 하느님 오만한 자들이 일어나고≫(O God the Proud Are Risen), ≪기쁘게 노래하라≫(Sing Joyfully) 등이 대표적인 풀앤덤이다. ≪기쁘게 노래하라≫는 이전의 작품을 뛰어넘는 성악적 음색과 텍스처로 주목을 받으며 ‘분노에 더디시고’(slow to anger)에서 사용된 긴 음표와 짧은 음표를 병치시키는 가사그리기는 90년대 마드리갈의 영향을 시사한다.

1589년의 부활절 앤덤 ≪그리스도가 다시 일어나시도다≫(Christ Rising Again)는 버스앤덤으로 비올로 반주되는 합창과 두 소프라노를 위한 곡이다. ≪아 내가 되돌아 봤을 때≫(Alack When I Look Back)는 오르간 반주를 갖는 버스앤덤인데 콘소트송으로도 남아있다. 여왕의 건강을 기원하는 ≪오 하느님 슬프고 힘든 사정을 보소서≫(Behold O God the Sad and Heavy Case)는 전염병이 창궐했던 1592-1593년에 썼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오르간 반주를 동반한다.

버스앤덤은 버드의 영어 노래 중 가장 오래 지속되는 유산으로 그의 생애 이후에도 널리 노래되었다. 버드는 가장 정통적인 모델을 제시했으며, 서비스에까지도 버스앤덤의 어법을 확장시켰다.

≪대(大)서비스≫는 다른 전례보다 길어서 붙여진 제목이다. 이것은 7곡으로 구성되었다. 필사본에 부분적으로 보존된 예도 있고 구성 악장간의 통일성이 부족한 점으로 미루어 이것은 따로 작곡되었다가 모아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618년경의 한 필사본(York Minster Library MS 13)에는 ‘서비스 모음곡’(sute[suite]of service)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호모포니와 복잡한 폴리포니를 교대하며 성부 구성도 악장마다 다르다. 특히 <테 데움>은 교창적 효과로 주목을 받으며, <마그니피카트>는 가사의 반복, 동기의 다양성, 가사그리기 등을 특징으로 한다.

-말기: 1590년대 이후 버드는 가톨릭 전례를 위한 대규모의 작품을 썼다. 3, 4, 5성부 미사곡의 파트보는 각각 표지 없이 아주 얇은 책으로 인쇄된 것으로 보아 가톨릭 신자들을 위해 소규모로 발간된 듯하다. 버드는 태버너의 ≪민 미사곡≫(Mean Mass 또는 Sine nomine Mass)을 모델로 삼아 전체적인 구상을 따랐고 특히 ≪4성부 미사곡≫의 <상투스>에서는 태버너 미사곡 중 한 마디를 인용하였다. 각 미사곡에 개시동기가 시도되었으며, ≪5성부 미사곡≫에서는 반복되는 주제들이 등장한다. 버드는 강조할 부분에서 성부수를 줄이거나 호모포니나 교창양식을 사용했다. 이 미사곡들의 양식은 매우 간결하여 비밀리에 거행되었던 미사에서 급하게 연주될 것을 염두에 둔 듯하다. 가사 반복이나 확장된 폴리포니 악절이 거의 없다.

미사곡이 발간된 시기는 국교거부에 관한 더욱 엄격한 통제가 가해진 때로서 가톨릭 선교사 사우스웰(R. Southwell)은 1592년에 체포되어 1594년에 처형되었다. 그러나 버드의 후원자인 피터 경(표면상으로는 영국국교도) 덕분에 버드가 이주한 스톤돈 매시 부근 인게이트스톤 홀(Ingatestone Hall)은 가톨릭 신자들의 안전지대였다.

그러나 1605년 11월 가톨릭 신자들이 주도한 ‘화약음모사건’(Gunpowder Plot)으로 ≪그라두알리아≫ 파트 북을 소지한 사람이 체포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버드는 악보를 회수하고 따로 보관하였으며, 제2권을 발간한 이후 1610년 새로운 표지로 두 권을 함께 재발간하였다.

≪그라두알리아≫ 제1권(3,4,5성부)에는 63곡, 제2권(4,5,6성부)에는 46곡이 수록되었는데, 어떤 곡들은 분리해서 연주할 수 있는 여러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들은 교회력 전체의 주요 축일, 마리아 축일, 성모신심미사 등을 위한 고유문 미사곡 전곡을 포함하며, ≪참된 몸이시여 흠숭하나이다≫(Ave verum corpus), ≪오 구원의 희생이여≫(O salutaris hostia) 같이 비(非)전례적인 곡들도 포함한다.

두 개의 다른 전례에서 가사가 겹치는 경우, 버드는 대개 두 번째는 작곡하지 않고 그 첫 곡을 가지고 연주하라고 지시했다. 이렇게 이동해서 사용하기 위해 같은 선법과 성부구조가 유지된다. 양식적 유사성은 이 작품들이 짧은 기간 동안 작곡되었다는 것을 암시하지만 고유문 미사곡 이외의 작품들은 오래 전에 작곡되어 알려진 것들도 있다. ≪그리스도여, 당신을 흠숭하나이다≫(Adoramus te Christe), 수난 합창 ≪요한에 의한 주님의 수난사에 나타난 군중의 소리들≫(Turbarum voces in passione Domini secundum Ioannem) 등이 그러한 예이다.

≪그라두알리아≫는 말기의 원숙미를 나타낸다. 그러나 음악은 유연하고 간결하며 어렵지 않고 단순한 2부 구조와 가벼운 호모포니 악구가 풍부하다. 이것은 참회적이고 심각한 초기의 가사에 비해 신앙심을 표현하는 새로운 종류의 가사에 많이 치중했다.

버드는 1611년 그의 마지막 영어 노래집을 출판했다. 여기에는 32곡이 수록되었는데 역시 성부수와 종지음에 따라 작품이 배열되었다. 버드는 장르의 다양성을 꾀하였다. ≪오 인도하시는 하느님≫(O God That Guides)과 같은 콘소트송에는 합창 악구를 넣었으며 두 곡의 오래된 콘소트 판타지아를 가사 없이 수록했다. 참회의 시편을 가사로 하는 ≪오 하느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는 버스앤덤으로 독창과 5개의 비올, 5성부 합창과 6성부 합창으로 편성되었다.

3성부 노래들은 ≪다양한 성격의 노래들≫이나 ≪그라두알리아≫의 3성부 곡들과 유사하지만 대부분 상2성이 같은 음역인 것으로 미루어 늦게 작곡된 것으로 추정된다. 4성부곡, ≪오세요, 멋진 총각들≫(Come, Jolly Swains)은 마드리갈의 영향을 보여주며 ≪인생은 무엇인가?≫(What is Life?)는 호모포니적이다.

버드의 말기 건반음악은 ≪파반느와 가야르드≫가 많고, 파사메초 모데르노(passamezzo moderno)의 화성을 응용한 ≪존, 지금 와서 내게 입맞추어요≫(John, Come Kiss Me Now), ≪내 창가를 떠나세요≫(Go from My Window), ≪오 나의 연인이여, 나는 반드시≫(O Mistress Mine, I Must) 등 유명한 변주곡이 세 곡 있다. 1613년 불, 기븐스와 함께 출판한 ≪파르테니아≫에도 파반느와 가야르드 그리고 약간의 짧은 프렐류드만 실려있다. 말기의 작품에서는 장식적인 음형이나 빠른 패시지를 포함하여 음형이 더욱 유연해졌는데, 이는 영국 버지널 악파의 젊은 세대의 영향이다.

말기의 콘소트 곡으로는 6성부의 ≪파반느와 가야르드≫가 유일하다. 가야르드의 첫 절이 파반느의 첫 절의 선율에서 유래되었다.

버드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중기에 시작된 ‘음악의 황금기’의 첫 인물로서 영국 가톨릭 폴리포니의 마지막 위대한 작곡가이며 진정한 버지널 악파의 창립자이다. 그는 고상함, 분명함, 신중한 표현 등의 이유로 칭송을 받았다. 1622년 톰킨스(T. Tomkins)는 버드를 그의 ‘존경하는 대가’라고 언급했으며, 또 다른 동시대인은 버드를 ‘영국음악의 시조’라고 극찬하였다. 버드가 세상을 떠난 후 왕실 채플 문서에는 그를 ‘음악의 아버지’라고 기록하였다. 몰리와 톰킨스는 그의 제자였다. 추측되는 바와 같이 필립스(P. Philips), 불, 윌크스도 그의 제자라면 영국 음악에 미친 버드의 영향력은 더욱 지대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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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자: 2010.7.31

[이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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