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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론용어
새야화현(새야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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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수

저자: 홍정수

등록일자: 2010. 3.13


새야화현(새야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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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야화현은 도표의 1번처럼 완전4도와 장2도 간격의 세 음들이 결합된 것이다. 1번은 자리바꿈이 없는 상태이고, 바탕음은 맨 아래음이다. 바탕음을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이 화현이 유래하는 민요 「새야 새야」에서 맨 아래음이 종지음이기 때문이다. 2번은 첫 번째 자리바꿈, 3번은 두 번째 자리바꿈이다. 이것이 -민요 「새야새야」에서처럼- 선율적으로 나타날 때에는 새야음계로 부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일반적으로 국악 이론서에는 새야음계의 구성음들을 이른바 “3음 계면조”라고 부르고 있으나, 새야음계는 계면조의 것과는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계면조는 도표 1번의 D 위에 D#(또는 E♭)에 해당하는 음이 있어야 그 특유의 슬픈 감정성이 드러난다. 이 단2도 위의 음이 D에 붙은 비독립적 장식음이라는 의견이 국악계 일각에서 일반화되어 있다. 그러나 바로 이 음이 계면조의 특징을 만드는 결정적인 것이다. 새야음계에는 단2도라는, 강한 감정성을 유발하는 음정이 없다. 장조와 단조가 가진, 대조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특징도 없는데, 이는 새야화현에 대립적 화현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새야화현은 감정적 느낌을 주는 측면에서 보면 대단히 중성적이다. 물론 새야화현이 단조나 장조로 변하기 쉬운 모습을 가지고 있다. 즉 도표 1번의 D음이 장2도 높아지면 장조가, 단2도 높아지면 단조가 된다.


기능적 삼화음의 굴레에 갇혀있는 것을 원치 않았던 초기의 한국 양악가들은 한국적인 성격의 음악을 추구하면서 새야화현을 자주 사용했다. 하지만 그들의 음악에서 새야화현 단독으로만 된 경우는 없고, 다른 종류의 화성과 결합되어 나타난다. 다른 종류의 화성은 반드시 삼화음을 뜻하지 않는다. 물론 삼화음을 새야화음과 혼용한 경우가 없지 않다. 하지만 초기의 “한국적” 화성을 실험한 작곡가들은 삼화음을 배제한 방식으로 새야화현을 여타의 다른 화성들과 함께 사용했다.


아래의 예는 나운영의 피아노를 위한 무용모음곡 ≪Exotic for Children≫(작품1번, 1942년) 중 제2번곡 <차르메라>(Charmera 또는 Charumera)이다. 이 음악은 이른 시기의 양악곡 중에서 새야화현이 중용되는 첫 사례일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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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영진 부분이 새야화현들인데, 피아노 음악에 타악기적 성격을 부여하기 위해, 같은 음정을 계속 유지하면서 연타한다. 한국의 양악에서 새야화현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경우는 바로 이러한 타악기적 방식이다. 이 음악은 무용곡이라서, 리듬적 특징을 살리는 방편으로 새야화현을 타악기적으로 사용한다. (마디8의 음영진 새야화현은 구성음이 약간 다르지만, 앞의 새야화현이 오음음계 내에서 한 단계씩 아래로 이동반복한 것인데, 이 부분은 오계화음으로 이해해도 상관이 없다.) 한편 새야화현이 연타하지 않고 긴 음에 머무르는 마디10의 경우는 종지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새야화현은 종지의 능력도 있다. 새야화현보다 더 많이 사용된 5음음계의 음들은 반음 올려지거나 내려지기도 하는 변화가 주어진다. 4도병행 선율은 항상 완전4도를 유지한다. 바로 이 완전4도 위에 장2도가 겹쳐지며 새야화현이 구성된다. 이 음악에서는 병행하는 두 음(4도), 타악기적 세 음(새야화현), 분산화음적 다섯 음(5음음계)이 각각 다른 역할을 하고 있다. 4도음정이나 새야화현의 음들은 5음음계의 일부 음들을 뭉쳐서 만든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 곡에서 삼화음은 의도적으로 배제되었다. 나운영은 이렇게 삼화음을 배제한 화성학의 시도를 자신의 작곡생활이 본격적으로 출발하는 첫 작품(opus 1!)에서 보여주었는데, 거기에는 새야화현이 포함된 5음음계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위의 곡보다 5년 늦게 발표된 김순남의 가곡『산유화』(1947)도 새야화현을 사용한다.아래 예에서 X자로 표시된 음들과 음영진 부분들이 바로 새야화현들인데, 이 곡에서는 타악기적으로 사용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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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마디의 X자로 표시된 부분을 합하면 새야화현이 된다. 세 번째 X표들은 첫 번째 마디와 같은 모습이지만, g♯’이 반음 아래로 내려간 상태이다. 이 음악 역시 5음음계의 구성음을 반음 올리고 내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두 번째와 네 번째 마디는 같은 방식으로 새야화현이 펼쳐져 있다. 반면 마디7에서는 새야화현이 동시에 울리며 삼화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이 음악에서 새야화현은 삼화음 구조에서 울리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작곡가는 삼화음의 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삼화음으로 보이는 것(3도음정)조차 오음음계의 음들을 조합해서 만든 것들이다. 그러니까 새야화현은 비화성음으로서, 즉 해결되어야 할 불협화음으로서가 아니라, 자체적으로 완결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모습 역시 나운영의 예와 유사하지만, 삼화음을 완전히 배제한 나운영의 곡과는 다르게 삼화음 요소를 사용하고 있다.


1980년대에 종합된 나운영의 “현대 화성학” 체계에서는 새야화현의 두 번째 자리바꿈(도표의 3번)이 중요하게 부각된다. 이것은 그의 이론체계에서 “4도 화성”(4도 위에 4도를 쌓은 것)의 개념으로 표현된다. 이것은 3개 음들이 가장 먼 관계로 벌어져 있는 것으로 -민요 새야화현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게- 2도 간격이 없는 상태이다. 나운영은 새야화현을 “3음 4도화성”으로, 바탕음 위로 2도를 더 붙여 “4음 4도화성”으로, 바탕음 위로 장6도를 더 붙여 “5음 4도화성”으로, 바탕음 위로 장3도를 더 붙여 “6음 4도화성”으로, 바탕음 위로 단7도를 더 붙여 “7음 4도화음”을 만든다. 이 때 4도화성이라는 용어 자체는 벌린 자리로 해야 그 의미에 부합될 것 같으나, 밀집된 자리로도 자리바꿈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그에게서 벌린 자리로 된 음악은 병행4도가 이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반면 6음과 7음의 4도화성의 경우에는 두 종류 이상의 화음이 겹쳐진 것으로 파악될 수 있다. 4도화성은 20세기 초의 서양 작곡가들도 사용한 것이기 때문에 그들 음악에서도 새야화현이 울린다(예: 드뷔시).


참고문헌:

김순남 가곡집, 산유화, 백양당, 1947, 12-13쪽.

나운영: 현대화성론, .세광출판사, 1982, p. 46ff.

홍정수, 나운영의 교회음악이 가진 기법적 특징들, 장신논단, 제3집(서울: 장신대 출판부, 1987), 321-3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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