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주의(도. Klassik. 영. classicism)
●간단한 설명
(1)평가의 면에서 본 것: 고전이란 말은 어느 일정한 시대 구분이 없이 가치가 있는 예술을 뜻한다. 전형성(모범성), 보편성, 시대나 지역을 뛰어넘어 가치를 갖는 탁월성, 균형성의 전형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를 추구하는 정신을 고전주의라 한다.
(2)역사적, 양식적 면에서 본 것: 바로크와 낭만주의 음악 사이의 음악양식. 즉 1720년경-1810년경. 이른바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의 시대이다. 이 시기가 고전주의 시대가 된 것은 이들의 음악에 (1)의 의미를 부여한 데에서 시작한 것이다.
홍정수
●자세한 설명
18세기 중엽부터 19세기초까지의 시기를 음악사에서 고전시대로 부른다. 시대개념으로서 <고전>은 19세기에 들어서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의 탁월한 음악을 다른 음악과 구별시키기 위해 사용되었다. 그러나 고전 개념은 "모범적, 균형적, 보편적, 시대 초월적"이라는 뜻을 포함하여, 시대에 관계없이 다른 예술의 모범을 이루는 예술을 일컫는 미학적 용어로 사용된다. 예술사에서 고전 개념은 빙켈만에 의해 고대 그리스 예술을 일컫는데 사용되었는데, 그는 고대의 예술에서 "고귀한 단순성과 조용한 위대성"을 발견했다(1755).
고전시대는 인간의 합리적 이성을 강조하는 계몽주의를 배경으로 한다. 계몽주의는 "인간의 분별력, 비판적 판단력을 통해 성숙성을 획득한다"고 믿었고(칸트), 이에 따라 옛 질서의 붕괴를 초래하고, 인간의 위엄·자유·행복을 추구하는 계기를 만든다. 이 시기에는 과거의 구습에서 벗어나 때묻지 않은 인간 본성으로 돌아가자는 주장이 있었다(루소).
고전시대 음악관은 다음의 네 가지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다. 첫째, 이 시기의 음악에는 <단순함>과 <자연스러움>, <보편성>이 강조되었다. 바로크 시대의 음악이 지나친 과장, 인위성, 현학적 특성을 보였다면, 고전 시대에는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것을 동경하게 된다. 이는 루소의 문명비판(1750년)에 나온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주장과도 연결된다. 이 시기에 <자연>은 예술에게 미를 주는 것으로 간주되었고, 창조적 인간인 예술가는 자연의 일부로서 창작을 하며, 자연을 모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전 세계 사람은 나의 말을 이해한다"는 하이든의 말처럼, 고전 음악은 선율.리듬.화성이 조화를 이루는 단순성을 보여 일반인에게 쉽게 이해될 수 있는 특징을 보인다. 이에 따라 단순한 민속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둘째, 고전시대에는 어떤 목적이나 기능에 매이지 않는 자율적 음악이 나타났다. 지금까지 음악은 교회의 예배 또는 축제, 오락, 춤 등에 연관되었지만, 고전시대에 들어서 시민층의 성장과 함께 음악은 이러한 기능에서 점차 벗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음악회의 장소도 교회, 궁정, 귀족의 거처 등에서 시민들이 입장료를 내고 관람하는 공개적 연주회장으로 변화되기 시작하며, 음악가들은 교회 또는 궁정의 소속에서 벗어나 점차 자유로운 예술활동을 전개하게 된다. 하이든은 궁정에 소속된 음악가였으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받았고, 모차르트는 외부적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예술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실패한 유형을 보여주며, 베토벤에 이르러 어디에도 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음악가상이 확립되었다.
셋째, 고전시대에 들어 기악음악이 성악음악보다 많이 작곡되고, 예술적 가치도 인정받기 시작한다. 지금까지의 서양음악사가 성악(미사, 모테트, 마드리갈, 오페라 등)을 중심으로 전개되었고, 성악음악이 미학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고전시대에 들어서 교향곡, 현악4중주, 독주소나타 등 다양한 기악장르가 새로이 확립되고 활발히 작곡되었다. 기악음악의 미학적 의미는 19세기 초 낭만주의 미학자들에 의해 높이 평가된다(↗예를 들어 E. T. A.호프만의 베토벤 5번 교향곡 비평).
넷째, 고전시대의 미학은 형식과 내용의 조화, 정신과 감정의 조화로 설명될 수 있다. 헤겔이 음악적 아름다움을 "이데아가 감각적으로 드러난 것"(sinnliche Erscheinung der Idee)이라고 규정한 것은 고전적 개념을 잘 설명한다. 내용과 형식은 동일시되고, 감각적으로 경험이 가능한 미의 성격은 본질상 정신적 성격의 것이 된다. 이러한 조화는 19세기 들어서 깨지고, 감각(감정) 또는 내용을 강조하는 낭만적 예술이 탄생하게 된다.
오희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