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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사
김미옥: 하모니의 요소들, 아리스토크세노스 [Elementa harmonikē, Aristoxen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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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옥
저자: 김미옥
등록일자: 2006-11-11

김미옥: 하모니의 요소들, 아리스토크세노스 [Elementa harmonikē, Aristoxenos]

아리스토크세노스(Aristoxenos, 그리스, B.C. 330년경 활동)의 음악이론서. 여기서 하모니(‘하모니아’)란 용어는 질서,조화의 의미로서 음악 자체를 뜻한다. 음, 음정(협화, 불협화), 음계의 원리 등이 다루어진 이 음악이론서에는 수학적 개념이 거의 제외되어 있다. 
그는 ‘테트라코드’(tetrachord)를 최초로 이론화했고, 테트라코드를 결합하여 만드는 옥타브음계도 다루었다. 그리스 선법에 대해서도 최초로 언급했지만, 십여 종류에 달하는 그 유형들과 명칭들이 아직 혼란스러운 단계였다. 또한, 아리스토크세노스는 피타고라스 조율법에서 6개의 온음이 한 옥타브를 초과하는 것을 지적하면서(현의 비율: [8/9]6 < 1/2), 옥타브를 6개의 동일한 온음 또는 12개의 동일한 반음으로 나눌 것을 제안하였다. 이 때문에 16세기의 르네쌍스 이론가들은 그를 평균율의 창시자로 추앙했다. 

(1) 음, 음정이론: 아리스토크세노스에 의하면 “말”은 “지속적인 움직임”을, “노래”는 “음정 사이를 진행하는 움직임”으로 구별한다. “음높이”는 “그런 움직임 사이의 정지 상태”이다. “음”은 바로 그 정지상태의 음성이다. 
음정은 단순음정과 복합음정, 협화음정과 불협화음정으로 구별된다. 먼저 단순음정은 연이은 음정을, 복합음정은 도약적인 음정을 뜻한다. 협화음정에 대해서는, 그는 피타고라스의 음정이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미분음(이분음, 삼분음, 사분음)도 다루었지만, 음정의 완전성을 판단하는 그의 기준은 수학이 아니라 ‘귀’였다. 그는 셋 이상의 미분음을 연속적으로 부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고, 협화음정을 판별할 수 있는 최대의 음역은 2옥타브와 5도로 보았다. 

(2) 음계이론: 아리스토크세노스에 의해 최초로 이론화되는 테트라코드는 완전4도로 고정된  두 바깥음과 유동적인 두 중간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원전 7세기경에 사용되었던 '포르밍크스'(Phorminx)란 현악기도 글자의 뜻 그대로 ‘4개의 현’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가장 오래된 포르밍크스의 음역이 완전4도였는지 또는 중간의 현들이 어떻게 조율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기원전 7세기 초부터 포르밍크스는 완전4도의 음역을 가졌던 것으로 추정 된다(완전4도는 귀만으로도 식별이 가능하다). 그리고 머지않아 중간 현들은 두개의 온음과 한 개의 반음(a1-g-f-e 또는 e-d-c-b)을 비롯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조율되기 시작했다. 아리스토크세노스는 세가지 유형(제누스: genus)의 테트라코드를 제시하는데, 각 유형의 대표적인 음정 패턴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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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스토크세노스는 테트라코드에서의 두 유동적인 음에 대해 그 유형에 상관없이 같은 음이름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왜냐하면, 그 음들은 언제나 테트라코드의 두 번째와 세 번째 음이기 때문). 그리고 실제의 선율에서는 테트라코드의 유형이 한 가지에서 다른 것으로 변할 수 있다고 말한다(전조의 개념).
기원전 6세기 경부터 사용된 7현금은 두 개의 테트라코드를 결합시킨 것이었다. 아리스토크세노스도 다루고 있는 결합형 테트라코드의 한 예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들 수 있다. 즉, 동일한 음정패턴을 갖고 있는 두 개의 테트라코드가 각각 결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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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음정 패턴을 가진 두 개의 테트라코드의 결합 외에도, 아리스토크세노스는 혼합적 형태의 결합형 테트라코드에 대해서도 시사를 하고 있다. 
  아리스토크세노스는 옥타브음계도 언급하고 있는데, 이것은 다음과 같은 분리형 테트라코드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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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음역: 그리스 음악이론의 기본 음역은 ‘대완전체계’(그.systema teleion, 영.The Greater Perfect System)라고 불린 두 옥타브의 음 체계이다. 역시 아리스토크세노스에 의해 최초로 언급된 이 음역은 결합형과 분리형 테트라코드로 이루어져 있다. 단, 이 음 체계의 맨 아랫음(A)은 테트라코드에는 속하지 않지만 옥타브를 이루기 위하여 첨가된 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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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제시된 테트라코드의 이름들은 원래 그것이 위치한 특성에 따라 붙여진 것들이다. 대완전체계에서의 각 음들은 다음과 같이 이중으로 된 고유한 이름들을 갖고 있는데, 첫째 이름은 그 음이 속한 테트라코드 안에서의 위치를 말해주는 것이고(그 음에 해당하는 현과 연주하는 손과의 거리를 나타낸 데서 비롯된 것이다), 둘째 이름은 그 음이 속한 테트라코드 자체의 이름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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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기보법: 아리스토크세노스는 기보에 대해서도 최초로 언급한 인물이다. 그러나 그 내용은 사람들이 기보를 필요 이상으로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비판을 한 정도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리스의 음악 기보법 체계에 대한 이론적 정보는 고대 말기인 3세기 경에 가서야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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