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빈스키: 『플루트, 클라리넷, 하프를 위한 비문』

이골 스트라빈스키는 독일에서 개최되던 도나우에슁엔 음악제의 후원자인 퓌르스텐의 에곤 왕자가 1959년 사망하였을 때 『플루트, 클라리넷, 하프를 위한 비문』(Epitaphium für das Grabmal des Prinzen Max Egon zu Fürstenberg für Flöte, Klarinette und Harfe, 1959)을 작곡하여 헌정하였다. 연주 시간이 불과 1분 30초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짧은 이 트리오를 스트라빈스키는 처음에 두 대의 플루트를 위한 작품으로 구상하였다. 자유로운 작곡기법에 의해 여러 번의 습작 과정을 거친 후 그는 이 작품을 위해서는 음렬기법이 적합하다고 생각하여 이 이중주를 12음기법으로 다시 작곡한 것이다. 두 대의 플루트를 위한 음악에 하프가 높고 낮은 악기들 사이에서의 대창적 악절(antiphonale Strophen)을 가능케 하기 위해 첨가되었다. 하지만 이 트리오의 초연 직전에 스트라빈스키는 같은 편성의 작품인 베베른의 『종교적 가곡 op. 15』를 접한 후 제2플루트 성부를 클라리넷으로 바꾸었다. 

등록일자: 2005-06-10

차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