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포/빠르기(라.tempus, 이. tempo, 도, Zeitmass, 프. mouvement)
[간단한 설명]
음악의 흐름이 어느 정도 빠르게 이루어지는가를 나타내는 것. 중심을 이루는 음표(많이 등장하는 음표)들의 음가(음길이)가 짧을수록 그 음악이 빠르게 느껴짐. 즉, 4분음표로 연주하는 것보다 8분음표로 연주하는 것이 더 빠르다.
[자세한 설명]
음악작품의 연주에 있어 빠르기 또는 빠른 정도를 말하며, 빠르기를 나타내는 용어나 메트로놈 숫자로 표시된다. 기본적으로 음표나 음표들에 의한 리듬은 어느 정도의 빠르기를 나타낼 수 있다. 하지만 이것들이 템포와의 결합을 통해야만 비로소 작품에서의 측정가능하며 객관적인 시간개념을 가질 수 있다. 템포에 대한 개념은 단순한 음표의 간격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규칙적인 움직임을 가진 박자에 의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보통빠르기의 템포는 1분당 60-80번의 규칙적인 움직임을 말하며, 이는 인간의 맥박수와 비슷하다.
느린 템포에 속하는 용어들로는 '라르고'(largo), '아다지오'(adagio), '그라베'(grave), '렌토'(lento) 등이 있으며, 중간 정도의 템포에 속하는 용어들로는 '안단테'(andante), '모데라토'(moderato)가 그리고 빠른 템포에 속하는 용어들로는 '알레그로'(allegro), '비바체'(vivace), '프레스토'(presto)가 있다. 종종 이것들을 보조하는 개념을 가진 템포 용어가 사용되는데, '안단티노'(andantino)나 '알레그렛토'(allegretto)가 그것이다. 음악적 표현을 강조하기 위한 의미를 가진 용어들로는 '몰토'(molto), '앗사이'(assai), '콘 브리오'(con brio) 등이 있으며, 그와 반대의 개념들로는 '메노'(meno), '마 논 트로포'(ma non troppo) 등의 용어가 사용된다. 템포를 가속시키기 위한 용어들로는 '악첼레란도'(acclerando), '스트린젠도'(stringendo)가 사용되며, 그 반대의 의미를 가진 용어들로는 '리타르단도'(ritardando), '리테누토'(ritenuto)가 사용된다. 변화되었던 템포에서 원래의 템포로 돌아오는 의미를 가진 용어들로는 '아 템포'(a tempo), '템포 프리모'(tempo primo)가 사용되며, 박자가 바뀔 경우에도 템포를 유지하라는 용어로는 '리스테소 템포'(l'istesso tempo)라는 용어가 사용된다.
음악에서 템포가 하나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기 시작한 시기는 17세기 이후부터이며, 이전의 멘수라 악보에서 사용되던 템푸스는 빠르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브레비스와 세미브레비스의 관계에서 음표가 가지는 시간적 길이를 뜻했다. 하지만 빠르거나 느린 템포의 경우 일반적으로 맥박수와 비슷한 보통 빠르기를 의미하는 "인테게르 발로르"(integer valor)와의 관계 속에서 이해되었다. 서양음악에서 박자 개념이 처음으로 등장했던 시기는 1600년경의 이탈리아에서이다. 그리고 처음으로 템포/빠르기말이 사용된 작품은 1605년에 출판된 A. 방키엘리의 "오르간곡집"이며, 이 작품집에서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등의 단어가 나타났다. 17/18세기에서의 템포라는 용어는 춤곡에서 많이 사용되었는데, 그 예로는 '템포 디 가봇타'(Tempo di gavotta)나 '템포 디 미뉴엣토'(Tempo di minuetto) 등에서 찾을 수 있다. 17세기 중엽에는 독일어권에서도 이태리어 빠르기 용어가 보급되었다.
빠르기 용어가 가지는 애매한 지시로 인한 혼동은 1816년 멜첼에 의한 메트로놈에 의해 객관적인 템포의 규정을 가지게 되었다. 19세기부터는 단순한 빠르기만을 지시하는 것 외에도 곡의 구조에 따른 템포의 변화도 지시하게 되었으며, 19세기 후반에 들어 나타난 템포를 빈번하게 지시하는 경향은 결국 20세기 초반에 이르러 사소한 의미까지도 악보에 지시하는 경향으로 발전하였다. 템포는 결국 작품에서의 물리적인 속도만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에서의 표현이나 구조 또는 형식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게 되었다.
[차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