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곡(序曲, 영. overture, 프. ouverture, 도. ouvertüre)
서곡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오페라, 오라토리오, 연극, 모음곡 등의 처음에 나오는 기악곡을 말하고, 다른 하나는 -뒤에 오는 음악과 상관없는- 독립적인 서곡이다. 후자는 흔히 음악회용 서곡이라 불린다. 하지만 서곡이라는 용어는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여기에서 <서곡>이라고 번역된 불어 우베르튀르(ouverture)는 17세기 말과 18세기 초에 <오케스트라 모음곡>을 뜻하기도 한다. 또한 18세기 영국에서는 오버추어(overture)가 <심포니>와 같은 의미를 가진다.
(1) 서곡은 17세기까지 일정한 형식 없이, 시작을 알리고 청중을 주목시키는 짧은 음악이었다. 이러한 초기의 짧은 오페라 서곡의 예로는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1607) 첫머리에 나오는 토카타를 들 수 있다. 17세기 이후 신포니아라는 이름으로 불린 로마와 베니스 오페라(체스티, 카발리)의 서곡 중에서 이른바 “칸쪼나 서곡”이 나타난다. 칸쪼나 서곡은 짝수 박자의 느린 부분과 홀수 박자의 빠른 부분으로 되어 있으며, 이것이 프랑스 서곡이 된다. 17세기 말에 가서야 이태리 서곡은 전형적인 것으로 굳어져 가는데, 이것이 바로 “나폴리 서곡”이라 불리는 것이다: 아래의 (3번).
(2) 프랑스 서곡. 이것은 륄리에게서 처음으로 나타나며(Alcidiane 발레, 파리 1658), 바로크 시대의 가장 대표적인 서곡으로 자리 잡는다. 구조적으로는 세 부분으로 나뉜다:
- 제1부: 느리게, 짝수 박자, 부점 리듬, 바로크적 감정 고조가 특징적이다.
- 제2부: 빠르게, 대부분 푸가적, 매우 동적, 홀수 박자가 자주 나온다.
- 제3부: 원래는 첫 템포로 되돌아가서 마지막 화현을 울리는 것이었으나, 후에는 처음 테마를 다시 연주한다.
(3) 나폴리 서곡. 바로크 시대 서곡의 또 다른 축을 형성했던 것은 나폴리 오페라 신포니아(또는 이태리 서곡)이다. 이 시대의 신포니아는 고전시대 심포니의 전신이 된다. A. 스카를랏티(1696)에 의해 확고해진 나폴리 오페라 신포니아는 세 부분(또는 세 악장)으로 나뉜다:
- 제1부: 빠르게, 콘체르탄테적이다.
- 제2부: 느리게, 선율적, 독주 악기가 포함되는 일이 대부분이다.
- 제3부: 빠르게, 대부분 푸가적, 무곡적 성격이다.
나폴리 오페라 신포니아는 오페라와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작곡되기도 하였다. 이 곡들은 이른바 아카데미의 음악회에서 연주되거나 음악회를 위해 작곡되었다.
(4) 고전주의 시대에는 서곡이 오페라 장면에 나오는 음악과 연결되어 분위기적, 테마적 관련성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서곡이어야 좋다는 주장은 라모와 글룩에 의해 제시되었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서곡의 경우 이러한 요구가 잘 충족되어, 서곡은 오페라 전체의 줄거리와 분위기를 예시하는 역할을 한다. 베토벤의 [피델리오] 서곡 역시 내용과의 관련성을 강하게 나타낸다: 또한 이 시기 들어 서곡은 소나타 악장 형식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5) 19세기, 20세기
19세기 들어서는 프로그램 서곡, 음악회용 서곡, 연극 서곡, 포푸리/접속곡 서곡(Potpouri) 등 다양한 서곡이 작곡되었다.
프로그램 서곡은 오페라의 내용을 미리서 알려주는 성격의 것이다(예: 베버의 [마탄의 사수]). 음악회용 서곡은 비교적 짧고, 뚜렷한 성격이나 특징을 가지며, 특별한 행사와 음악회에서 연주되었다. 여기서는 소재가 다양하게 사용된다(예: 자연풍경, 여행장면, 분위기, 관념). 자연과 정신 상태를 표제적으로 묘사하여 음악회용으로 작곡된 것으로 멘델스죤의 [핑갈의 동굴]을 들 수 있으며, 표제적이 아닌 음악회용 서곡으로는 브람스의 [대학축전 서곡]이 있다. 연극 서곡은 표제적 내용을 가진 것으로 베토벤의 [에그몬트], 멘델스죤의 [한여름밤의 꿈] 등이 있다. 낭만적으로 매우 뛰어난 음악회용 서곡으로 꼽히는 [한여름밤의 꿈]은 셰익스피어의 음악에 붙인 작품으로 매혹적 관악 화성들이 틀을 만들어 주며, 이어 요정의 춤이 나타나고 신비스러운 효과를 내는 화음들이 나타난다. 포푸리 서곡은 오페라 또는 오페렛타의 잘 알려진 선율들을 접속시켜 만든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롯시니와 같은 작곡가는 오페라 앞에 오페라 본체와 전혀 상관없는 음악을 서곡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그는 이미 다른 오페라에 사용한 서곡을 새로운 오페라를 위해 사용하기도 했다.
19세기 후반에는 오페라 본체로부터 독립되지 않고, 오페라의 일부로서 본체와 이어지는 서곡이 바그너와 베르디에 의해 나타난다: [트리스탄과 이졸데] 등. 이런 서곡들은 오페라 본체 부분을 감정적으로 준비하게 하는 분위기를 형성한다.
20세기에는 일정한 형식이 없는 독자적 성격의 서곡도 나타난다. 베르크의 무조적 오페라 [보체크] 서곡이 그 예에 속한다.
등록일자: 2005-01-17
오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