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뷔시(C. Debussy):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Sonate pour violoncelle et piano) 제1번 d단조
드뷔시가 남긴 작품 가운데 첼로를 위한 것은 몇 곡 없으며, 그 중에 소나타는 이 작품 하나뿐이다. 이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는 드뷔시가 1915년 작곡하고, 그 이듬해인 1916년 파리에서 J. 새먼의 첼로와 드뷔시 자신의 피아노에 의해 초연되었다. 이 작품의 작곡을 위한 구상은 그가 1914년 시작된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한 반발로 일년간의 침묵시위를 한 적이 있는데, 그 침묵시위 이후 “프랑스 음악가”라는 부제를 염두에 두고 6 개의 각기 다른 악기를 위한 소나타 작곡에 착수하였다. 하지만 1918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그는 단지 3개의 소나타만을 작곡하였으며, 이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는 『플루트와 비올라, 하프를 위한 소나타』 그리고 『바이올린 소나타』와 함께 드뷔시 마지막 시기에 작곡된 작품에 속한다. 전체 3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에서 드뷔시가 보여준 풍부한 상상력뿐만 아니라 논리적인 모티브 전개를 통해 전 3악장이 마치 하나의 악장처럼 커다란 틀을 구성하고 있다.
제1악장, 프롤로그(Prolog), 느리게 - 더딘듯하게 그리고 아주 단호하게(Lent Sostenuto e molto risoluto) - 생동감있게(Poco animando), d단조, 4/4박자
드뷔시의 첼로 소나타에서는 18세기의 프랑스 작곡가였던 쿠프랭이나 라모 등의 영향을 찾을 수 있는데, 제1악장의 피아노에 의해 제시되는 서주선율에서 나타나는 장식적인 리듬의 형태나 3부분 형식으로 구성된 것이 그 예이다.
먼저 7마디로 이루어진 서주가 끝나고 피아노의 반음계적 하강진행의 선율에 첼로에 의한 부드럽고 생기있는 주제선율이 제시된다(제1-15째 마디). 이 주제선율은 이 소나타 전체에 걸쳐 등장하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제의 제시가 끝난 후 제16째 마디부터 제1부분(제16-28째 마디)이 시작되며, 이 부분에서는 빠른 4연음부의 음형들을 통해 첼로와 피아노의 앙상블을 보여 준다. 제2부분(제29-38째 마디)에서는 피아노의 굵직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첼로는 노래하는 듯이 진행한다. 그리고 제3부분(제39-51째 마디)은 제1부분의 전반부를 재현한 후 매우 느린 서주부를 재현하며 여리게 제1악장을 마무리한다.
제2악장, 세레나데(Serenade), 보통빠르기로 생기있게(Moderement anime), d단조, 4/4박자
제2악장에 대하여 드뷔시가 언급한 내용에 따르면, “피아노는 첼로에 대항하여 절대로 싸우려 하지 말고 첼로의 비르투오소적인 연주를 반주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조용한 가운데 진행되는 제2악장은 처음에 첼로에 의해 반음계적으로 상행하는 선율로 시작된다. 이 악장에서 첼로는 피치카토를 위시한 다양한 연주기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다이내믹과 악상의 섬세한 변화 및 표현을 통해 환상적이고 서정성이 풍부한 음악을 들려준다. 제2악장의 마지막은 끝맺음이 없이 다음의 마지막 악장으로 연결되어 연주된다.
제3악장, 피날레(Finale), 생기있게(Anime), d단조, 2/4박자
제2악장에서의 리듬형을 바꾸면서 시작된 제3악장은 서정적인 선율을 가진 자유스러운 론도형식의 악장이다. 첼로와 피아노는 곡의 마지막까지 서로 앙상블을 이루며 감각적인 음색을 들려준다. 피아노의 생동감 있는 리듬 위에 첼로는 여유있는 느낌의 선율을 연주하다가 제69째 마디부터 첼로는 스타카토에 의한 3연음부를 중심으로 매우 생기있게 연주한다. 제115째 마디부터는 코다로서, 매우 느린 템포로 첼로의 독주가 등장하고 마지막 4마디는 힘차고 단호한 연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등록일자: 2005-06=04
차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