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반느, 파도바나, 파두아나, 파도아나(프. pavane, 이. 스. padovana, paduana, padoana, pavana, 영. pavan, pavin, paven)

파반느란 말은 ‘파두아’(Padua, 이태리의 도시 이름 Padova를 말함)를 방언으로 발음한 ‘파바’(Pava)에서 유래되었다. 이것은 이태리에서 생겨난, 짝수박자의 느린 걸음춤곡이다. 현존하는 최초의 파반느 악곡들은 달자(Dalza)의 류트 악보집(Intavolatura de lauto, 1508)에 들어 있다. 이 모음집에는 한 개의 베니스 파반느(pavane alla venetiana)와 네 개의 페라라 파반느(pavane alla ferrarese)가 수록되어 있다. 

비록 소수이기는 하지만 3박자형의 파반느가 16세기 초반에 있었다. 1529년  아테냥(Attaingnant)의 『6개의 가야르드와 6개의 파반느』(Six gaillardes et six pavanes)에 실린 두 번째 파반느, 그리고 아래의 악보에서 보는 것처럼 1546년에 나타난 아본단테의  파반느가 그러한 것이다. 

이태리에서 시작된 파반느는 온 유럽에 널리 퍼졌고, 16세기 내내 유행하는 음악이었다. 파반느는 1500년 이후에 의식적인 궁정춤곡으로 사용되면서 바쓰 당스(basse dance)를 밀어내었으며, 17세기까지 전 유럽에 전파되었다. 파반느는 처음에 살타렐로와, 그러나 1550년경에는 가야르드와 짝을 이루어 추어졌다. 16세기 말경에 파반느는 영국 버지날리스트들에 의해 가장 애호된 기악형식의 하나가 되었다. 버드, 불, 기본스, 톰킨스, 파나비, 몰리, 필립스. 다울랜드 등의 영국 버지날리스트들은 파반느를 더욱 품위 있는 방식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 그런가 하면 17세기 초에는 독일의 모음곡집의 도입악곡으로 사용되었는데, 그곳에서는 빈번히 파도바나(또는 padovana)로 지칭되었다.

이태리어로 지칭되는 파도바나(padovana, paduana, padoana)는 16세기 초 이후 파반느와 같은 의미였으나, 16세기 하반기에 3박자형의 빠른 춤을 뜻하기도 했다. 이러한 파도바나는 팟사멧조-파도바나-살타렐로의 순으로 묶여 나타나기도 하는데, 마지막 두 개의 춤은 앞의 춤곡을 리듬적으로 변주하여 만든 것이다. 그러나 16세기 하반기 독일에서는 파도바나와 파반느가 구분되기 어려운 방식으로 나타난다. 즉 여기에서는 3박자형의 파반느도 있고, 2박자형의 파도바나도 있다. 

19-20세기에는 생상, 라벨, 본 윌리암스가 파반느를 작곡했다.

등록일자: 2005-04-30

나진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