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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사
트로푸스 [trop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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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푸스(라. tropus). 

그레고리오 성가에 새로운 노래를 만드는 방식은 기존의 노래에 새로운 가사가 붙이는 것이었는다. 이 때 선율이 첨가되기도 한다. 이렇게 새로운 가사를 갖는 음악을 트로푸스라 했다. 세쿠엔치아(라.sequentia)는 특수한 트로푸스의 일종인데, 이는 알렐루야의 끝부분에 나오는 길고 화려한 멜리스마 부분에 새로운 가사를 붙인 것이다.
트로푸스는 초기에는 사제들에 의해 불린 응창송식 성가의 독창 부분에 국한되어 나타나나, 차차 ‘크레도’를 제외한 모든 미사의 음악들로 확대된다. 성무일도에서는 미사에서보다 상대적으로 트로푸스가 훨씬 적게 나타난다.
트로푸스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의 유형으로 나뉜다(실제 성가에서는 유형들이 혼합적으로 쓰인 경우도 있다). 

①멜리스마에 가사 첨가: 트로푸스는 원래 이 방법으로 출발했다. 특히 키리에, 그라두알레, 알렐루야, 봉헌송 등의 멜리스마에 가사가 음절적으로 첨가된 경우가 많다. 다음의 예 가운데 <가>는 키리에의 첫 부분을, <나>는 같은 음악에 가사를 첨가한 트로푸스이다. 첨가된 가사는 빨간 색으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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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만들어진 가사들은 교회력의 특정한 절기와 관련된 경우도 많았다. 새 가사는 ‘작은 산문’의 ‘프로술라’(라.prosula)라고도 불렸다. 첨가되는 가사가 산문에서 운문으로 바뀌는 것은 11세기부터이다. 

②선율적 삽입: 새로운 가사가 아닌 새로운 선율을 첨가하는 것을 말한다. 첨가된 부분은 기존 곡을 자유롭게 변주한 것이다. 입당송이나 글로리아 등의 끝부분에 붙여진 경우가 있으나 양적으로 많지는 않으며, 전형적인 예는 알렐루야의 긴 후렴구이다. 여기에는 세속 선율이 도입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③새로운 가사와 새로운 선율: 이 경우의 트로푸스가 양적으로 가장 많다. 미사 의식에서 입당 등 사제들의 움직임이 있는 진행에서 불리는 성가들과 멜리스마적 부분이 거의 없는 글로리아, 상투스, 아뉴스 데이 등의 성가에 많이 첨가되어 있다. 특히 전자의 경우에는 의식이 확대되어 진행 시간이 길어지면서 성가도 상대적으로 길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가사는 보통 성긴 음절적 진행으로 되어 있다. 입당송의 첫머리에 도입부로 붙여진 트로푸스는 전례극의 기원이 된다. 다음의 예 가운데 [a]는 글로리아의 첫 부분을, [b]는 여기에 새로운 가사와 새로운 선율(보라색)이 삽입된 트로푸스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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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푸스의 대표적인 작곡・작사가는 생 갈 수도원의 수도사였던 투오틸로(Tuotilo, 915 사망)이다. 이와 같은 명성은 이 수도원 연대기에서의 기록에 의한 것이다. 그는 위에서 살펴본 세 가지 유형의 트로푸스를 모두 남겼는데,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크리스마스 입당송 트로투스 『오늘은 노래하는 날이라』(Hodie cantandus est)이다. 이 노래는 유형③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전례극으로 발전되는 것 중의 하나이다.
트로푸스와 세쿠엔치아의 기록은 9세기 말 - 12세기경에 프랑크 왕국의 변방 지역이었던 생 갈 수도원(지금의 스위스 지역에 위치)과 생 마르티알 수도원(아퀴테인 지역의 리모주[Limoges]에 위치)을 중심으로 폭넓게 이루어졌다. 특히 투오틸로와 노트커 발불루스의 명성은 생 갈 지역이 중심지였다는 것을 확고하게 뒷받침해 왔고(9-11세기의 필사본도 현존), 생 마르티알 수도원에는 11세기-13세기 초에 걸쳐 제작된 4권의 필사본이 보관되어 있다. 
그러나 근래에는 이 수도원들이 단지 그런 음악에 대한 필사본 제작에 주력했고, 실제의 발전, 특히 세쿠엔치아 발전의 새로운 단계(시적인 가사와 새로운 선율)는 프랑크 왕국의 남서 지방인 ‘아퀴테인’(Aquitaine)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났던 것으로 보는 추세이다. 한편, 트로푸스와 세쿠엔치아가 머지않아 프랑크 왕국의 동쪽인 지금의 독일 지역과 영국, 이태리로도 전파되었다는 점에서는 일치를 보고 있다. 특히 영국의 필사본『윈체스터 트로퍼』(Winchester Troper, 2권)는, 다성음악(오르가눔)의 수록으로 더 유명하지만, 트로푸스와 세쿠엔치아도 다수 포함하고 있다. 그 가운데 2/3는 프랑크 왕국의 필사본에서도 수록되어 있는 것이나, 독자성을 보여주는 것도 있다. 

등록일자: 2007-05-25
김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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