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쏘르그스키, 모데스트 페트로비치(Mussorgskij Modest Petrowitsch, 1839년 3월 21일-1881년 3월 28일)

19세기 후반 러시아 국민주의 5인조(무쏘르그스키, 보로딘, 큐이, 발라키레프, 림스키-코르사코프)의 한사람으로 활동했던 작곡가인 무쏘르그스키는 1839년 3월 21일 카레보에서 대지주의 4형제 가운데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그의 어머니에게 피아노를 배워 7살 때 이미 리스트의 소품들을 연주할 정도가 되었다. 이와 같이 어린 시절의 무쏘르그스키는 재능있는 피아니스트로의 훈련은 받았지만 음악이론에 대한 교육은 전혀 접하지 못했는데, 이러한 점이 나중에 그의 작품에 독자성을 가지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고 평가받는다. 당시 러시아 귀족은 군인이 되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었기에 무쏘르그스키도 13세때 근위사관학교에 입학하여 군인으로 성장하였다. 그는 성인이 된 후 군병원에서 군의관이었던 보로딘을 알게 되고 이듬해에 다르고미츠키에게 소개되었으며, 다르고미츠키의 집에서 큐이와 발라키레프를 알게 되었다. 이후 무쏘르그스키는 발라키레프에게 작곡을 지도받았지만, 발라키레프는 무쏘르그스키가 가지고 있던 음악적 개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전통적인 작곡법을 강요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음악에 다가가면서 무쏘르그스키는 1858년 군대를 나와 음악에 전념하게 되었다.

1858년 무쏘르그스키가 음악에 전념하며 작곡한 작품으로 2곡의 『스케르쪼』가 있는데, 이는 독일의 낭만주의적 경향을 강하게 띄고 있었지만 1859년 모스크바를 여행하며 러시아적인 것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1860년 안톤 루빈슈타인의 지휘로 그의 관현악작품인 『스케르쪼』가 연주되며 작곡가로서 인정을 받게 되었지만, 1861년 농노의 해방과 더불어 귀족이었던 그의 집안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지자 무쏘르그스키는 다시 공무원으로 일하게 된다.

1863년 가을부터 약 2년간 무쏘르그스키는 5인조의 다른 음악가들과 공동생활을 하며 그의 일생에 있어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보내지만 지나친 음주로 인하여 서서히 건강이 나빠지게되었다.

1865년 무쏘르그스키는 몇 편의 피아노를 위한 작품이나 가곡들을 작곡하였으며, 1867년 건강상의 이유로 잠시 공무원직을 떠나 시골에서 요양하며 자신의 오페라 『마녀』에서 일부를 발췌하여 교향시 『민둥산의 하룻밤』의 초고를 작곡하였다. 이 작품은 후에 림스키-코르사코프가 오케스트레이션하여 연주되었다.

다시 궁내성의 산림과에 근무하기 시작한 후 1868년과 1869년에 걸쳐 그는 A. 푸쉬킨의 문학작품인 『보리스 연대기』(Boris - Chronik)를 토대로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를 작곡하였다. 무쏘르그스키는 이 오페라를 제국극장에서 상연하려 하였지만 여성을 주역으로 넣지 않은 점 때문에 계획했던 공연은 기각되었다. 이 같은 이유로 그는 이 오페라를 수정하기 시작하였으며, 당시에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림스키-코르사코프와 이 작품에 대하여 많은 토론이 있었으리라 추측할 수 있다.

1871년 무쏘르그스키는 같이 활동하던 화가이며 건축가인 하르트만(Viktor Hartmann)이 죽은 뒤 그의 유작전시회에서의 인상을 바탕으로『전람회의 그림』을 피아노를 위한 작품집으로 작곡하였다(이 작품은 1922년 M. 라벨에 의해 관현악작품으로 편곡되었다).

1873년 이후 무쏘르그스키는 『호반치시나』(Khovanshchina), 『소로틴스크의 시장』을 작곡하였고, 남부 러시아를 여행하면서 피아노 작품 『크리미아의 남쪽해안에서』 그리고 가곡 『벼룩의 노래』 등을 작곡하였다.

1880년 무쏘르그스키는 공무원 생활을 그만두었고 따라서 경제적인 어려움이 커짐과 동시에 건강이 악화되어 입원치료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1881년 3월 28일 4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무쏘르그스키가 남긴 작품들로는 5개의 오페라, 합창곡 3곡, 65개의 가곡, 16개의 피아노 작품, 5개의 관현악곡 그리고 러시아 민요 4곡 등을 들 수 있다. 그는 대부분의 작곡기법을 독학으로 익혔기 때문에 그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러시아의 민요나 국민성을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 그는 러시아의 역사, 설화 그리고 시에 관심을 가지고 음악의 재료로 삼았으며, 그의 음악은 이런 이유로 국민주의악파 5인조의 다른 음악가들 보다 더욱 러시아적이라고 평가되기도 한다. 러시아어는 무쏘르그스키의 음악에서 특유의 억양으로 레시타티브나 선율에서 독자적인 특징을 나타낸다. 그의 음악에서 나타나는 리듬이나 화성 그리고 관현악법을 통한 음색 역시 러시아적이다. 반면에 그의 음악에서의 약점으로는 생각한 바의 줄거리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전개시키는 면이 부족하다고 보기도 한다.

차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