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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작품
보리스 고두노프, 무쏘르그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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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쏘르그스키의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Boris Godunow)

무쏘르그스키의 대표작인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는 알렉산더 푸쉬킨이 1830년에 완성한 소설 『보리스 연대기』(Boris - Chronik)를 토대로 만들어졌다.(차이코프스키의 오페라  『이프게니 오네긴』Evgenij Onegin, (1879) 역시 푸쉬킨의 원작을 토대로 한다.)

무쏘르그스키는 『보리스 고두노프』를 1868년부터 1869년에 걸쳐 작곡하였지만, 이때의 초판은 1928년에 가서야 초연이 되었다. 그는 1871년부터 1872년에 걸쳐 이 초판을 수정하여 완결판을 내 놓았으며, 이 완결판은 1874년 상트 페테르스부르크에서 초연되었다. 초연 당시 이 작품에 대한 평은 크게 좋지는 않았지만 그의 음악동료들로부터는 커다란 호응을 받았다.

나중에 이 『보리스 고두노프』는 1896년에 림스키-코르사코프와 1940년에 드미트리히 쇼스타코비치에 의해 무대용으로 편곡되는데, 이때 두 사람은 무쏘르그스키의 관현악 편성과는 다른 편성을 사용하였다. 세 작곡가들의 편성은 상이하지만 일반적으로 무쏘르그스키의 원본이 가장 큰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보리스 고두노프』는 처음에는 9 막과 프롤로그가 있었기 때문에 모두 10 막으로 간주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연주시간은 약 3시간 36분 정도가 소요되었는데, 후에 무쏘르그스키는 이 작품을 7 막으로 축소시킴에 따라 연주시간도 약 2시간으로 되었다.

* 『보리스 고두노프』의 시대적 상황 및 음악적 영향

무쏘르그스키가 『보리스 고두노프』를 작곡하기 전 시기인 1860년대에는 러시아에 대기근이 들었으며, 이는 푸쉬킨의 『보리스 - 연대기』의 시대적 상황인 1598-1613년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푸쉬킨의 『보리스 - 연대기』는 카람신(Nikolai Karamsin)이 "러시아 국가의 역사"(1816-1826)에서 무능력한 통치자를 정당화한 것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쓴 작품이며, 이에 18680년에 무쏘르그스키가 음악작품으로 만든 것이다. 이러한 점은 당시의 러시아 국가사관을 벗어나는 것이며, 짜르와도 반대되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는 19세기 후반부의 새로운 경향을 띈 음악의 생성과 발달에 영향을 주었으며, 이는 드뷔시, 야나첵 그리고 스트라빈스키의 작품들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오페라가 본격적으로 서방에 알려진 때는 20세기에 들어서 프랑스, 독일, 영국 그리고 이탈리아를 중심으로이다.

특히 드뷔시는 자신의 초기오페라 『Rodrigue et Chimene』에서 이 『보리스 고두노프』에서의 형식을 여러 부분에서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901년에 「Revue blanche」라는 잡지에 기고한 평론에서 무쏘르그스키의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를 동정적으로 쓰고 있다.

드뷔시와 비슷하게 야나첵 역시 무쏘르그스키와 사상적으로 유사한 면을 보이고 있는데, "음악은 무엇보다도 '진실'해야 하며, 일상적인 생활이 진실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은 무쏘르그스키가 한 편지에서 남긴 생각과 유사하다.

1913년 라벨과 함께 무쏘르그스키의 오페라 『호반치시나』를 편곡한 스트라빈스키 역시 그해 작곡한 자신의 오페라 『나이팅게일』(Die Nachtgall)에서 무쏘르그스키의 양식을 받아들였다.

무쏘르그스키의 음악에 대한 미학적 비난을 역사적 발전이라는 관점으로 바꿔 생각할 때, 오히려 그는 19세기의 음악적 발전을 역사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를 한 예술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무쏘르그스키는 사실주의자였고 그의 음악은 러시아의 문학과 미술의 사실주의 경향과 일치한다. 러시아에서의 이러한 사실주의는 맑스(Karl Marx)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이며, 이는 미술과 문학에서 19세기의 낭만주의를 와해시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19세기 후반 대부분의 오페라(베르디, 비제, 무쏘르그스키 그리고 야나첵)에서 나타나는 개개의 현상을 통해서 볼 수 있는데, 이 현상이란 사실적이라고 성격화할 수 있으며, 프랑스와 러시아의 낭만주의에서 찾을 수 있는 사실주의의 현상을 말하고 있다. 

* 『보리스 고두노프』에서 찾을 수 있는 음악적 특징

선율과 교회선법적인 화성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박자군을 들 수 있는데, 이 작품에서 볼 수 있는 박자변화와 싱커페이션은 러시아의 민족음악과 교회음악에서 잘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첫장면인 대관식장면에서 종소리로 러시아의 민요인 "Slava"를 직접 인용하여 묘사하였다. 그리고 이 선율은 합창으로 연주되기도 하며, 『전람회의 그림』에서의 Promenade의 주제와 유사하다. 

* 무쏘르그스키의 또 다른 시도

1868년 무쏘르그스키는 고골(Gogol)의 희극을 각본으로 『결혼』(Die Heirat)이라는 습작을 남겼는데, 그는 여기서 20세기 오페라 작곡의 중요한 기법?제시하였다. 즉, 드라마 대본은 산문으로서 전통적 개념으로는 "노래를 할 수 없는 것"으로 간주되는 것이며, 이는 단어적이거나 또는 거의 단어적인 것이다. 그는 이것이 축소될 경우 각본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시도하였다. (⇒Litaraturoper/문학오페라) 이와 같은 문학오페라의 예로는 드뷔시의 『Pellas et Melisande』와 R. 슈트라우스의 『Salome』를 시작으로 A. 베르크의 『Wozzeck』와 『Lulu』, A. 침머만(Zimmermann)의 『Soldaten』 그리고 H. W. 헨체(Henze)의 『Prinz von Homburg』 등을 들 수 있다.

등록일자: 2003-08-30
차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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