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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작품
프렐류드와 푸가 C장조(오르간), 바흐 BWV547 [prelude and fugue C major, BWV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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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렐류드와 푸가 C장조, BWV547

이 곡은 바흐의 라이프치히 시기에 쓰여진 것으로 추측된다. 박자적으로 프렐류드는 아주 드문 홀수박자(9/8)에 기초하는 반면, 뒤따르는 푸가는 가장 일반적인 짝수박자(4/4)에 기초해 서로 대조를 이룬다. 규모 면에서는 두 부분이 서로 비슷하다(프렐류드: 88마디, 푸가: 72마디). 또한 프렐류드와 푸가는 음악적으로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비교, 프렐류드: 마디 77-79, 푸가: 마디 64-65).

프렐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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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렐류드는 상당히 독특한 방식으로 쓰여졌다. 즉, 이곳에서는 곡의 처음(마디 1-4)에 제시된 4개의 모티브들이 다양하게 나열되는 것 외에는 그 어떤 다른 작곡적 기법도 사용되지 않았다. 첫 번째 모티브는 마디 1의 선율로서, 순차적으로 상행하는 3개의 8분음이 C장조 음계에 기초하여 이동반복하는 형태를 띤다. 두 번째 모티브는 마디 2의 오른손 선율로서 4분음과 8분음을 번갈아 하며, 이들 사이에는 도약적인 음정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세 번째 모티브는 마디 3의 오른손 선율로서, 하나의 8분음과 4개의 16분음에 기초한 음형을 주된 모티브소재로 사용한다. 네 번째 모티브는 마디 4의 오른손 선율로서 분산화성적인 8분음들로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프렐류드의 처음에는 이것들이 모티브라기보다는 하나의 긴 선율로서 등장하며 왼손에 의해 한 옥타브 아래에서 모방된다.
프렐류드의 전개부라 칭할 수 있는 마디 8이하에서는 위에서 언급된 4개의 모티브가 다양하게 가공된다. 첫 번째와 세 번째 모티브는 주요 모티브로서 전개부 내내 건반성부들에서 골고루 나타난다. 두 번째 모티브는 마디 5와 7의 페달에서 전위변형의 형태로 처음 가공된 이후, 페달에서만 쉴새 없이 반복되어 이른바 ‘페달모티브’로서 굳어진다. 반면에 네 번째 모티브는 전개부의 처음(마디 16, 18, 30)과 마지막(마디 84, 86)에만 특징적으로 등장한다. 이들 모티브에 대한 가공작업은 모든 성부들에서 얽히듯 복잡하게 이루어져 프렐류드를 단락별로 구분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마디 8이하를 단락별로 구분해 보면 다음과 같다: 마디 8-24(5+7+5), 25-47(6+8+9), 48-72(10+10+5), 73-88(7+9). 인상적인 것은 위에서 언급된 쉼 없는 가공작업이 마디 77-79에서 총휴지적 쉼표들에 의해 잠시 중단된다는 것인데, 이는 가까워진 프렐류드의 종결을 암시하기 위함이다. 마디 80이하에서는 위에서 언급된 모티브들이 토닉(C)에 기초해 다시 한번 가공된 후 마디 5에서 취한 ‘페달모티브’(전 성부에 유니슨으로 등장함)로 끝을 맺는다.

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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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푸가에는 우선 눈에 띄는 몇 가지 특징들이 있는데, 한마디의 짧은 테마와, 이러한 짧은 테마에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5성부구조, 그리고 테마의 전조적인 구조와 이에 따른 조성적 응답을 그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이 외에도 곡의 후반부에 집중된 페달사용과 대주제로 계속 활용되지 못하는 대선율도 특징으로 들 수 있다. 
제시부에서는 테마가 페달을 제외한 건반의 4성부에서 한번씩 등장한다: 알토, 테너, 베이스, 소프라노. 4개의 성부가 테마를 연주함에도 불구하고 제시부는 전체적으로 3성부구조로 되어 있다. 전개부(마디 8/3이하)는 크게 3개의 단락으로 나누어진다: 마디 8-26, 27-48, 48-65. 첫 번째 단락은 두개의 마디그룹으로 세분화된다: 마디 8-15, 15-26. 첫 번째 마디그룹에서는 테마가 소프라노를 제외한 하3성에서만 연주되어 청중에게 쉽게 감지되지 않는다. 이는 아마도 다음 마디그룹의 시작(소프라노 테마)을 두드러지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마디그룹에서는 테마가 앞서간 단락에서보다 훨씬 분명하게 감지되는데, 이는 그것이 최상성부나 최상성부의 역할을 하는 성부(소프라노가 없는 가운데서의 알토)에서 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전개부단락(마디 27-48)은 크게 3개의 마디그룹으로 세분화된다: 마디 27-34, 34-38, 39-48. 첫 번째 마디그룹에서는 테마가 매번 전위형으로 나타난다. 두 번째 마디그룹에서는 테마가 밀착진행을 통해 짧은 시간 동안 총 6번 도입되는데, 이때 매번 둘씩 차례로 짝을 이루어 원형과 전위형 안에서 연주된다. 세 번째 마디그룹에서는 테마가 두 번에 걸쳐 건반의 상성부에서 하성부로 옮겨지는 식으로 총 6번 도입된다. 세 번째 전개부단락(마디 48-65)은 두개의 마디그룹으로 세분화된다: 마디 48-55, 56-65. 이 단락에서는 페달의 등장과 함께 처음으로 5성부 푸가의 모습이 갖추어지게 된다. 첫 번째 마디그룹에서는 페달이 테마를 확대해서 원형으로 두 번 연주한다. 이에 기초하여 건반성부들은 테마를 처음에는 밀착진행 안에서 쉴새없이 연주하며 음악적 긴장을 높인다. 이후에도 페달은 테마를 확대해서 전위형으로 두 번 더 연주한다. 종결부(마디 66이하)에서는 테마가 페달의 오르간지속음(C)에 기초하여 건반의 각 성부에 한번씩 등장한다(테마는 매번 리듬적으로 변형됨). 마디 71에서는 베이스성부가 테마를 원래와 비슷한 형태로 회상한 후 곡을 끝맺는다.

등록일자: 2005-01-21, 수정일자: 2005-11-02
나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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