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적 협화음정(프. consonnances appellatives, 영. appellative consonance)
19세기 초 프랑스의 음악이론가 페티스(François-Joseph Fétis, 1784-1871)가 장음계의 넷째 음도(^4)와 일곱째 음도(^7)가 이루는 증4도/감5도를 지칭하여 사용한 용어. 페티는 이 음정들을 2, 7, 9도와 같은 불협화음정이 아니라 “현대 조성의 특징을 이루는” 협화음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음정은 협화음정처럼 안정적인 성질을 가지지는 않는다. C 장조의 예를 들면, F와 B사이에 이루어지는 증4도/감5도는 어디론가 움직이려는 “역동적인 성질”(tendances énergique)을 가지고 있으면 특정한 방식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F는 E로, B는 C로 향해 움직이려 한다. 즉 장음계의 ^4와 ^7은 각각 ^3과 ^1을 향하여 끌어당겨진다. 따라서 어떠한 음악적 맥락에서든 증4도/감5도는 조의 중심을 지시해주는 역할을 하며, 바로 이 음정의 이러한 역동적 성질과 “신비스런” 인력(引力)이 근대 조성의 특징을 이룬다는 것이 페티스의 설명이었다.
등록일자: 2006-01-04
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