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중주 (프.septuor, 영. septet, eh. Septett)
서양의 기악음악에서 일곱 개의 악기들(흔히 현악기와 관악기를 함께 편성) 또는 7명의 성악으로 편성 연주되는 장르나 그 연주형태를 말한다. 7중주/7중창은 19세기까지 일반적으로 "셉투어"(Septuor)라 불렸다. 18세기의 7중주는 디베르티멘토와 비슷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한 악기의 편성이나 음악적 유형보다는 여흥을 위한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7 대의 악기들로 이루어지는 7중주에 있어서는 19세기 초반뿐만 아니라 20세기에도 순수하게 피아노와 현악기들에 의한 편성 또는 피아노와 관악기들에 의한 편성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7중주는 크게 ① 피아노가 포함된 편성과 ② 관․현악기만으로 이루어진 편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피아노가 포함된 7중주에서 실질적으로 전해지는 작품들 가운데 거의 모든 작품들은 19세기의 작곡가들에 의해 작곡된 것들이다. 리스(F. Ries)의 1808년 작곡된 『7중주 op.25』, 칼크브레너(F. Kalkbrenner), 온슬로우(G. Onslow), 모셸레스(I. Moscheles), 슈포어(L. Spohr) 그리고 페스카(P. Feska)의 작품들이 이러한 장르의 작품들로 언급될 수 있다. 특히 훔멜(J. N. Hummel)이 남긴 2곡의 작품(op.74와 트럼펫이 포함된 『Septuor militaire op.114』)과 더불어 19세기 후반의 생상스(C. Saint-Saens)의 <트럼펫, 2 대의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피아노>의 편성을 가진 『op.65』(1881)를 이 장르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들 수 있다. 20세기의 피아노를 포함하는 7중주 작품으로는 다음의 4곡의 작품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슈테판(R. Stephan)의 『7 대의 현악기를 위한 음악』(Musik für 7 Saiteninstrumente, 피아노, 하프, 2 대의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1911), 야나첵(L. Janacek)의 『콘체르티노』(Concertino, 1925), 쇤베르크(A. Schönberg)의 『모음곡』(Suite op.29, 1925/26) 그리고 스트라빈스키(I. Strawinsky)의 『7중주』(Septett, 1952/53) 등이 그것들이며, 이 작품들은 각각 다양한 편성을 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네 작품 모두가 20세기 음악의 중요한 작품들로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이 작품들은 각 작곡가들의 창작에 있어서 중심에 있는 작품들이다.
관․현악기만으로 이루어진 편성의 7중주가 본격적으로 관심을 받게 된 계기는 베토벤의 『7중주 op.20』부터이다. 하이든 역시 <2 대의 플루트, 2 대의 호른, 2 대의 바이올린 그리고 바소콘티누오>를 위한 7중주 작품을 남기고 있지만, 본격적인 이 장르의 작품으로는 베토벤의 7중주를 그 시작으로 평가한다. 베토벤의 작품은 그 편성이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호른, 클라리넷, 바순, 콘트라베이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클라리넷이 현악기와 관악기들을 음악적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갖고 있다. 그의 작품을 모델로 19세기 이후부터 20세기에까지 많은 작곡가들이 다양한 악기 편성에 의한 7중주를 남기고 있다. 베토벤의 영향을 거의 직접 받았다고 볼 수 있는 사람으로는 베토벤의 제자이었던 오스트리아의 루돌프 대공이나 크로이처(C. Kreutzer, 『E♭장조 op.62』), 베르발트(F. Berwald) 그리고 브루흐(M. Bruch) 등이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7중주 작품에서 베토벤의 7중주와 같은 편성이나 악장의 순서 그리고 세레나데 분위기까지도 모방하고 있다.
19세기 후반에 작곡된 7중주 작품으로는 베토벤의 편성과는 약간 다르게 편성한 빈터(P. v. Winter, 콘트라베이스 없이 2 대의 호른)의 작품과 매우 독창적이며 우울한 분위기를 풍기는 베버(J. M. Weber, 1896)의 7중주 『나의 삶에서』(Aus meinem Leben) 등이 있다. 이밖에 1886년에 작곡된 댕디(V. D'Indy)의 『7중주 op.24』(<트럼펫, 2 대의 플루트, 2 대의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1886), 『고전 스타일의 모음곡』(Suite dans le style ancien) 등이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20세기의 작품 가운데 특히 스트라빈스키와 힌데미트(P. Hindemith)의 7중주는 연주회장과 전문연주자를 위한 것들이다. 힌데미트는 1948년에 <플루트, 오보에, 클라리넷, 베이스클라리넷, 바순, 호른, 트럼펫>의 관악기들로만 이루어진 『7중주』를 작곡하였으며, 스트라빈스키는 1953년에 <클라리넷, 호른, 바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피아노>를 위한 『7중주』를 작곡하였다. 20세기 중반 이후 7중주 작품들은 상대적으로 19세기 이전릿?그 숫자가 훨씬 많이 늘어났다. 이는 20세기 작곡가들이 추구하는 음향적 또는 음색적 효과와 표현에 있어서의 다양한 시도를 위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등록일자: 2005-01-17
차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