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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장르
춤곡, 무곡 [dance music, Tanzmu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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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곡, 무곡(영. dance music, 도. Tanzmusik)

춤은 어느 시기에나 자연스럽게 음악 반주를 동반하고 있었다. 즉 춤은 손바닥이나 타악기들이 만들어내는 리듬에 맞춰서 또는 노래나 선율악기들의 반주에 마춰 추어졌다. 춤음악은 즉흥적으로 연주되는 경우가 많아서 성악보다 늦게 악보화되었다.  춤음악이 악보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13세기에 이르러서 이다. 최초의 춤음악 악보는 프랑스나 영국의 기악 작품들을 들 수 있다('에스탐피'). 15세기 이후에는 민속춤과 함께 궁정이나 귀족들을 위한 사교춤이 발전하여서 궁전모임의 오락을 위한 춤곡형식들이 나타난다. 이들은 수많은 레파토리를 갖고 있었는데 이 곡들은 주로 류트 (만돌린과 비슷한 현악기)나 건반악기로 연주됐고 독주뿐 아니라 합주 형태로도 연주 됐다. 또 이 곡들은 이제 중세에서처럼 즉흥적으로 연주되는 것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악보로 기보되어 책으로 출판되었다. 16세기 후반에는 영국을 중심으로 건반악기의 일종인 버지날을 이용하여 변주적 형태의 춤곡이 발전한다(파반느, 갈리아르).

바로크 시대인 17세기에는 여러 나라들이 자국의 고유한 새로운 춤곡들을 -예: 독일의 알라망드, 프랑스의 쿠랑트, 스페인의 사라방드, 영국의 지그 등- 만들어내서 바로크의 중요한 음악장르인 모음곡(춤모음곡)으로 발전시킨다. 각 국의 춤곡들은 곡의 빠르기, 박자, 강세, 음악적 느낌들에서 서로 다른 특징을 보여주며 한 국가의 고유한 음악적 성격을 대표하기도 한다.
18세기에는 무엇보다 미뉴엣이 장려되었다. 비엔나가 춤의 중심지로 형성되었고 새로운 유형의 춤들이 발달한다(예: 랜들러). 이러한 춤들은 결국 '왈츠'로 귀결된다. 19세기 중반에는 빠른 춤곡의 종류들도 인기를 얻게 된다(폴란드의 마주르카나 보헤미아의 폴카 등). 그러면서 춤의 중심지도 빠리로 옮겨진다. 20세기에 들어서는 아메리카가 래그타임이나 째즈, 탱고, 삼바 등과 함께 춤곡의 발전에 공헌을 한다.

춤곡의 형식은 본질적으로 춤의 리듬적인 몸동작을 수용하면서 이루어진다. 즉 춤에서 발의 전진과 후퇴는 춤형식들의 기본모델을 형성한다. 춤곡들은 기능상 리듬이 확실하고 규칙적이어야 하므로 분명히 구분되는 몇 개의 부분으로 구성 되 있는 것이 보통이다. 일정한 길이를 갖는 춤동작의 반복은 멜로디나 리듬의 대칭적 악절구성을 가능하게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춤은 다른 여러 춤들과 묶이면서 대조성이 강조된다. . 춤곡은 중세부터 2-3개씩 짝지어 작곡되는 것이 보통이다. 보통 느린 템포와 빠른 템포가 교체하고 홀수박자와 짝수박자가 번갈아 나온다. 짝을 세울 때에도 열이나 원형으로 이루어져 서로 대조된다. 이렇게 짝수박자의 느린 걸음 춤과 홀수박자의 빠른 도약 춤이나 회전 춤이 번갈아 나오는 것은 이미 중세의 춤에서 선호되었다. 중세나 르네쌍스에 가장 선호되던 춤 짝은 파반느와 갈리아르 또는 파싸메쪼와 쌀타렐로 등이다. 대개 첫 곡은 위엄 있고 느린 2 박자인 반면 두 번째 곡은 경쾌하고 빠른 3 박자로 되어 있다. 바로크 모음곡은 기본적으로 4악장으로 구성 되 있는데 첫 악장 알라망드는 보통빠르기의 2 박자 계통 춤곡이고, 둘째 악장 쿠랑트는 보통빠르기의 3박자 계통의 음악이고, 세 번째 악장 사라방드는 3박자 계통의 느린 곡이고, 마지막 악장 지그는 가볍고 빠른 춤곡으로 3 박자 계통의 춤곡이다. 이 기본적 4 악장 구조에 변화를 준 모음곡도 있어서 가보트, 미뉴엣, 샤콘느, 부레등이 3-4악장 사이에 들어간다. 르네쌍스 이후부터 춤음악은 춤을 반주하기 위한 음악만이 아니라 독자적인 기악곡으로도 발전하게 된다.

오늘날의 언어사용에서 춤곡이란 대략적으로 사교적인 춤오락을 위한 음악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교춤은 발레음악이나 민속춤 또는 의식 춤과는 구별된다. 19-20세기의 오락산업과 대중음악에서 춤곡은 오락음악으로서의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여기에서는 춤곡이 듣는 음악이 되고 다른 대중문화의 산물처럼(예, 유행가) 수백만 청중을 갖게 된다. 그것들의 본래의 다양성은 대중상품으로서의 역할을 위해 단순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나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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