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나진규
등록일자: 2005-02-03
수정일자: 2005-10-11
토카타와 푸가 d단조(오르간), 바흐 BWV538(도리아 선법)[Bach: , BWV538]
토카타와 푸가 d단조, BWV 538(도리아 선법)토카타와 푸가 d단조, BWV 538(도리안)이 작품은 적어도 1732년이나 그 전에 쓰여진 것으로 보인다. 이 곡이 “도리안 곡”으로 불려지는 것은 유명한 d단조 토카타(BWV 565)와의 구별을 위한 것도 있지만 ‘도리안적 6도’(d-b)가 프렐류드나 푸가에서 빈번히 등장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토카타 내의 건반들(Werk)들 사이의 심한 교체는 바흐의 자필악보에 따른 것이다.
토카타
토카타는 총 99마디로 이루어졌으며, 마디 1의 제1-2박의 모티브를 지속적으로 가공하는 식으로 쓰여졌다. 8개의 16분음으로 이루어진 이 모티브에서 강박의 음들은 동일음에 머물다 2도 상행하는 반면(d'-d'-d'-e'), 약박의 음들은 하나의 보조음적인 음을 연주한 후 하행해서 같은 음을 반복하는 식으로 전개된다(c#'-a-a-a). 즉, 강박과 약박의 음들은 서로 반대되는 진행을 하는 것이다. 토카타는 전체 9개의 단락으로 나누어진다(마디 1-13, 13-24, 25-36, 37-46, 47-57, 57-66, 66-77, 78-85, 86-99). 첫 번째 단락은 4+9마디로 세분화되는데, 전자가 페달 없이 손건반에서 1-2성부로만 연주된다면, 후자는 페달 위주의 5성부로 연주된다. 또한 전자가 단성부적 시작과 옥타브모방, 그리고 2성부 사이의 6도나 3도 병진행을 주된 특징으로 한다면, 후자는 하나나 두 성부가 16분음모티브를 연주하면, 다른 성부들은 4분음이나(마디 5-7) 윗박적 성격의 8분음+4분음(♪♩, 마디 7-11)연주를 통해 위의 모티브성부를 호모포니적으로 반주하는 것이 특징이다. 두 번째 단락인 마디 13(3)-24는 6+5마디로 세분화된다. 처음의 6마디그룹은 페달 없이, 반면에 나중의 5마디그룹은 페달과 함께 연주되는데, 이러한 것은 첫 번째 단락의 구조와 유사하다. 우선 단성부로 연주되는 마디 13(3)-14는 연결구적 성격을 띤다. 이어지는 3마디(마디 15-17)는 마디 7(3)-10(2)과 기법적으로 유사하다. 반면에 마디 18-19에서는 모티브적 16분음형에 호모포니적인 8분음형(♫♪, 오른손)이 더해져 하나의 새로운 음형이 나타난다. 그런가 하면 페달과 함께 연주되는 마디 20-24에서는 위의 새로운 음형에 마디 7(3)이나 15이하에서 발전된 페달의 붓점적 음형이 추가로 결합된다. 세 번째 단락인 마디 25-36은 첫 번째 단락(마디 1-13)의 기법적 변주이다. 네 번째 단락인 마디 37-46은 건반성부들로만 연주되는 마디 37-42와 페달이 함께 연주되는 마디 43-46으로 세분화되는데, 후자는 전자의 기법적 변주이다. 다섯 번째 단락인 마디 47-57은 다시금 첫 번째 단락(마디 1-13)의 기법적 변주인데, 단지 변주의 정도는 이전에 비해 보다 심해진 것을 살필 수 있다. 여섯 번째 단락인 마디 57(3)-66(2)은 앞서간 다섯 번째 단락(특히 마디 47-53)의, 그리고 일곱 번째 단락인 마디 66(3)-77은 네 번째 단락(마디 37-46)의 기법적 변주이다(페달의 음계적 진행 참조). 그런가 하면 여덟 번째 단락인 마디 78-85는 다시 다섯 번째 단락(마디 47-57)을 기법적으로 변주시킨 것이다. 마지막 단락인 마디 86-99에서도 앞서간 단락들의 기법적 변주는 계속되어, 마디 86-87은 마디 82이하와, 마디 88-93은 마디 62-64와, 그리고 마디 94(3)-96은 마디 66(3)이하와 유사하다. 마디 97이하에서는 모티브음형과 호모포니적 반주음형이 다시 한번 결합되면서 토카타를 종결로 이끈다. 페달은 마디 91-92에서는 섭도미난트 음과 도미난트 음을, 그리고 마디 94(3) 이하에서는 토닉 음을 길게 연주하며 토카타의 종결을 화성적으로 뒷받침한다.
푸가
푸가는 대규모의 222마디(2/2)로 이루어졌다. 테마는 보통보다 약간 큰 규모인 7마디로 쓰여졌으며, 한 옥타브 안에서 천천히 상행했다 하행하는 구조를 띤다(d'~d''~d'). 리듬적으로는 붙임줄에 의한 싱코페이션 리듬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첫 번째 대선율(마디 8이하의 알토)은 전체로서 반복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첫마디를 제외한 상태나 아니면 8분음과 4분음이 결합된 마디 9-11이나 8분음들로만 이루어진 마디 12-13의 형태로 도입된다. 두 번째 대선율(마디 18이하의 알토)은 전체적으로 상행했다 하행하는 선율구조에서는 테마와 유사하나 처음에는 여유 있게(점2분음+4분음), 그러나 나중에는 다소 성급하게(4분음이나 8분음들) 진행하는 리듬구조에서는 첫 번째 대선율과 유사하다. 이 대선율은 첫 번째 대선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사용된다. 두 대선율보다 이 곡에서 사용빈도가 훨씬 높은 것은 첫 번째 대선율(특히 마디 10/11)에서 발전된 독자적인 연결구 선율로서(마디 15-17의 알토), 이것은 이후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연결구들에서 마치 독립적인 주제처럼 사용된다. 우선 테마부터 살펴보면, 제시부와 뒤따르는 첫 번째 전개부(마디 43이하)에서는 테마가 알토(마디 1이하, 43이하), 소프라노(마디 8이하, 57이하), 테너(마디 18이하, 71이하), 페달(마디 29이하, 81이하)의 성부순서로 동일하게 도입된다. 반면에 마디 101이하부터는 테마가 빈번히 밀착진행형태로 도입된다: 소프라노-페달(마디 101이하); 알토-테너(마디 130이하); 페달-알토(마디 167이하); 소프라노-페달(마디 203이하). 두개의 대선율은 단락에 따라 다르게 취급되는데, 우선 제시부에서와 일부 전개부(마디 71이하)에서는 원형과 나름대로 비슷한 형태로 도입된다. 반면에 다른 곳에서는 훨씬 불완전한 상태로 등장하거나(예, 첫 번째 대선율: 마디 47이하의 페달, 마디 61이하의 알토, 두 번째 대선율: 마디 150이하의 소프라노), 아니면 완전히 불완전한 상태로 나타난다(예, 첫 번째 대선율: 마디 105이하의 테너, 마디 119이하의 페달, 마디 150이하의 테너). 그나마 종결부에서는 대선율이 나타나지도 않는다. 반면에 마디 15이하(알토)의 독자적 연결구 선율은 제시부의 두 번째 연결구(마디 25-28)를 비롯해 이후의 수많은 연결구들(예, 마디 36-42의 소프라노와 페달)에서 밀착진행형태로 등장한다. 물론 이따금씩은 위의 연결구 선율과는 상관없는 자유로운 마디들이 관찰되기도 하나(예, 마디 55-57, 122-124, 152-155 등), 그것은 전체 연결구에서 단지 일부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