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톡 : 바이올린, 클라리넷, 피아노를 위한 『대비』(Kontrast)
헝가리 출신의 작곡가 벨라 바르톡(Bela Bartok)은 현악4중주를 비롯한 다수의 실내악 작품을 남기고 있으며, 그 대부분의 작품이 바르톡의 음악어법 뿐만 아니라 20세기 새로운 음악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바르톡은 1937년 바이올린과 클라리넷, 피아노를 위한 작품을 『대비』(『Kontrast』 für Violine, Klarinette und Klavier Sz 111)라는 부제를 가지고 작곡하였다. 이 작품에서 나타나는 음악어법은 작품 성립의 배경에 의해 이미 결정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의 창작 아이디어는 작곡을 청탁한 두 연주자인 헝가리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치게티(Josef Szigeti)와 재즈 연주가로 잘 알려진 클라리넷 주자 베니 굿맨(Benny Goodman)이 제공한 것이다. 두 연주가들은 가능한 한 두 개의 독립적인 부분, 즉 각 주자들이 독자적으로 연주하는 카덴짜와 같은 화려한 부분을 가진 작품이 구성되었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 바르톡에게 작품을 청탁했던 것이다. 이러한 주문은 결국 바르톡에 의해 세 개의 악장으로 확장되었지만, 작품 전체에 있어서의 무게 중심은 연주자들의 청탁을 반영하여 첫 악장과 마지막 악장에 놓여있다. 따라서 이 두 악장은 비르투오소적이고 장식적이다. 바르톡의 트리오 『대비』의 제1악장(Verbunkos: Moderato ben ritmico)은 오래된 헝가리 춤곡인 베르분코스의 유형을 빌은 악장으로, 3개의 부분으로 나뉘며, 가끔은 블루스(Blues)를 연상시키기는 부분도 나타난다. 제2악장(Pihenö: Lento)은 휴식(Pihenö)이라는 표현을 가지고 있으며, 제1악장의 열기를 식히는 안정된 분위기의 악장이다. 마지막 제3악장(Sebes: Allegro vivace)은 바르톡이 다시 헝가리 춤곡에서의 주제를 바탕으로 작곡하였다. 또한 이 주제는 매우 섬세하게 재즈적 요소와 결합되어 있다. 이 악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복잡한 리듬은 8/8박자와 5/8박자의 혼합에 바탕을 두고 있다. 제3악장에서 두 연주자는 각각 두 개씩의 악기를 연주하는데, 클라리넷 주자는 Bb-클라리넷과 A-클라리넷을 그리고 바이올리니스트는 정상적으로 조율된 바이올린과 특이하게(g♯-d-a-e♭) 조율된 바이올린을 사용한다.
2005-06-10
차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