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렐류드와 푸가 d단조(오르간), 바흐 BWV539
이 작품은 매우 상이한 성격의 프렐류드와 푸가로 이루어졌다. 프렐류드가 건반만으로 연주된다면, 푸가는 페달을 포함하여 총 5성부로 연주된다. 프렐류드가 오른손과 왼손에 의해 대부분 주고받는 식으로 전개되는 반면, 푸가는 대위법적인 테마부분과 토카타적인 연결구가 서로 교대되는 식으로 전개된다.
프렐류드
4/4박자의 프렐류드는 각각 꾸밈음과 트릴로 종결되는 두개의 단락으로 나누어진다: 마디 1-23, 24-43. 첫 번째 단락은 우선 테마적 마디그룹인 마디 1-6과 그것의 반복(마디 7-12, 성부위치는 바뀜)으로 이루어졌다. 반복시 본래의 왼손성부는 오른손의 상성부에 의해, 그리고 오른손의 상성부는 왼손에 의해 연주되는데(첫 번째 2분음은 두 개의 4분음으로 분할됨), 이때 조성은 d단조에서 도미난트 조성인 a단조로 옮겨진다. 두 마디의 연결구 후에 마디 15-23에서는 양손이 처음에는 8분음들을 번갈아 연주하며 긴장을 고조시키다, 마디 19/20(b'')을 정점으로 하여 이후에는 점차 하행하는 선율진행을 통해 쌓아진 긴장을 해소시키며 종결된다. 두 번째 단락은 작곡기법상 첫 번째 단락과 반대순서로 진행한다. 즉, 마디 24-33에서는 마디 15-23에서처럼 양손이 처음에는 8분음들을 번갈아 연주하며 긴장을 고조시키다 나중에는 점차 하행하는 선율을 통해 쌓아진 긴장을 해소시키는 반면, 마디 34이하에서는 마디 1-6이 그대로 반복된다(단 마디 41이하는 마디 22이하와 같다). 그 결과 이 4개의 마디그룹은 기법상 각각 A(마디 1-14)-B(마디 15-23)-B(마디 24-33)-A(마디 34-43)의 형태를 띤다.
푸가
이 푸가는 바흐가 자신의 바이올린소나타 g단조(BWV 1001)의 푸가를 편곡한 것으로서 원본보다 4마디가 길다(마디 5-6, 29-30이 새로이 첨가됨). 테마는 한 마디의 짧은 규모로 이루어졌으며, 음의 반복으로 시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테마는 제5음으로 시작해 제3음으로 끝나는데, 이 때문에 테마응답(Comes)은 테마제시(Dux)보다 5도 위가 아닌 4도 위에서 행해진다. 대선율은 8분음과 8분쉼표의 교체로 이루어져 선율적이기보다는 리듬적이다. 이로 인해 이것은 이후에 연결구 등에서 반주적인 음형으로 발전한다. 제시부에서 테마는 처음에는 마디의 제1박에서(테너, 베이스, 알토), 그러나 네 번째 도입부터는 마디의 제3박에서 시작한다(소프라노, 페달). 이어지는 연결구(마디 8-14)에서는 솔로적인 소프라노성부에 스타카토적인 성격의 반주성부들이 결합되어 단순하면서도 즉흥적인 성격의 음악이 연주된다. 이러한 비 대위법적이면서 자유로운 성격의 연주는 테마그룹과 테마그룹 사이를 잇는 이후의 연결구들(예, 마디 32-53, 60-75)에서도 계속된다.
이어지는 전개부단락들에서는 테마가 다양한 형태로 도입된다. 예로서 테마가 윗성부에서 아래성부로 옮겨가며 나타나는 첫 번째 전개부단락(마디 15이하)에서는 소프라노와 알토성부가 자신들이 조금 전 제시한 테마를 이동반복하며 연주한다. 이로 인해 마디 17이하의 건반성부들에서는 테마가 밀착진행의 형태로 나타난다. 반면에 테마가 각각 마디의 제3박에서 시작하는 두 번째 전개부단락(마디 25이하)에서는 테마가 처음에는 제시부의 4도관계를 모방하듯 연속적으로 4도 위로 이어지다(d, g, c단조) 나중에는 도미난트 조성으로 넘어간다(a단조). 그런가 하면 테마가 다시 마디의 제1박에서 시작하는 세 번째 전개부단락(마디 54이하)에서는 테마가 대부분 장조로 전조된다(예, 토닉병행 조성의 도미난트인 C와 토닉인 F, 마디 57이하). 마지막으로 테마도입이 소프라노성부에서부터 이루어지는 네 번째 전개부단락(마디 76이하)에서는 테마가 대부분 축소 또는 변형된 형태로 등장한다. 종결부(마디 89이하)는 아르페지오적 진행을 통해 이전의 연결구들처럼 토카타식으로 전개된다.
등록일자: 2005-02-03, 수정일자: 2005-10-12
나진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