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사전 한독음악학회
샤이트, 사무엘 (Scheidt, Samuel, 1587-1654)
- 1587년 11월 3일 할레(Halle)에서 출생.
- 1604년부터 성 모리츠(St. Moritz) 교회의 오르가니스트로 활동함.
- 1608-1609년 암스테르담(Amsterdam)의 스벨링크에게 사사하기 위해 할레를 떠남(할레를 떠난 것은 평생에 이 때뿐임).
- 암스테르담에서 돌아온 이후 브란덴부르크의 빌헬름(Ch. Wilhelm) 후작의 할레 궁정 오르가니스트로 활동함.
- 1619년 궁정악장으로 승진하여, 이 재직기간 동안 활발한 작곡활동을 함.
- 1620년 이후 성악과 기악곡을 출판함. 이는 매우 널리 퍼진 실용적인 음악임.
≪성가곡집≫(Cantiones Sacrae, 1620)
≪교회 콘체르토≫(Concertus sacri, 1621)
≪음악의 놀이≫(Ludi musici, 1621, 1622, 1625, 1627)
≪신악곡집≫(Tabulatura Nova, 1624)
≪괴를리츠 태블러추어≫(Goerlitzer Tabulatur, 1650)
- 1624-1625년까지 샤이트의 총감독 하에 성 모리츠 교회에 새로운 오르간을 설치함.
- 1628년 할레 시(市)의 음악감독직 위임. 이와 함께 시립관악단(Stadtpfeifer)을 개혁함.
- 1654년 3월 24일 평생을 할레에서 활동하다가 사망.
샤이트, 쉿츠, 샤인은 흔히 당대 독일의 3S 음악가라 불린다. 이들은 독일음악에 흐름을 받아들인 작곡가로 이해되는데, 그 중 샤이트는 당시에 유행했던 새로운 이태리 음악의 영향으로부터 가장 먼 사람이었다. 그는 쉿츠처럼 이태리에 유학을 가지 않았고, 샤인처럼 이태리음악에 경도된 사람도 아니었다. 그는 당대 이태리 음악과 거리를 두며 그 영향을 간접적으로 받았다. 그는 스승 스벨링크를 통해 네델란드의 건반음악을, 브레이드(William Brade)를 통해 영국의 앙상블음악을 접촉하며 작곡활동을 했다.
샤이트는 19세기에 주로 오르간음악 작곡가로서 거론되었다. 그런 논의에는 1624년에 출간된 3부로 구성된 ≪신악곡집≫(Tabulatura Nova, 1624, Denkmäler deutscher Tonkunst의 제1권에 수록, 1892)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책에는 방대하고 다양한 오르간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 제목은 이전까지 독일에서 사용되었던 알파벳 태블러추어가 아닌 이태리식의, 새로운 총보식 태블러추어를 사용한 것을 의미한다. ≪신악곡집≫에 수록된 음악은 내용적인 면에서도 새로운 점을 보여주었다. 즉, 당시 기악곡에서 일반적이었던 성악곡을 기악화(Intavolierungen)한 것이 아닌, 순수한 건반악기를 위한 음악을 수록한 점이다. ≪신악곡집≫의 처음 두 부분에서 샤이트는 그의 스승인 스벨링크 식의 장인적인 건반음악과 판타지, 에코, 토카타, 변주곡과 같은 음악형식을 사용하였다. ≪신악곡집≫이 비록 함부르크에서 출간되었지만 북독일의 작곡양식을 제한하여 사용하였다. 서문에서 모든 곡들이 두 개의 손건반과 페달 연주도 가능하다고 적었으나 그의 음악은 스벨링크식의, 한 개의 손건반을 위한 양식을 고수하고 있다. 그와 함께 샤이트는 악곡의 길이와 기교적인 면에서 스벨링크의 작품을 능가하려고 애썼는데, 이로 인해 음형이나 리듬이 단조로웠다. ≪신악곡집≫의 세 번째 부분은 샤이트의 “새로운” 작곡경향을 보여준다. 여기서 그는 장식적인 요소가 강했던 앞의 두 부분과 구분 짓는다. 샤이트는 순수 연주적 방식의 새로운 작곡양식을 보여주고자 했으며 이를 통해 스벨링크의 작곡방식을 떠났다. ≪신악곡집≫집의 세 번째 부분은 순수한 예전적인 곡만을 수록하였으며 당시 루터교의 예배의식에 필요한 교송곡을 체계적인 순서에 따라 제공한다.
샤이트는 음악사에서 내내 잊혀져 지내다가 19세기에 음악사가들의 눈에 띄게 되는데, 주로 그의 오르간 음악이 주목 받았다. 1923년에는 샤이트의 작품전집이 출판 되어, 오르간 음악이 아닌 그의 다른 작품영역이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으며, 특히 양적으로 많은 성악적 교회음악들이 알려졌다.
그의 성악적 교회음악은 많은 양이 유실되었지만, 그의 작품 중에서는 가장 많이 전해온다. 이 작품집에서 네덜란드 성악폴리포니로부터 유래하는 스벨링크 악파의 전통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스승인 스벨링크 작품그룹과 같은 이름인 8성부 ≪성가집≫(Cantiones Sacrae, 1620)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샤이트는 그의 동시대 음악가 프레토리우스(M. Praetorius)로부터 전수받은 이탈리아 스타일의 성악과 기악의 합주를 ≪교회콘체르토 제1권≫(Pars prima concertuum sacrorum, 1622)에 적용하였다. 특히 4개의 교회콘체르토와 작품집 ≪사랑스런 능력의 꽃≫(Liebliche Krafft-Blümlein, 1635)에서 계속저음을 사용하였다. 이 모든 작품은 작은 규모인데, 예술적인 측면을 두드러지게 할 수 없었던 30년 전쟁의 어려운 상황이 반영된 것이며, 예배를 위해 작곡되었다. 무엇보다도 샤이트에 의해 사용된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개신교 노래의 편곡들이 있다. 그의 교회음악은 기존의 코랄 선율을 고정선율로 사용하여 만든 것이 대부분인데, 이는 회중과의 교감을 위한 것이었다.
샤이트는 동시대의 음악을 수용하기는 했지만, 당대의 음악에 회의적 태도를 보였다. 즉 새로운 콘체르토 양식을 받아들이고 감정적 표현을 위해 불협화음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 깊이 그 음악을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그는 1651년 음악이론가 바리포누스(H. Baryphonus)에게 다음과 같이 썼다. “나는 순수한 옛 작품과 순수한 법칙을 고수한다.” 이는 옛 대위법적인 음악을 고수한다는 의미이다. 그는 교회콘체르토 ≪오 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Erbarm Dich mein, o Herre Gott, 1634)에 각주를 붙였는데, 이는 자신이 새로운 방식을 사용한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한 내용이었다. “시편가의 몇몇 불협화음은 가사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사용하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태도에 맞게 그의 교회음악은 당대에 새로 나타난 모노디보다는 전부터 전해오는 모테트 양식에 가까웠다.
열성적인 개신교도였던 샤이트의 주요 관심분야는 교회음악이었다. 이에 속하는 작품으로 ≪신악곡집≫과 ≪괴를리츠 악곡집≫(Görlitzer Tabulatur, 1650)의 코랄곡이 있다. 세 부분으로 구성된 ≪신악곡집≫은 오르간곡이 주를 이루나 약간의 코랄변주곡과 춤곡변주곡의 귀중한 자료도 포함되어 있다. ≪신악곡집≫의 몇몇 작품, 특히 판타지와 스벨링크의 영향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노래변주곡은 교회음악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 샤이트는 그의 스승으로부터 기악적인 연주음형들을 취했으며, 그의 바이올린 기술을 계승한 위에 레가토 연주기법을 덧붙였다.
앙상블 음악으로는 ≪음악의 놀이≫(Ludi musici, 1621, 1622, 1625, 1627)가 있다. 이 음악은 세속적, 사교적 성격의 것으로 4권 중 한권만 완전하게 보존되어 있다. 이것은 당시 흔히 작곡되었던 무곡 종류들, 즉 가야르드, 파도바나, 쿠랑트, 알르망드 등과 칸초나, 인트라다와 같은 기악곡을 묶은 악곡집이다. 이런 음악은 당시 할레에서 활약하던 영국 작곡가 브레이드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 외에도 영국작곡가 필립스(P. Philips), 다우랜드(J. Dowland)와 독일의 퓔사크(Z. Füllsack), 헬데브란트(C. Hildebrand)의 영향이 보인다. 샤이트의 앙상블 음악에서 보는 영국의 영향은 앙상블의 구성에서 콘소트(consort)의 형태를, 무곡을 모음곡으로 묶지 않고 단일악장으로 놓아두는 것, 영국의 선율을 선호해 취한 것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작곡방식은 영국적이 아닌, 모방과 이동반복으로 밀집된 것이었다.
그의 작곡의 중심에는 모방양식(카논)이 있었는데, 이는 기악곡이나 성악곡에서 모두 마찬가지였다. 이런 경우 그는 기존의 선율을 고정선율로 사용하였다. 그의 곡 5분의 4 가량이 사람들에게 이미 익숙한 고정선율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그는 한편으로 사람들에게 비교적 익숙하기 어려운 모방양식을 사용했고, 다른 한편으로 익숙한 선율을 통해 청중에게 다가가려고 했다. 그의 작곡가적 위상은 동시대인이었던 쉿츠에 비해 많이 밀리는 모양새이다.
참고문헌
Faber, Rudolf. Hartmann, Philip(Hrsg.). “Samuel Scheidt.” Handbuch Orgelmusik, Kassel, 2002.
Mahrenholz, Christhard. “Samuel Scheidt.” Die Musik in Geschichte und Gegenwart Bd.11, Kassel, 1989.
Seedorf, Thomas. “Samuel Scheidt.” Metzler Komponisten Lexikon, Stuttgart, 1992.
등록일자: 2010.1.12
[장은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