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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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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 시대


"바로크"(프. baroque, 포르투칼어에서 유래, 뜻:"일그러진 둥근 보석")라는 말은 원래 어떤 예술적 특징을 가리키는 단순한 형용사였다. 그 특징이란 "과장되고, 무겁고, 지나치게 장식이 많은" 정도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 말은 미술사에서 고전과 르네쌍스 시대를 두드러지게 하고 그 앞 시대의 비실용적이고 과장된 예술을 낮추어 평가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이를 미술사에서 확정시킨 사람은 부르크하르트(Jacob Burckhardt, 1855)와 뵐프린(Heinrich W lfflin, 1888)이었다. 음악사는 이 용어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이유는 바로크 시대의 음악이 긍정적인 요소를 많이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고전음악 시대로 들어선 18세기 중엽 이후에 매우 부정적 의미의 바로크 음악이란 말을 사용하기는 했었다. 예를 들어 쟝 자크 루소는 그의 {음악사전}(1768)에 바로크음악에 대해 "화성적으로 혼란스럽고, 전조와 불협화음이 가득하고, 노래는 굳어 있고 자연스럽지 못하며, 음정은 잡기 어렵고  움직임은 억지스러운" 것이라고 말한다.  
바로크라는 용어가 음악사에서 일반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20세기에 들어와서이다. 이는 음악학자 리만(Hugo Riemann)과 한드쉰(Jacques Handschin)이 바로크 시대에 대한 음악적 정의를 내린 이후부터이다. 리만은 바로크 시대를 "계속저음의 시대"로, 한드쉰은 "콘체르토 양식의 시대"로 규정했는데, 이는 언어의미적으로 이 시대를 특징지은 것이 아니고, 음악양식적으로 이 시대의 특징을 잡아낸 것이다. 물론 바로크가 지나서도 "계속저음"과 "콘체르토 양식"이 아주 없어진 것은 아니었으나 다른 경향의 음악에 의해 한쪽으로 밀린 것만은 분명했다. 
그 이후로 바로크 시대는 1600- 1750년의 약 150년간을 의미한다. 이는 1600년경에  르네쌍스 시대가 끝나고, 이태리인들의 새로운 음악장르인 오페라와 함께  바로크 시대가 열리는 것으로 본다. 바로크 시대가 1750년에 끝난 것으로 보는 것은 바하가 죽은 그 해를 고전시대와의 분기점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바로크 음악은 새로운 음악 양식을 발전시킨다(몬테베르디식 표현 "제2작법"). 이런 새로운 양식들은 이전의 옛 양식과는 전혀 다른 음악적 사고에 의한 것이다. 
(1)장,단조 화성: 화성학의 형성은 교회 선법을 장단조로 대체시키고, 전통적인 네델란드 악파의 대위법적 음악을 옛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러한 새로운 화성적 사고를 가능케 한 것은 (2)계속저음(Basso continuo)이다. 이것은  16세기 다성음악의 베이스 성부를 자유스럽게  같이 연주하던 저음성부 악기에서 유래된 것이다. 계속저음은 음악이 도중에 끊기는 것을 막으며, 화성을 악보에 기록하지 않고, 기록된 저음 성부, 관련된 숫자와 기호만으로 화성을 연주할 수 있게 한다. 계속저음을 바탕에 깔고 새롭게 만들어진 음악적 방식이 (3)모노디(Monody)이다. 이 말은 원래 고대 그리스에서 한 개의 악기에 의해 반주되는 단선율 노래를 의미했다, 가사를 자유롭게 낭송하기 위해 고안된 바로크의 모노디는 독창으로 불려지며 그 아래에 계속저음 반주가 딸린다. 독창선율과 계속저음이 결합된 상태를 모노디라 부른다. 모노디 음악은 결국에 오페라를 가능케 한다. 이는 그리스의 비극을 오페라로 재현하려 했던 당시 음악가들이 새롭게 성취시킨 음악적 업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바로크 양식으로 중요한 것은 콘체르토 양식이다. 콘체르토(concerto)라는 말은 '경쟁한다'(concertare)라는 개념과 "협력한다"라는 개념이 같이 쓰이는 모순적인 용어 사용을 보인다. 하지만 초기에는 "경쟁한다"는 의미로 더 많이 사용되었고, 후기로 올수록 :협력한다"의 개념이 더 많이 쓰이게 된다. 전자의 개념에 의하면 연주 그룹들끼리, 성부들끼리 경쟁하여 음악적 대조를 이루는 것을 말한다. 각 성부는 장식이나 즉흥연주를 통해 더욱 자유스럽게 형성된다. 이 양식은 콘체르토 장르뿐만 아니라 모든 다른 장르에서도 사용된 원칙이었다. 
①기악과 성악의 경쟁곡: 
악기로 반주되는 성악곡(예:오르간에 맞추어 부르는 독창곡). 
②단순히 '기악음악'이라는 의미. 
③일정한 편성의 음악양식(대표적인 것은 콘체르토 그롯소. 이는 오케스트라 그룹(Concerto grosso)과 독주 그룹(Concertino)이 "경쟁하듯이" 연주한다는 의미. 


바로크 시대에 들어와서는 박자체계가 변한다. 특히 무용음악의 영향으로 강약의 차이가 있는 박자개념이 형성된다. 이를 <단계적 강세 박자>라 한다. 오늘날의 규칙적인 강약을 가진 마디박이 이 때부터 사용된다. 예: 4/4 강 약 중강 약, 3/4 강 약 약.
위와는 반대되는 전통적으로 남아 있는 음악이 있었다(몬테베르디식 표현 "제1작법"). 전통적 네델란드 악파(또는 프랑코 플랑드르 악파)의  선율적, 대위법적으로 고안되는 음악이 바로 옛 양식이다. 이 음악은 화성학 대신에 대위법을, 모노디 대신에 모방양식을, 장단조 조성 대신에 선법성을 사용한다.  이 양식은  <옛 양식Stile antico>과 <교회양식Stile ecclesiastico>이라는 명칭으로 계속 사용되었다. 초기에는 새로운 양식이 옛 양식을 상당한 정도로 밀어내지만, 옛 양식은 바로크 말기에 바흐에 의해 그 절정을 경험한다. 물론 바하에게서는 모노디, 계속저음, 콘체르토 양식과 <단계적 강세박자>도 모두 중요해진다. 따라서 바흐는 새 양식과 옛 양식을 모두 포괄하는 작곡가였다. 하지만 그의 음악에서 더 비중을 갖는 것은 새 양식보다는 옛 양식의 것이다. 왜냐하면 그가 당대의 작곡가에 비해 현저하게 옛 양식에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바로크 음악의 시작은 오페라를 가능케 하기 위해 단순한 음악으로 새로운 시대를 시작하였으나, 후기로 갈수록 다시 르네상스적 음악양식이라고 할 수 있는 폴리포니 음악의 위력이 증대한다. 오늘날 우리가 바로크 음악을 상상할 때에 대단히 장식이 많고, 쉴새없는 움직임을 가진, 비교적 파악이 잘 안되는 어려운 음악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느낌은 고전주의 작곡가들도 갖고 있었다.  사실 음악역사상 가장 비중 있는 폴리포니 음악은 바로크 시대에 나타난다. 바하의 푸가들이 그러한 것들이다. 그러나 바하는 당대의 다른 작곡가들과 비교해 보아도 현저하게 어려운 기법을 구사한 작곡가이다. 바로크의 중심 국가인 이태리만을 두고 보면 바로크 음악이 너무 어려운 것은 아니다(코렐리, 비발디, 프레스코발디 등). 특히 나폴리 악파의 음악은 앞에 열거된 작곡가들의 음악보다 현저하게 가벼워진 것이었다. 그러니까 고전주의의 단순성 앞에 무너진 바로크 음악은 주로 프랑스와 독일의 음악이었다. 18세기 초반에 고전주의적 성향의 움직임이 프랑스(부퐁논쟁)와 -특히 현저하게- 독일에서 일어난 것도 이 지역에서의 어려운 음악에 대한 반작용이었던 것이다. 
이 시기를 대표하는 음악가로는 오페라를 보편적 장르로 성공시킨 몬테베르디, 이태리음악을 수용하여 독일화시킨 쉿츠, 사람들이 접근하기 쉬운 콘체르토를 많이 남긴 비발디, 그리고 이 시대 음악을 종합한 듯한 바하와 헨델이 있다.
[홍정수]

참고문헌:
Jacob Burckhardt: Der Cicerone, Eine Anleitung zum Genuß  der Kunstwerke Italiens, 1855.
Heinrich Wölfflin: Renaissance und Barock, 1888) R. Haas, "Die Musik des Barock", 1928.
M. Bukofzer: "Music in the Baroque Era from Monteverdi to Bach", 1947.  
I. Ahlgrimm: "Zur heutigen Aufführungspraxis der Barock-Musik", 1979.  
W. Braun, "Die Musik des 17. Jahrhunderts", 1981. 
J.-Cl. Veilhan, "Die Musik des Barock und ihre Regeln, 1982.  
J.H. Baron, "Baroque Music. A Research and Information Guide",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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