랙타임(미. ragtime)
1.발생 및 정의
단순히 '랙' 또는 '래그'라고도 하는 랙타임은 전통적인 아프로-아메리카 음악 또는 아프로-아메리카 음악의 영향을 받았던 흥행음악의 한 분야로 발생되었으며, 그 초기의 모습은 1896년 대중음악에서, 1897년 피아노 음악에서 그리고 1898년 기악 앙상블에서 처음 나타난다. 1900년 이후 랙타임에 대하여는 단순한 2박자의 화음을 연주하는 왼손의 반주부에 오른손은 싱커페이션을 가진 오프 비트의 멜로디를 연주하는 음악으로 정의되고 있다.
이 랙타임은 재즈의 출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1900-1910년대 경에 미국적인 대중음악의 하나로 가장 융성하였고, 1920년대까지 지속되었다. 랙타임은 그 형식의 다양성으로 인해 정확히 정의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랙타임은 당시 백인이나 흑인 모두가 연주하며 민속음악적인 성격을 보였던 벤조연주를 피아노 연주로 전환시킨 형태로 볼 수 있으며, 피아노뿐만 아니라 다른 독주악기들에 의한 음악, 앙상블 또는 유행음악 등을 지칭하기도 했다. 하지만 독주악기들 가운데 가장 선호되었던 악기는 피아노이었으며, 이 피아노를 위한 랙타임을 연주하던 피아니스트들에는 스코트 조플린(Scott Joplin) 등과 같은 흑인연주자 뿐만 아니라 백인연주자도 많았다(예, Joseph Lamb).
또 다른 의미에서의 랙타임은 흔히 래깅(ragging)이라고 지칭되기도 하는데, 이는 '재즈화' 또는 다양한 방법과 뿌리를 가진 작곡이 대중음악적으로 변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초기의 재즈앙상블이 랙타임-밴드라 불리기도 하였다.
악보에 의하지 않는 즉흥연주 식의 뉴올리언즈 재즈와는 달리 랙타임은 작곡 되었으며 조성과 멜로디가 뚜렷하다. 이는 행진곡이나 폴카, 카드리유 등과 같은 유럽의 춤곡이나 대중음악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2.클래식으로의 수용
20세기초에 재즈가 전통음악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하면서 랙타임 역시 많은 작곡가들이 관심을 가졌던 분야가 되었다. 미국의 작곡가 찰스 아이브스는 십여 곡의 랙타임을 극장관현악을 위하여 작곡하였다(『Ragtime Dance』 또는 『Ragtime Piece』1902-1904). 유럽에서는 끌로드 드뷔시가 1908년부터 1912년 사이에 작곡한 『Golliwogg's Cake-Walk』(1908), 『Children's Corner』에서의 「The Little Niggar」(1909), 『Minstrels』(1910) 그리고 『Preludes』(1912) 등의 4 개의 작품에서 랙타임을 이용하였다.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는 1918년에 작곡한 『병사의 이야기』에서 랙타임을 소재로 이용하였으며, 이어서 『Ragtime for Eleven Instruments』(1918, P. 피카소의 그림을 표지로)와 『Piano Ragmusic』(1919, A. 루빈스타인에게 헌정)을 작곡하였다. 에릭 사티는 1917년 자신의 발레 『Parade』의 한 부분으로 『Rag-time du paquebot』을 작곡하였으며, 죠르쥬 오릭(Georges Auric)은 1920년에 『Ragtime pour piano』를, 다리우스 미요는 『Trois Rag-Caprices pour piano a deux mains』(1923)를 작곡하였다. 한편 독일의 작곡가 파울 힌데미트 역시 랙타임을 자신의 작품에서 선보이고 있는데, 1926년에 발표한 『1922년 조곡』(1922. Suite für Klavier)의 마지막 5번째 곡에 「Ragtime」이라는 소제를 부여하고 있다.
1933년 쿠르트 작스(Curt Sachs)는 랙타임을 특별한 리듬의 춤곡으로 규정하기도 하였는데, 랙타임이 본격적으로 유럽에 소개된 경로 가운데 하나로 스트라빈스키에게 개인적으로 재즈음반과 악보를 구하여 주기도 하였던 지휘자 에르네스트 앙세르메(Ernest Ansermet)가 1919년 발표한 수필 『Sur un orchestre négro』를 들 수 있다. 그는 이 수필집에서 랙타임 외에도 재즈나 아프로-아메리카 음악을 소개하였다.
참고문헌
김미옥: 재즈의 역사적 사회문화적 음악적 고찰
차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