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카 픽타(라. musica ficta 또는 musica falsa, 뜻 : 가짜음악)
<간단한 설명>
중세부터 사용된 용어이나 주로 13세기에서 16세기까지 헥사코드 음계 이외의 음이 임시표에 의해 사용되는 경우 그 음들을 무지카 픽타(가짜음악)라 했다. 간혹 임시표 자체를 그렇게 부르는 경우도 있었다. 여기에 관한 이론은 요한네스 데 가를란디아, 야코부스 폰 뤼티히, 필립 드 비트리, 프로스도치무스 데 벨데만디스, 팅토리스, 호스비에게서 나타난다. 이들은 불협화음 (특히 증4도, "트리토누스")을 피하기 위한 임시표의 사용을 서로 다른 방법으로 설명한다. 이들로부터 13-16세기의 음악에서 무지카 픽타에 관한 확고한 규칙을 얻어내기란 매우 어렵다. 그래서 그 시대의 음악에 임시표를 어떻게 붙이느냐 하는 것은 아주 큰 문제거리이다.
<자세한 설명>
무지카 픽타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짜 음악’이란 뜻으로서, 중세의 이론가들이 (F헥사코드에 필요한) Bb 이외의 다른 반음(임시표로 만들어지는 반음)들을 일컬은 말이었다. 그것에 대한 설명은 귀도가 헥사코드를 고안한 지 2세기가 지난 13세기부터 나타나며, 그 용어의 언급 자체는 14세기 이론서에 처음으로 포함된다.
무지카 픽타란 용어의 기원은 ‘귀도의 손’(Guidonian Hand)이라고 불린 성가지도의 도표에서 비롯되었다. 이 도표는 왼손의 손가락들 마디마디에 순서대로 헥사코드의 계이름을 지정해 놓은 것으로서, Bb 이외에는 임시표를 갖고 있는 반음이 더 이상 없다. 즉, F 헥사코드(또는 ‘둥근’ 헥사코드)와 관련된 B♭은 ‘무지카 렉타’(Musica recta: 진정한 음[손 안의 음])로서 B음과 나란히 표시되어 있는 반면(넷째와 새끼손가락), 이 도표에서 빠진 나머지 반음들은 ‘손 밖의 음’으로써 ‘가짜 음악’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무지카 픽타는 당시 원칙적으로 악보에 표기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 이유는 귀도의 권위로 말미암아 실제 악보에 ‘가짜음’의 표기를 주저하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도 자명하기 때문에 표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즉, 연주자가 연주 시에 알아서 붙여야 하는 반음들이었다.
이와 같은 당시의 관행으로 말미암아, 많은 근현대의 학자들이 무지카 픽타를 악보에 표기되어 있지 않은 (B♭을 포함한) 모든 반음으로 정의해 왔다. 그러나 ‘손 밖의 음’으로서의 무지카 픽타는 원래 단순히 B♭ 이외의 반음들을 의미했던 것으로서, 그 표기 여부에 기준을 두었던 것은 아니다. 따라서 B♭ 이외의 반음이 악보에 표기되어 있더라도 그 음은 무지카 픽타이다.
무지카 픽타란 개념은 원래 단성성가의 지도를 위해 고안되었던 헥사코드의 부산물이었다. 그러나 차차 다성음악에서의 반음의 사용이 다양해지면서 중세 후반기의 이론가들은 대부분 무지카 픽타에 대한 논의를 다성음악으로도 확대시킨다. 다성음악에서의 무지카 픽타의 사용은 필요에 의한 것(causa necessitatis)과 미적인 이유(causa pulchritudinis)로 나뉘어 설명되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전자는 수직적 음향에서의 필수적인 첨가로서 증감음정을 완전음정으로 교정하는 것으로, 후자는 선율에서의 관행에 따른 첨가로 해석된다. 그 관행은 이끔음과 부드러운 성부 진행을 위한 것이었는데, 단성음악뿐만 아니라 다성음악의 대위법적 진행이론으로도 흡수되는 것이다. 그 밖에, 이론서에는 아직 전혀 언급이 없으나, 근대적 기법인 수사학적 표현 수단으로 쓰인 예도 드물게 나타난다.
참고문헌
김미옥: 김미옥: 중세음악 역사 이론, 심설당, 2005.
등록일자: 2007-04-19
김미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