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음악이론용어
선율(旋律)||가락 [melody, Melodie]
2,535회
선율/가락(旋律, 영.melody, 도.Melodie)

[간단한 설명]

음악의 음높이 배열 및 그것의 연결. 분명하게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함. 대개 노래할 수 있을 정도의 형태를 가진 것을 뜻함. 예: 선율적이다.

[자세한 설명]
일반적으로 말하는 음악의 3요소(선율.리듬.화성) 중 그 이론이 가장 정리되지 못한 부분이 바로 이 선율에 관한 것이다. 그 어려움은 선율이 리듬과 불가분리의 관계를 가지고 있고, 화성적 요소까지도 포함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거기에다가 모든 선율들, 특히 기악적 선율까지 포함하는 선율론은 너무나 광범위하다. 여기의 선율론은 우리가  흔히 '노래'라고 말하는 단순한 선율에 한정시켰다. 리만 사전은 노래같은 선율(Riemann.522 "Liedhafte Melodie")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①교육받지 못한 사람의 목소리가 낼 수 있는 음역에 머문다.

②음절적 성격을 갖고 있다(한 음에 한 음절씩 붙는 형태).

③대체적으로 비음계적 음의 출현이 없거나 드물다.

④똑 같은 길이의 행과 행이 이어지면서 좌우균형적인 주기를 구성한다.

⑤단일한 조성을 보이며, 예외적으로 단순한 전조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위의 내용을 좀 더 구체화 시키자면, △음역이 옥타브 이내 또는 그것을 조금(2-4도 정도) 넘는 것이고, △음절과 음들이 거의 동일하게 나타나 음들만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멜리스마가 없거나 예외적으로 있으며, △일정한 사용음계 안에서 움직이므로써 예측적 음계구성을 보이고, △한번 제시된 일정한 시간 단위만큼 다시 채워지는 주기적이고 균형적인 구조를 가졌으며, △조성이 확고하다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위의 성격규정에는 빠진 요소들이 있는데, 그것은 반복적 특징이다:

①리듬이 반복되는 경향을 보인다. 즉, 짝수박자나 홀수박자로 시작하면 계속 같은 박자 형태를 유지한다. 일정한 리듬 틀(한국음악의 '굿거리 장단', 서양 춤곡의 '사라방드', '삼바' 등)의 반복에 맞추어 만들어진 것이 많다.

②리듬과 함께 음높이까지 동일하게 반복하는 선율이 많다. 따라서 aaba 등과 같이 동일한 선율을 같은 알파벳으로 표시할 수 있게 한다. 이로 인해 노래선율을 같은 행과 다른 행을 구분하는 분석이 가능하게 된다.

반복의 종류

①그대로 반복. ②이동반복(동형진행). ③변주반복. ④확대반복. ⑤축소반복.

노래선율에서 가장 많이 보는 반복의 종류는 '그대로 반복'이며, '이동반복'도 자주 보는 것 중의 하나이다. 변주반복은 드문 편이다. 확대반복과 축소반복은 지극히 드문 현상이다. 이러한 반복형태를 보아 노래선율에는 가장 기초적인 반복 종류가 사용된다.

위의 반복은 선율에 한해 논의된 것이다. 그러나 리듬형태를 봐도 똑같은 반복종류가 있을 수 있다. 즉 리듬에서도 '그대로 반복', '변주반복'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동반복은 리듬의 성격상 있을 수 없다. 한편 드물게 보는 확대반복과 축소반복은 음높이는 같고 리듬만 변하는 성격의 것이 대부분이다.

선율의 성격을 만드는 것은 조성(또는 선법성)과 리듬이다. 리듬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템포 역시 선율의 성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이다.

조성은 한 옥타브 내에 있는 구성음들이 형성하는 음정 간격의 순서에 따라 그 성격이 결정된다.  그리고 조성의 성격은 선율의 종지에서 예외없이 드러난다. 종지는 리듬의 중요 부분과 겹쳐서 나타난다. 즉 선율의 한 주기가 마감되는 부분에서 사용된다. 이렇게 중요한 리듬적.선율적 매듭 부분은 선율을 내적으로 통제하는 축이 된다. 그런데 음악적인 다양성을 구사할 수 있는 여지가 아주 좁은 곳이 바로 이 부분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예를 들어 장조와 단조는 맨 아래에 놓인 3음들이 장3도를 이루느냐 아니면 단3도를 이루느냐로 구분되는데, 종지는 바로 이 제한된 음렬을 직간접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선율의 시작 부분은 더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모티브나 테마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조성은 상당한 정도로 외부적으로 드러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선율에 대해서 의식할 때에는 리듬보다는 음의 높낮이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듬은 선율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숨겨진 틀이라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조성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종지도 리듬의 틀에 실려 진행되기 때문이다. 선율이 가진 리듬 자체만 따져도 반복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①박자 종류의 반복(짝수 박자, 홀수 박자)

②마디의 틀을 이용한 반복(갖춤 마디, 못갖춤 마디)

③짝수의 마디 요구. 한 마디는 다른 한 마디를 요구하여 두 마디를 이루고, 두 마디가 끝났으면 두 마디를, 네 마디가 끝났으면 네 마디를 요구하는 성격이 있다. 이러한 일정한 시간의 요구는 거의 강요라고 느껴질 것이다.

④가사의 정형적 수에 따른 리듬의 반복. 예를 들어 4.4조에서의 네 음절 단위는 같은 리듬을 부여받는다.

⑤시의 한 행(4마디)을 어떤 일정한 리듬형태로 만들고, 다음에 오는 행들을 모두 같은 리듬으로 만든다. 

⑥한국음악에서의 장단처럼 일정하게 이미 정형화되어 있는 리듬 틀에 맞추어 선율이 붙여질 때에 선율은 기본적으로 같은 리듬이 약간 변주되기도 한다. 이 때 장단은 그대로 반복인 경우가, 선율은 변주 반복인  경우가 많다. 

위와 같은 선율은 규칙적 반복을 할 경우,좌우균형적 틀을 갖게 된다. 이러한 특징들이 그대로 들어맞는 음악은 친근하기는 하지만 매우 진부하게도 들린다. 거기에서 의외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위와 같은 반복적 특징이 그대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위의 성격이 전혀 없는 음악은 더 어렵게 들려지고, 통일된 느낌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 

위와 같은 정형성을 부러 회피하는 음악이 나타난다. 손쉬운 것은 다음과 같다.

①홀수 박자에서 짝수박자로 넘어가는 선율. 그 반대도 가능하다 더 드물다.

②못갖춤 마디에서 갖춤 마디로, 또는 갖춤 마디에서 못갖춤 마디로 변하는 선율.

③짝수의 마디 단위가 지난 후 홀수의 마디 단위가 나오게 할 수 있다.    

④가사의 운율 단위들(예:4.4조)에 서로 다른 리듬이 부여된다.

⑤일정하고, 공통적인 리듬을 가진 행(4마디)과는 다른 리듬을 가진 행을 만들거나, 더 짧거나 긴 행을 만든다.

⑥장단의 일부를 늘이거나 길이를 생략하여 다른 길이의 장단을 만든다.

[홍정수]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