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나진규
등록일자: 2007-09-12
듀엣 I, 바흐 BWV 802 [Bach: Duetto I, BWV 802]
이 곡은 『클라비어 연습곡 제3부』에 속해있는 4개의 듀엣(BWV 802-805) 중 첫 번째 곡이다. 4개의 듀엣은 선율적이며 대위법적인 ‘2성부 인벤션’의 형태를 띠며, 철저히 주제-모티브적인 후기양식적인 구성을 보여준다. 이것들은 페달성부가 없는 까닭에 당연히 쳄발로로 연주될 수 있다. 첫 번째(e단조)와 세 번째 듀엣(G장조)이 춤곡적인 성격을 강하게 띠는 반면, 두 번째(F장조)와 네 번째 듀엣(a단조)은 날카로운 반음계적 진행을 주된 특징으로 한다.
이 첫 번째 곡은 3/8박자의 총 73마디로 이루어졌다. 약 6마디의 주제는 32분음이나 16분음으로 진행하며, 운동성이 강하다. 선율형태에 따라 주제는 여러 마디그룹으로 세분화된다. 예로서 마디 1은 음계적 선율로 이루어진 반면, 마디 2-3은 이동반복적 형태의 반음계적인 선율로 이루어졌다. 나머지 마디들은 분산화성적인 선율진행을 주된 특징으로 한다. 특히 마디 2-3의 반음계적인 음형진행은 대선율인 왼손의 진행과도 유사하다. 대선율은 주제보다 한 마디 늦게 도입되며 일관적인 8분음진행에 기초한다. 이것은 옥타브도약과 반음계적인 진행을 반복하다 마지막엔 활 모양의 순차진행을 한다. 마디 7이하에서는 이중대위법형태로 성부들이 뒤바뀌어 오른손이 대선율을, 그리고 왼손이 주제를 연주한다. 마디 13이하에서는 마디 6의 선율이 양손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모티브적으로 가공된다. 그런가 하면 마디 18이하에서는 마디 1의 음형이 양손에서 한 마디의 간격을 두고 나타난다. 마디 22이하에서는 마디 2이하가 한 옥타브 올려져 반복되는데, 이때 왼손은 대선율을 전위형태로 연주한다. 이러한 식으로 주제와 주제의 모티브들은 곡의 마지막까지 계속 가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