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나진규
등록일자: 2007-10-06
그리스도가 죽음의 사슬에 묶이셨었네, 바흐 BWV 718
[Bach: Christ lag in Todes Banden, BWV 718]
이 곡은 개별적으로 전해진 바흐의 코랄편곡으로서 위에 언급된 코랄에 기초한다. 이 코랄은 루터의 가사와 선율에 기초해 1524년에 나타났다. 원래 루터의 선율은 그레고리오성가의 부활절 세쿠엔치아(Victimae paschali laudes)를 본 딴 것이며, 선율의 후반부는 발터(Johann Walter)에 의해 편곡된 것이다. 코랄의 가사는 죽음의 사슬에 놓이셨던 예수가 부활하여 우리에게 생명을 주셨으니 기뻐하고 감사하자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대부분의 부활절 가사처럼 매 절은 할렐루야로 끝맺는다.
이 곡은 e단조/도리안의 4/4박자에 기초하며, 총 77마디로 이루어졌다. 이 곡은 북독일악파를 모범으로 한 전형적인 코랄판타지로서, 여러 단락으로 나뉘어 있으며, 단락들은 템포나 리듬에서 상당히 대립적이다. 정선율은 소프라노에 위치하며, 심하게 장식되어 나타난다. 성부수는 각 단락 안에서도 상이해, 첫 번째 단락인 마디 1-23은 두 그룹으로 세분화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즉, 처음의 15마디는 2성부로, 마디 15이하는 3-4성부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단락에서 반주성부들은 하행하는 3개의 음(♬♪)을 모티브로 갖는 연속적인 하행선율을 연주하여 그리스도의 죽음을 선율적으로 상징한다. 두 번째 단락(마디 24-42)은 다시 16분음 진행의 2성부로 시작하여, 8분음 셋잇단음진행의 3성부로 넘어간다. 세 번째 단락(마디 43-61)은 16분음진행에 기초하며, 하행적 음형의 이동반복 안에서 진행한다. 음형반복에 따라 건반도 자주 바뀌며(Oberwerk, Rückpositiv), 이로 인해 이 단락은 즉흥적인 성격을 강하게 띤다. 네 번째 단락(마디 62이하)은 곡의 처음과 같이 다시 2성부로 진행하는데, 이때 16분음들은 병진행을 그리고 2분음들은 모방진행을 주로 한다. 마디 75이하는 4성부로 이루어져, 곡의 종결부에 알맞게 강한 음량을 내도록 작곡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