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비극(Tragédie lyrique) 또는 음악비극(Tragédie en musique):
프랑스어 Lyrique는 어원적으로 보아 "서정적"이라는 말뜻이지만 여기에서 사용된 의미는 "음악적"이라는 의미에 더 가깝다. 이 오페라는 17-18세기에 프랑스의 궁정에서 선호된 비극적 내용의 것이다. 이태리 초기 오페라처럼 그리스 비극을 모델로 한 것이다. 륄리는 궁정발레, 코메디 발레, 전원극의 잡다한 전통을 통합.발전시켜 프롤로그와 5막으로 구성된 서정비극을 만들었다(최초의 작품: Cadmus et Hermione 1673). 고대.중세.르네쌍스 시대의 신화를 소재로 했다.
륄리의 서정비극에서 음악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레치타티보인데, 이는 그 낭송방식이나 시의 형식은 코메디 프랑세스의 비극 전통으로부터 가져온 것이다. 레치타티보 이후에는 짧은 아리오조가 뒤따를 수 있다. 그리고 아리아에 해당하는 에르(Air)의 종류들은 다양하다(2부분 형식, 3부분형식. 반복구'refrain' 에르). 2중창, 3중창, 대합창도 나온다. 기악곡으로는 이른바 "프랑스 서곡", 묘사적 심포니, 프렐류드, 발레음악 등이 있다. 이러한 륄리가 세운 틀은 이후에 오는 작곡가들에게도 모범적인 것으로 남는다. 샤르팡티에(M. A. Charpentier), 캄프라(A. Campra), 데스마레(Desmaret), 몽테클레르(Montéclaire), 데스투쉐(Destousches), 모레(Mouret)들이 그들이다. 그 후 서정비극은 라모에 의해 약간의 음악적 변화가 가미되면서 계승된다. 18세기 초반에 부퐁의 논쟁을 통해 루쏘와 같은 이태리 음악파들에 의해 비판된다. 라모가 죽자 새로 나온 오페라 코미크에 의해 밀려난다. 그러다가 글룩에 의해 다시 나타나기도 하는데(『이피제니와 올리드』 1774), 이는 대본의 소재와 정신이 그렇다는 것일 뿐 음악적으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서정비극은 18세기말에 <서정 드라마>(Drame lyrique)에 의해 교체된다.
[홍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