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음곡(프. suite, 일: 조곡'組曲').
<간단한 설명>
여러 개의 춤곡을 한꺼번에 묶은 것을 모음곡이라고 한다. 16세기에 류트 곡으로 발생한 모음곡은 1650-1750년에 쳄발로와 류트를 위해 가장 중요한 장르였다. 프랑소와즈 쿠프랭, 라모, 바하, 헨델 등이 탁월한 모음곡을 썼다. 모음곡을 구성하는 곡의 수는 3-4 또는 10곡 이상을 넘어서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나 공통적인 기본 구조는 있다. 초기에는 모음곡의 핵심춤곡으로 파반느, 가야르드, 알레망드, 쿠랑트가, 1620년경부터는 알레망드, 쿠랑트, 사라방드, 지그가 사용되었다. 이러한 핵심곡에 다른 곡들이 첨가되었다(미뉴에트, 리고동, 파쓰피에, 루레, 가보트, 뮈제트, 론도, 브랑르, 파싸칼리아). 모음곡들은 한 묶음 안에서 같은 조를 사용하지만, 서로 간에 리듬의 변화로 인해 성격적 대조를 이룬다. 규모가 큰 모음곡에서는 알르망드 앞에 장엄한 서주(Ouverture 또는 Prelude)가 붙는다. 19세기의 모음곡들은 18세기의 것들처럼 어떤 정형을 갖지 않는다. 왈츠, 폴카, 폴로네즈 등의 새로운 춤곡이 사용되기도 했고, 심지어는 소나타 형식까지 사용되었다(차이코프스키, 드보르샥, 비제, 그리그 등).
<자세한 설명1>
모음곡은 여러 상이한 춤곡들의 연속으로 구성된 다악장의 작품을 말한다. 모음곡의 초기형식은 중세에 나타났는데 이미 그때에 원무와 후속춤, 즉 짝수와 홀수박자로 쓰여진 조용하고 생기있는 춤들의 묶음이 그것이다. 모음곡이라는 용어는 프랑스의 악보출판업자 아테냥이 출판한 1557년의 작품집에 최초로 나타난다. 초기의 모음곡은 류트곡이었으나 1650-1750년에는 류트 이외에도 쳄발로를 위해 많이 쓰여졌다.
기악음악의 발전과 함께 춤의 종류도 원무와 후속춤 이외의 다른 형식의 춤들로 많이 나타난다. 프랑스와 이태리 그리고 독일에서는 개개의 민속음악에서 출발한 독창적인 춤들이 발전한다. 16·17세기에는 이들의 춤들이, 물론 나라마다 다르게, 하나의 모음곡으로 묶여진다. 모음곡을 구성하는 곡의 수는 3-4곡에서부터 10곡 이상을 넘어서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모음곡의 핵심을 이루는 춤곡으로서는 초기에 파바느, 가야르드, 알르망드, 쿠랑트가 그리고 1620년경부터는 알르망드, 쿠랑트, 사라방드, 지그가 있었다. 이러한 핵심곡에 다른 곡들이 첨가될 수 있었다(미뉴엣, 리고동, 파쓰피에, 루레, 가보트, 뮈제트, 롱도, 브랑르, 파싸칼리아). 모음곡들은 한 묶음 안에서 같은 조성을 사용하지만, 리듬의 변화로 인해 서로 간에 성격적 대조를 이룬다. 규모가 큰 모음곡에서는 알르망드 앞에 장엄한 서주가 붙기도 한다.
모음곡이 초기에는 궁정의 발레를 위해 쓰여졌다고 하면 18세기에는 점점 높은 예술적 수준을 가진 독자적인 기악작품들로 변해간다. 쿠프랭, 라모, 바하, 헨델 등이 탁월한 모음곡을 썼다. 이중 바하의 모음곡은 특히 유명한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프랑스 모음곡』과 『영국 모음곡』이 있다. 이들의 구성요소는 상이하여 『프랑스 모음곡』은 4개의 핵심악장과 사라방드와 지그 사이에 첨가된 여러 개의 춤곡으로 구성된 반면 『영국 모음곡』은 각 곡마다 프렐류드가 딸린 형식을 취한다. 헨델의 모음곡으로는 「수상음악」과 「불꽃놀이」를 들 수 있다.
16-18세기에는 모음곡을 위한 다른 명칭들도 사용되었다: ①파르티타(partita): '부분'을 의미, ②오르드르(ordre): '순서'를 의미, ③우베르튀르(Ouverture): '서곡'을 의미, ④자유로운 제목: 예: 샤인의 「음악의 잔치」(Banchetto musicale 1617).
모음곡의 전통은 18세기 중엽까지 살아 있었으나, 세레나데, 소나타, 심포니 등에 의해 밀려난다. 19세기의 모음곡은 18세기의 것들처럼 어떤 정형을 갖지 않았다. 왈츠, 폴카, 폴로네이즈 등의 새로운 춤곡이 사용되기도 했고, 심지어는 춤과 상관 없는 소나타 형식도 사용되었다(차이코프스키, 드보르샥, 비제, 그리그 등). 19세기 이후 오늘날까지의 모음곡들은 주로 발레를 위한 것이다. 대표적인 작곡가로 차이코프스키를 들 수 있다(「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 새로운 시도로 20세기에 들어와 바르톡의 무용모음곡과 쇤베르크의 특정한 악기를 위한 모음곡들이 있다(예: 「현악기들을 위한 모음곡」).
등록일자: 2004-04-16
나진규
<자세한 설명2>
여러 개의 곡을 한꺼번에 묶은 것. 본래 쉬트(Suite)는 기악적 춤곡을 묶는 것이었다. 쉬트(모음곡)라는 용어는 16세기 중반에 나타났지만, 그것이 유럽에서 일반화된 것은 17세기의 일이다. 17세기 이후 춤곡과 상관없는 곡들도 -예를 들어 프렐류드, 소나타, 표제적인 성격소곡 등도- 모음곡으로 묶인다. 또한 19세기 말과 20세기에는 춤곡이 아닌 것으로 만들어진 모음곡들도 나타난다. 모음곡이 체제를 갖추어 나타난 것은 16세기에 류트 곡에서이지만, 그 이전에도 춤곡을 묶어 연주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 모음곡으로 중요한 것들은 1650-1750년에 나타난 류트, 쳄발로, 기악앙상블을 위한 것이다. 이것은 당대 가장 중요한 기악곡 장르였다.
중세에 전해오는 모음곡은 -에스탕피(Estmapie)와 같은- 한 종류의 춤곡을 묶은 것이 있으나, 이는 단지 악보로 전해진 것만 그러할 뿐 실제로는 여러 춤곡들을 묶어 연주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14-15세기에는 다른 종류의 춤곡들, 특히 빠르기가 서로 다른 곡들을 연결한 곡들을 볼 수 있다. 예를 도메니코 다 피아첸차(Domenico da Piacenza, 1416)의 바쓰 당스(Basse danse)가 그러한 것들이다.
16세기 기악을 위한 춤곡은 많은 수가 작곡되었다. 그 악보는 대부분 17세기에 기록되었는데, 아직 개별적 춤곡이었고,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묶어 연주하는지는 연주자에게 맡겨졌다. 모음곡으로 출판된 경우로는 리듬을 달리하여 얻은 곡들을 결합 한 것, 그리고 자유로운 변주곡들을 결합한 것이 있다. 같이 묶인 곡들은 주로 조성적 공통점에 의해 묶이는데, 이런 성격이 18세기까지 지속된다. 이 모음곡들은 대체적으로 두 곡씩 묶었는데, 파바느(Pavane)-가야르드(Galliarde), 파바느-살타렐로(Saltarello, 또는 발로 Ballo-살타렐로Saltarello)로 묶인 경우가 많았고, 프랑스와 네델란드에서는 론도(Rondo)-살타렐로, 알르망드(Allemande)-살타렐로, 바쓰 당스-투르디옹(Tourdion), 독일에서는 탄츠(Tanz)-후프아웁(Hupfauf)와 같은 방식으로도 묶였다. 그러나 이태리의 류트 음악에서는 더 많은 곡들이 묶였는데, 같은 종류의 춤곡 여러 개를 묶거나(예: 파바느-살타렐로 I, II, III) 또는 다른 종류의 춤곡 여러 개를 묶은 것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페트루치(Petrucci 1508)에게서 나타나는 파바나(Pavana)-살타렐로(Saltarello)-피바(Piva)의 묶음이 그것이다. 16세기 모음곡 중 더 다양한 묶음으로는 반복구(recoupe)와 변주를 집어넣은 것이 있다(예: 아테냥 1530: 바쓰 당스Basse danse-레쿠프Recoupe-투르디옹Tourdion). 그런가 하면 춤곡과 상관없는 토카타, 판타지, 칸쪼네와 같은 기악곡을 묶는 경우도 이태리와 영국에서 있었다.
바로크(1600-1750) 시기의 새로운 모음곡 현상은 이태리의 오페라와 발레음악으로부터 유래한다. 대표적인 예로 알레그리(L. Allegri)의『음악책 1권』(Primo libro delle musiche, 1618)에는 2-7개 곡들(Ballo, Gagliarde, Corrente, Canario, Gavotta, Brando, Ritornello 그리고 비춤곡)을 묶은 모음곡 8개가 그것이다. 그 이후 모음곡들은 이태리에서 주로 실내 소나타에, 영국에서 가면극(Masque)에, 프랑스에서 궁정발레(Ballet de cour)에 많이 사용했다. 발레 모음곡과 오케스트라 모음곡은 본래 오페라에 사용된 발레음악을 오케스트라를 위해 모음곡으로 만든 것이다. 여기에는 퍼셀, 륄리, 라모가 여러 작품들을 남겼다. 프랑스에서는 실내악 편성의 오케스트라 모음곡 이외에도 류트(D. Gaultier), 쳄발로를 위한 모음곡이 동시에 애호되었다.
바로크 모음곡은 개개 악곡의 수가 3-4 또는 10곡 이상을 넘어서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나 자주 눈에 띄는 공통적인 기본 구조가 있다. 즉 1620년경 이전에는 모음곡의 핵심춤곡으로 파반느, 가야르드, 알르망드(Allemande), 쿠랑트(Courante)가 사용되었고, 그 이후로는 알레망드, 쿠랑트, 사라방드(Sarabande), 지그(Gigue)가 가장 흔히 쓰이는 것으로 정착되었다. 이러한 핵심곡에 다른 곡들이 첨가되었다. 예: 미뉴엣(Menuett), 리고동(Rigaudon), 부레(bourée), 가보트Gavotte), 뮈제트(Musette), 론도, 브랑르(Branle), 프렐류드(Prelude), 샤콘느(Chaconne), 팟사칼리아(Passacaille) 등. 모음곡들은 한 묶음 안에서 같은 조를 사용하지만, 서로 간에 리듬의 변화로 인해 성격적 대조를 이룬다. 규모가 큰 모음곡에서는 알르망드 앞에 장엄한 우베르튀르(Ouverture 또는 Prelude, 의미: “서곡”)가 붙는 관행이 있다. 따라서 이런 곡들은 아예 “우베르튀르”라고 불리기도 했다.
모음곡은 18세기에 점점 높은 예술적 수준을 가진 독자적인 기악작품들로 변해갔는데, 쿠프랭, 라모, 바하, 헨델 등이 탁월한 작품들을 썼다. 이 중 바하의 모음곡이 특히 유명한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쳄발로를 위한『프랑스 모음곡』과 『영국 모음곡』이 있다. 이들의 구성요소는 상이하여 『프랑스 모음곡』은 4개의 핵심악장과 사라방드와 지그 사이에 첨가된 여러 개의 춤곡으로 구성된 반면 『영국 모음곡』은 각 곡마다 프렐류드가 딸린 형식을 취한다. 바흐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우베르튀르 모음곡 네 곡(BWV 1066-1069)은 프랑스 풍의 것이다. 헨델의 모음곡으로는 오케스트라를 위한『수상음악』과 『왕궁의 불꽃놀이』를 들 수 있다.
모음곡 전통은 18세기 중엽까지 살아 있었으나, 세레나데, 소나타, 심포니 등에 의해 밀려난다. 고전주의자로 모음곡을 쓴 사람은 모차르트 밖에 없는데, 그의『헨델의 취향』(Händel's Geschmack, KV.385i)은 옛 모음곡의 도식(알르망드, 쿠랑트, 사라방드, 지그)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베토벤과 슈베르트는 예술음악이 아닌, 실용적 춤곡을 쓴 것이 있는데, 이는 옛 전통과 무관한 렌들러, 폴로네즈, 왈츠 등의 새로운 춤곡이었다. 19세기에는 옛 바로크 모음곡 전통을 살려서 청중과 너무 거리가 멀어진 심포니와 같은 기악에 대립되는 장르로 되살리려는 노력이 있었다(라프‘J. Raff’, 락흐너‘Fr. Lachner’) 등.
19세기에는 오페라와 발레로부터 음악을 끌어내어 모음곡을 만들어내는 일이 유행했다. 예를 들어 비제의 『아를르여인 모음곡』(Arlérsienne Suite Nr.2)은 작곡자가 죽은 후, 같은 이름의 오페라로부터 음악을 끌어내어 귀로(B.E.Guiraud)가 오케스트라 곡으로 만든 것이다. 이런 종류의 것으로는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모음곡』(1882)과 『호두까지 인형 모음곡』(1892)이 있다. 바르톡의 『놀라운 만다린 모음곡』(op.19, 1919) 등이 있다.
19세기 말 이후에는 춤곡과 아무 상관없는, 모음곡들이 많이 나타났다. 또한 모음곡을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알 수 없는 자유스러운 곡들이 많이 나타났다. 표제적으로 작곡한 것으로는 레거의 『낭만적 모음곡』(Romantische Suite, op.125, 1912)이 있는데, 이는 아이헨도르프(Eichendorf)의 시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매우 통일성이 강한 기악곡의 모습을 보이는 그리그의 『서정적 모음곡』(Lyrische Suite op.54, 1891)과 같은 것도 있다. 또한 이국적 취향을 음악에 담아 모음곡이라고 생상의 『알제리 모음곡』(Suite algérienne, op.60, 1880)도 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림스키 코르자코프의 교향적 모음곡 『세헤라자데』(op.35, 1888)는 테마 모티브 작업을 중심으로 한 표제적 작품이다.
한편으로 19세기 말과 20세기에도 옛 전통을 잇는 수많은 모음곡들이 작곡되었다. 예를 들어 알베니츠의 『옛 모음곡』(Suite antigua, Nr.2, op.64, 1887), 리하르트 슈트라우쓰의 『프랑수와 쿠프랭의 건반악기 음악에서 나온 춤곡모음곡』(Tanzsuite aus Klavierstücken von François Couprin, 1923), 드뷔시의 모음곡 『피아노를 위하여』(Pour le piano, 1894-1901) 등이 그러한 것들이다. 차이코프스키는 또한 네 개의 오케스트라 모음곡(1879-1887)를 썼는데, 이것들은 지그, 가보트, 푸가와 같은 바로크적 악곡 이외에도 자국의 민요적 요소, 스케르쪼, 모차르트 테마 등이 뒤섞인 것들이었다.
20세기에는 성악곡도 모음곡의 이름으로 나타난다. 스트라빈스키의 『목신과 목동』(Faune et bergère op.2, 1906)은 메조소프라노와 오케스트라를, 티페트(M. Tippett)의 『샤이어 모음곡』(The Shires Suite,1965-1970)는 혼성합창과 오케스트라를, 쇼스타코비치의 『메켈란젤로 부오나롯티를 의 시에 의한 모음곡』(op.145, 1974)은 베이스와 피아노를 위한 곡이다.
20세기의 무조적 모음곡으로는 쇤베르크의 12음기법의 『피아노모음곡』(Klaviersuite op.25, 1921-23), 하우어(J. M. Hauer)가 자신의 12음기법으로 작곡한 8개의 오케스트라모음곡(1924-27), 하바(A, Hába)의 미분음적 모음곡들(1922-69), 베르크의 잘 알려진 『서정적 모음곡』(Lyrische Suite, 1925-26) 등이 있다.
20세기에는 재즈 음악도 모음곡으로 묶여 작곡된다. 힌데미트의 모음곡 『피아노를 위한 1922』(1922 für Klavier, 1922), 슐호프(E. Schulhof)의 『피아노를 위한 파르티타』(Partita für Klavier, 1922) 등이 있다. 슐호프의 파르티타는 개개의 곡들에 탱고 랙(Tango Rag), 템포 디 랙(Tempo di Rag), 보스톤 왈츠(Valse Boston), 쉬미(Shimmy)와 같은 제목을 달았다. 재즈 음악가들도 여러 곡들을 묶어 모음곡을 만들었다. 예를 들어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의 『딥 사우스 모음곡』(Deep south Suite, 1946)과 같은 것이다.
등록일자: 2005-10-25
홍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