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치타티보 (이: recitativo. 일본어: 서창'敍唱')
레치타티보는 노래의 일종이긴 하지만, 그 특징은 언어가 가진 자연스런 억양을 모방하고 강조한다는 데에 있다. 1600년경 이태리에서 오페라와 함께 레치타티보가 발생했는데, 독창과 반주의 구조로 되어 있다. 오페라에서 레치타티보는 아리아들 (또는 앙상블이나 합창) 사이에 나타나 극적 진행을 맡는 역할을 한다. 낭송적 성격으로 인해 레치타티보에서는 순수음악적인 프레이즈와 리듬은 크게 중요시되지 않는다. 이러한 제한성에도 불구하고 레치타티보는 음악 역사에서 다양한 유형으로 발전한다. 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7세기 초의 레치타티보는 고대 그리스의 드라마를 재현하려고 한 것이 그 출발점이었다.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이 계속저음에 맞춘 단선율 노래인 모노디이다. 이러한 초기의 레치타티보는 유형에 따라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로 단순 낭송형식(stile narrativo)을 들 수 있는데 선율이 언어의 구문에 따라 만들어지며 마침부호, 콤마, 행의 끝, 의미의 변화에 따라 음악적 단락이 이루어졌다. 리듬도 가사의 낭송리듬을 따랐고 화성 또한 머물러 있다가 내용의 변화와 함께 이동하는 형태를 취하였다. 둘째로 레치타티보 양식(stile recitativo)을 들 수 있는데 위의 것보다 약간 더 음악적인, 다시 말해 덜 언어적인 낭송형식을 의미하였다. 셋째로 공연 양식 (stile rappresentativo)을 들 수 있는데 이것은 표현력이 강한 마드리갈 방식을 통해 주인공들의 감정상태를 묘사하는 것이었다. 이 양식은 후에 아리오조로 발전하여 초기의 오페라 아리아와 가까워진다.
18세기의 레치타티보는 두 개의 상이한 표현형식으로 세분화된다: 아콤파냐토 레치타티보(Accompagnato-Recitativo)와 세코 레치타티보(Secco-Recitativo). 아콤파냐토 레치타티보에서는 노래가 계속저음과 더불어 여러 악기들에 의해 반주된다. 이때 기악성부들은 가사의 분위기나 표현을 두드러지게 하는데 예를 들어 바하의 「마태수난곡」(1729)에서는 음들을 길게 지속하는 현악기들을 통해 고난당하는 예수가 성격적으로 표현된다. 강한 독주적 기악파트를 갖는 아콤파냐토 레치타티보도 바로크 시대의 오라토리오나 수난곡들에 자주 등장한다. 오페라에서 아콤파냐토 레치타티보는 주로 아리아의 도입을 위한 극적 전주의 역할을 담당한다. 세코 레치타티보는 계속저음 악기들에 의해서만 반주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메마른'(dl.secco) 느낌을 준다. 세코 레치타티보는 부파 오페라에서 '빠른말 양식'(Parlando)으로 발전한다.
19세기에는 레치타티보 대신 장면음악(Szene)이라는 용어가 많이 쓰이는데 이는 아콤파냐토 레치타티보에 색채감을 더한 것으로서 자연스러운 곡의 흐름과 자유스러운 형식을 강조한 것이었다. 이러한 장면음악의 특징을 극단적으로 발전시킨 사람은 바그너로 그는 여기에서 이른바 언어적 노래(Sprechgesang)를 이끌어내는데 이것은 오페라 전체를 통해 흐르는 반주 레치타티보를 의미한다.
[나진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