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뉴엣(프. menuett)
옛 프랑스어 menuet은 좁은 걸음(menu pas)의 의미를 가졌다. 미뉴엣은 쌍쌍으로 추는 춤으로서 17세기 중엽 프랑스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653년 루이 14세 때 륄리의 음악에 처음으로 사용되면서 궁중음악에 편입된 것으로 전해온다. 그 후 프랑스 궁정에서는 여러 무용곡 중 맨 끝에 나타난다. 1670년에 샹보니에는 이 무용곡을 모음곡에 삽입했다. 이런 현상은 독일 작곡가들에게서도 나타난다. 무파트(Georg Muffat)의 프로리레기움(Florilegium, 1695-98)에서는 쌍으로 묶여져 나타나는 가장 자주 보이는 음악이었다. 쌍으로 나타나는 미뉴엣은 두 번째 것이 연주되고 난 다음에 첫 번째 것을 반복한다. 이런 연결은 후에 “미뉴엣과 트리오”라 불리게 된다. 이는 두 번째 미뉴엣이 대체로 3성부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뉴엣은 18세기와 19세기 초에 유럽에 널리 퍼졌다. 미뉴엣을 작곡하지 않은 18세기 작곡가는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 무용음악은 당시에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음악적으로 미뉴엣은 3/4박자의, 각각 반복되는 두 부분들로 이루어졌다. 각 부분들은 4마디, 8마디 식으로 좌우균형이 확실하게 이루어져 있다.
미뉴엣은 17세기 말에 이미 형성된, 트리오와 함께 묶이는 전통은 고전주의 작곡가들에게서도 그러했다. 전고전시대와 고전시대에는 작곡가들이 미뉴엣을 통해 작곡공부를 했다. 이러한 사실은 수많은 사람들의 작곡노트와 글에 나타난다(모차르트, 마테죤, 키른베르거, 코흐 등). 당시의 사람들을 미뉴엣을 자연스러운 음악의 전형으로 생각했다. 미뉴엣은 소나타형식에서 제2악장으로 오기도 하지만, 주로 제3악장에 온다.
미뉴엣의 속도에 관해서는 서로 상반되는 견해들이 있었다. 하지만 연주를 위한 미뉴엣은 춤을 위한 미뉴엣보다 더 느렸을 것으로 짐작된다. 기악적 세레나데와 카싸치온은 19세기까지 여러 개의 미뉴엣을 가진 것이었다.(예: 브람스)
미뉴엣이 심포니에 사용된 것은 이미 나폴리 오페라 서곡(신포니아)에서부터이다(예: 알레싼드로 스카를랏티). 그 후 만하임 악파(요한 슈타미츠)와 비엔나 악파(몬, 바겐자일)에게서도 나타난다. 전고전주의자들은 느린 미뉴엣이 포함된 4악장 심포니를 작곡했다. 프랑스의 오케스트라 음악은 중간 또는 마지막 악장으로 미뉴엣을 포함한 2-4악장의 심포니를 작곡했다. 하이든은 심포니와 현악사중주에서 제2 또는 제3악장으로 미뉴엣을 사용했다. 이 경우 미뉴엣은 매우 심포니적인 성격의 것이었고, 빠르게 연주되는 스케르쪼의 성격을 가졌다. 미뉴엣에서 스케르쪼로 그 성격이 변하는 과정을 명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
모차르트의 심포니는 미뉴엣 없는 3악장 또는 미뉴엣 있는 4악장으로 되어 있다. 그의 심포니와 카싸치온에 나타나는 미뉴엣은 스케르쪼 성격이 거의 없는 것이다.
모차르트, Eine kleine Nacht Musik, KV 525
위의 곡은 미뉴엣(파랑)+트리오(초록)+미뉴엣(앞의 파랑색 부분 반복)의 구조로 되어있다.
베토벤에게서는 피아노 트리오 작품 1번에서 이미 스케르쪼 성격이 확연히 드러난다. 하지만 나중에 미뉴엣 성격이 완연한 곡을 쓰기도 했다(op. 59 Nr. 3). 그는 심포니 1번 3 악장을 미뉴엣이라 불렀으나 성격상 이 곡은 스케르쪼에 더 가까웠다. 그는 심포니2번부터 미뉴엣 대신 스케르쪼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슈베르트는 피아노 소나타와 현악사중주에서 미뉴엣과 스케르쪼를 번갈아 사용했다.
등록일자: 2005-01-04
홍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