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주곡 (變奏曲, 라. variatio, 영.도. Varation, 도.Veränderung, 이.variazione)
변주란 음악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변형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음악의 변형기법을 적용한 음악이 변주곡이다. 변주는 전 시대의 모든 민족에게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비유럽 음악으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라가, 마캄, 파테트와 같은 음악들 들 수 있다. 변주는 선율을 달리 장식하면서 생기기도 하고, 소나타형식의 재현부에서처럼 변형된 일부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소나타의 테마작업도 일종의 변주이며, 바그너의 <라이트모티브>나 베를리오즈의 <고정상념> 기법도 변주를 적용시키는 기법이다. 15-16세기의 패로디 미사도 일종의 변주곡에 속한다. 가장 흔한 변주곡은 주어진 주제를 연속적으로 변주하여 여러 부분을 만드는 것이다. 한 선율을 리듬만 바꾸어 다른 부분을 만드는 모음곡들도 변주곡이다.
(1)저음 변주곡:
15세기에는 변주가 악보에 기록되지 않고 즉흥적으로 연주되었다(예: 바쓰 당스). 그것은 반복적으로 연주되는 베이스 선율 위에 변주곡을 형성하는 춤곡이었는데, 이를 <아리아>라 불렀다. 즉흥적으로 변주되는 부분은 상성부들이었고, 베이스는 항상 같은 선율을 반복하였다. 이러한 변주곡의 기법은 16세기 이후 작곡에 뿌리를 내렸고, 18세기까지 중요한 작곡기법이었다. 이러한 변주기법은 밧소 오스티나토(이. Basso ostinato) 또는 그라운드(영,ground)라 하였다. 이러한 기법으로 만들어진 변주곡은 여전히 일정한 춤곡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서 무곡의 명칭을 갖는 일이 흔하다. 예를 들어 로마네스카(romanesca), 폴리아(folia), 루지에로(ruggiero), 팟사멧쪼(passamezoo), 팟사칼리아(passacaglia) 등이 그러한 것들이다.
(2)연속적 변주곡:
일정한 주제를 두고 이를 여러 부분으로 변주하여 새로운 부분들을 만드는 변주곡이 일반화되는 것은 16세기 후반에 스페인과 영국의 건반음악에서부터이다. 이후 특히 17-18세기에 걸쳐 널리 분포, 유행된다.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연속적 변주곡 형식은 16세기 초 이태리의 류트주자였던 스피나치노(Francesco Spinacino), 스페인의 달차(Joan Ambrosio Dalza), 보씨니엔시스(Francesco Bossinensis)의 태불러추어에 나타난다(각각 1507, 1508, 1509). 그 이후 스페인의 밀란(L. Milan)와 나르바에즈(L. de Narváez)의 비우엘라 태불러추어(각각1535과 1538)에, 그리고 1555년 나폴리에서 활약한 오르티즈(D. Ortiz)의 교본(Tratado de glosas sobre cláusulas y otros géneros de puntos en la música de violones, 1553)에 나타난다.
연속적 변주곡의 절정은 이태리 오르가니스트 프레스코발디와 그의 독일 제자 프로베르거에게서 나타난다. 이 시기에 스페인의 변주양식인 디페렌시아(Diferencia)는 카베손(A. de Cabezón)을 통해 1554-56년경에 영국의 버지날리스트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버지날리스트의 음악은 주로 변주곡으로 이루어졌다.
(3)코랄변주곡(코랄 파르티타):
대위법적 성향이 강한 독일 작곡가 샤이트, 샤이데만, 베크만, 북스테후데, 뵘이 작곡한 <오르간을 위한 코랄편곡>은 앞서간 변주적 기법들과 슈벨링크의 작품에 뿌리를 둔 것이다.
이태리와 남부 독일의 베이스 변주곡과 노래변주곡(파르티타), 프랑스 크라브생 악파의 무곡변주곡(두블), 중부와 북북 독일의 코랄 변주곡은 바흐의 변주곡에서 그 종합을 이룬다.
(4)(노래)주제와 변주곡:
역시 르네상스 후반부터 등장하나 18-19세기에 변주곡의 주류를 이루는 유형은 (노래)주제와 변주곡들이다. 다성음악 구조의 주제가 단락별로 리듬, 빠르기, 음역 등이 변화되거나 장식음들이 첨가되며 변주되는 음악을 말한다. 초기 발전의 예로는 바로크 모음곡 가운데 춤곡을 반복시키면서 꾸밈음과 박자로 변화를 준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노래)주제와 변주 형식은 독립된 곡으로 존재하기도 하고, 고전시대에는 소나타나 교향곡 등의 고전적 기악곡의 한 악장을 이루는 경우도 많다. (노래)주제와 변주곡은 18세기 이후 칼 필립 에마누엘 바흐, 하이든, 모차르트에게서 연곡적 기악곡으로 나타나는데, 베토벤은 이 종류의 변주곡에 발전적 사고를 개입시켜서, 테마를 “성격”의 일종으로 파악하여, 테마가 표현적이고 극적이 되어 본래의 모습과 상당히 달라질 수 있는 여지를 만든다.
19세기에는 (노래)주제와 변주곡들이 <장식적 변주곡>과 <성격적 변주곡>으로 다시 세분화된다. 전자는 주제의 성격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리듬변화나 비화성음에 의하여 꾸며지는 것인데 비해, 후자는 주제 자체에 큰 변화를 줌으로써 다른 성격의 악곡으로 변할 정도의 변주를 뜻한다. 이는 베토벤의 후기 변주곡에서 발전되어 나온 것이다.
등록일자: 2005-01-17
김미옥 홍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