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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장르
피아노 트리오 [Piano Trio, Klaviert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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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트리오(영. Piano Trio, 도. Klaviertrio)

18세기초(전고전주의시대)의 피아노 트리오는 피아노 소나타에서 발생되었다. 작곡가들은 아마추어 연주가들을 위해 피아노 소나타에서 피아노 연주와 동시에 피아노 파트의 오른손 성부를 바이올린이, 왼손 저음성부를 첼로로 연주할 수 있는 작품을 작곡하였다. 이러한 작품들로는 하이든의 초기 피아노 트리오를 들 수 있으며, 여기서 첼로는 저음의 보강을 위해 사용되었다. 첼로가 피아노 트리오에서 독립적인 역할을 담당하기 시작했던 것은 베토벤의 것에서부터이다. 토에스키(C. G. Toeschi 또는 C. J., 1731-1788), 리히터(F. X. Richter, 1709-1789), 쇼베르트(J. Schobert, 1740년경-1767), 레오폴트 모차르트 그리고 J. S. 바흐의 아들들, 특히 칼 필립 엠마누엘 바흐(C. P. E. Bach, 1714-1788) 등이 대표적인 작곡가들이다.
고전적 장르사에서 트리오는 18세기 비엔나 악파 때 그 위상을 확립했으며, 이때 피아노 트리오도 하나의 장르로서 자리잡기 시작했다. 베토벤 이전의 피아노 트리오는 일반적으로 2악장이거나 3악장 체계였던 것이 베토벤에 의해 3악장 체계나 4악장 체계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당시 피아노의 베이스 성부는 종종 첼로에 의해 겹쳐서 연주되기도 하였다. 이는 이전까지의 전통인 계속저음의 흔적이었거나, 또는 햄머클라비어의 저음이 약했던 관계로 첼로가 이를 보완하기 위해 겹쳐서 연주한 관례를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초기 피아노 트리오에서 작곡기법적이거나 연주기교적인 측면에서 당시의 유행음악적 요소를 담고 있기도 하였다(요한 크리스토프 프리드리히 바흐, A. 포글러, P. 브라니츠키, A.  에벌, F. 크롬머, F. X. 스테르켈, A. 라이샤, W. 피클, A. 귀로베츠). 반면에 이같이 많은 수의 피아노트리오 작품들이 창작되는 과정에서 특별히 부각되는 작품들로는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작품들이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트리오의 특징으로는 풍부한 음악성과 실내악에 알맞은 섬세하고 독창적인 음향 그리고 모든 악기들에 균등하게 나뉘어져 있는 주제적 작업 등을 들 수 있다. 1789년 이후 하이든의 후기 피아노 트리오에서는 음악적 진행의 섬세함과 더불어 첼로의 종속적인 진행과 같은 불합리성을 없앤 새로운 기법에 대한 호기심을 찾을 수 있다. 이와 같은 모습은 하이든이 자신의 후기 현악4중주에서 시도했던 것이기도 하다. 하이든의 후기의 피아노트리오가 작곡될 당시 하이든에게 음악수업을 받고 있던 젊은 베토벤은 이 트리오를 모델로 3개의 『피아노 트리오 op.1』(1795년 출판)을 작곡하였다. 이 작품들에서 베토벤은 현악4중주나 교향곡에서와 같은 4악장 체계 안에 규모나 주제적 작업, 첼로에 주어진 독립적 역할 등을 통해 독창적인 피아노 트리오를 작곡하였다. 18세기 후반 이후 대편성의 작품을 현악4중주나 피아노 트리오 작품으로 편곡하여 연주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습이었다. 베토벤도 이러한 관습에 따라 자신의 『7중주』를 피아노 트리오로 편곡했고, 『제2번 교향곡』은 그의 제자인 리스(F. Ries)에 의해 소편성 실내악 작품으로 편곡되었다. 
음악적으로 베토벤 다음 세대에 속하는 19세기의 작곡가들은 많은 수의 피아노 트리오를 작곡하였다. 하지만 이같은 양적인 팽창에도 불구하고 당시 피아노 트리오 작품들의 양식은 4악장 체계를 유지한다든가 악기들간의 균등성을 배려했다든가 또는 작품 진행에 있어 기법적인 일관성을 유지하는 등의 고전적 원칙을 그대로 따르고 있었다. 그러나 19세기의 경향이었던 표현에 있어서의 높은 정서적, 감정적 요구를 담고 있기도 하였다(F. 슈베르트, F. 멘델스존, 클라라 슈만과 로베르트 슈만, R. 폴크만, H. 괴츠, M. 브루흐, L. 슈포어, H. 리톨프, W. 바르길 등).
19세기 후반의 피아노 트리오 장르에는 다른 대부분의 실내악 장르들에서처럼 두 가지의 커다란 음악적 경향을 찾을 수 있다. 첫째는 브람스적이고 전통적인 유럽의 흐름을 따르는 경향으로, 여기에 속하는 작곡가들로는 킬(F. Kiel), 호프만(H. Hoffmann), 골트마르크트(K. Goldmarkt), 피츠너(H. Pfitzner), 카운(H. Kaun), 체믈린스키(A. Zemlinsky) 그리고 코른골드(E. W. Korngold)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브람스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의 유럽 전통의 경향을 보이는 작곡가로는 레거(M. Reger)를 들 수 있다. 둘째는 프랑크(C. Franck)를 중심으로 한 프랑스 실내악의 흐름이 그것이다. 피아노 트리오에서 다른 장르의 실내악에서처럼 처음부터 주제적 통일성의 경향을 띠는 것뿐만 아니라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4개의 악장 전체를 진행시키는 프랑스의 피아노 트리오는 프랑크가 1840/41년 작곡한 3개의 『피아노 트리오, op.1』부터 시작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랄로(E. Lalo)와 댕디(V. D'Indy)를 거쳐 피에르네(G. Pierné)까지 그리고 간접적으로는 라벨(M. Ravel)의 작품까지 연결된다.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에 이 두 가지 흐름의 작품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3악장 또는 4악장 형식에서의 주제적 통일성, 고전적 4악장 형식의 융해와 소나타악장형식의 새로운 해석 같은 형식적 면에서의 시도이다(H. 후버, P. 그래너, P. 쥬옹). 
러시아와 체코를 중심으로 한 동유럽에서는 서유럽과는 다른 독자적인 경향의 피아노 트리오를 선보였다. 러시아에는 차이코프스키(P. Tchaikovsky)를 중심으로 아렌스키(A. Arensky), 타네예프(S. Taneyev), 라흐마니노프(S. Rachmaninoff) 등의 작곡가들이, 체코에서는 스메타나와 드보르작이 중심이 되어 피비히(Z. Fibich), 요셉 수크(J. Suk), 노바크(V. Novák), 포에르스터(J. B. Foerster) 등의 작곡가들이 자신들만의 어법을 강조한 피아노 트리오 작품을 남기고 있다.
20세기 초반의 새로운 경향의 음악과 그 이후 현재의 음악에서는 단지 소수의 작품들만을 통해 피아노 트리오라는 장르를 확인할 수 있다. 20세기에 피아노트리오들은 대체적으로 전통적인 체계를 유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작곡가들로는 아이브스(C. Ives), 쇼스타코비치(D, Shostakovich), 킬마이어(W. Killmayer) 그리고 카겔(M. Kagel) 등을 들 수 있다. 

2005-01-25
차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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