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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
비올라,비올라 다모레,비올라 바스타르다 [viola, Bratsche, al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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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라(이.영. viola)

1. 중세 로만어 지역에서 <비올라>는 긋는 현악기를 일컫는 일반적인 용어였다. 즉, 바이올린 가계의 전신인 현악기들을 지칭했다. 허리부분이 잘록한 오늘날의 바이올린보다 악기모양이 더 완만하고 줄의 긴장도가 훨씬 약하다(상대적으로 낮은 소리가 남). 줄의 숫자나 조율 은 아직 일정하지 않았고, 지판에 기타아처럼 마디가 있기도 하다(점차 사라짐). 이러한 의미의 비올라는 오늘날 나라에 따라 조금씩 다른 형태로 사용되는데, 한국에서는 영어권의 관습에 따라 주로 비올(영. viol)이라고 한다. 스페인어에서는 비우엘라(스. vihuela de arco)라는 명칭을 쓰고 있으며, 독일어권에서는 프랑스어에서처럼 비롤레(도. Viole, 프. viole)라는 명칭을 쓰기도 하지만, 대개 이태리어 대로 비올라라고 한다(복수는 비올라나 비올레 모두 Violen임). 

2. 위의 의미의 비올라(비올)에서 발달한 유럽의 현악기들은 르네상스(16세기)에 들어서서 연주형태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불렸다. 무릎 사이에 놓고 연주하는 비올라 다 감바(이. viola da gamba) 계통의 악기와, 팔(어깨) 위에 놓고 연주하는 비올라 다 브라치오(이. vioal da braccio) 계통의 악기가 그것들이다. 후자는 이후 바이올린 가계로 발전하게 되어, 비올 가계는 감바 계통의 악기들만을 지칭하는 경향도 있다. 이태리에서 비올라 다 브라치오 계통의 악기는 당시의 리라(이. lira)와 유사하다. 따라서 바이올린의 직접적 전신인 비올라 다 브라치오가 감바 계통의 악기에서 발전한 것인지, 아니면 이와 별도로 팔 위에서 연주하는 "팔 위의 리라"(이. lira da braccio)에서 나온 것이지는 논란거리이다. 이름에 의하면 비올라에서 파생한 것으로 보이지만, 구조(몸통, 5도 조율)에 의하면 바이올린은 리라에 더 가깝다. 브라치오(팔 위의) 계통의 악기는 르네상스 이후 점차 바이올린 계통의 악기로 합쳐지지만, 감바(무릎 사이의) 계통의 악기는 바로크 시대에 널리 애용되던 저음 현악기였다(주로 독주악기). 이후 바이올린 가계의 첼로가 나타남으로써, 점차 음악활동의 전면에서 밀려난다(첼로의 典型: 스트라디바리 1710).

 르네상스 이후에 비올라 계통의 악기는 감바나 바이올린 형태 외에 나름의 특수한 모습을 한 것들도 있었다. 비올라 다모레(이. viola d'amore "사랑의 비올라")와  바리톤(도. Baryton, 이. viola di bordone)은 활로 그어 연주되는 줄 아래에 울림줄(공명줄)을 가지고 있는 저음 현악기이다. 감바 형태와 리라의 조율특징을 가진 비올라 바스타르다(이. vioal bastarda,  영. lyra viol) 역시 한동안 저음 움림줄을 가지고 있었다. 저음 울림줄을 가진 이들 악기들은 바로크 시대에 상당히 애용되었다. 특히 비올라 다 모레는 바로크 시대를 지나(비발디의 7개의 협주곡; 바하의 칸타타 그리고 요한수난곡; 텔레만), 19-20세기에도 부분적으로 사용되었다(마이어베어, Les Huguenots, 1836; 푸치니, <나비부인>, 1904; 프랑크 마틴, <감바와 오르간을 위한 교회소나타>, 1938; 힌데미트, 소나타 op. 25, no. 2, 협주곡 op. 46, no. 2). 

3. 비올라(바이올린 가계: 이.영. viola, 도. Bratsche, 프. alto). 오늘날 비올라를 뒤에 수식어 없이 단독으로 쓰면, 바이올린 가계의 두 번째 고음 악기로서 바이올린처럼 팔 위에 올려놓고 연주하는 앨토 악기를 일컫는다(프. alto, 도. Bratsche와 동의어). 바이올린보다 5도 낮고(바이올린의 제2번 선인 a'가 제1번 선), 첼로보다 한 옥타브 높다. 이태리어에서 바이올린이 작은 비올라라는 뜻의 비올리노(이. violino, 바이올린은 이것의 영어식 표기 및 발음)로 굳어짐에 따라 원래의 비올라 다 브라치오는 그대로 남아 소프라노 악기인 비올리노에 상응하는 앨토 악기 명칭이 된 것이다. 그러니까 비올라는 "비올라 다 브라치오"에서 뒷 부분을 생략한 형태이다(피아노 역시 이태리어 pianoforte에서 뒷 부분을 생략한 형태). 따라서 르네상스 시대와 바로크 시대 초기에 비올라가 약자 Va로 표시되면, 음역의 차이에 의하지 않는 한 그 악기가 오늘날의 비올라(비올라 다 브라치오)를 의미하는지 또는 감바(비올라 다 감바)를 의미하는지 구별하기 어렵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17세기에 비올레(viole)가 단독으로 쓰이면 감바 계통의 악기를 의미했고, 바이올린 가계의 앨토 악기는 18세기 말부터 이태리어 alto viola에서 뒷 부분이 생략된 형태를 쓴다. 

 비올라는 음역에 의하면 바이올린과 첼로의 중간에서 약간 위쪽에 위치하지만,  바이올린처럼 팔 위에 올려놓고 연주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상대적으로 그 몸통이 작다(첼로와 비교하여 원래의 비율대로라면 몸통이 현재보다 더 커야 함). 그래서 울림이 충분하지 못한, 비올라 특유의 순박하고 약간 답답한 소리가 난다. 연주 자세와 악기 몸통의 크기에 대한 문제는 경우에 따라서 다양한 크기의 악기들이 나타나게 했다. 단순히 앨토 음역을 채우는 데에 만족하려면 상대적으로 조그만, 바이올린 크기에 가까운 악기를(18세기), 중간 음역을 중요하게 다루기 위해서 상대적으로 큰 악기(viola tenore)를 만들기도 했다(17세기). 

이러한 음향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비올라는 음역의 중요성과 그 특유의 음색(특히 좋은 악기에서) 때문에 작곡가에 따라서 독주악기로 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 작품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는 경우는 흔하다. 비올라의 역할 증대가 부각된 것은 무엇보다도 고전 시대와 더불어 확립된 현악사중주에 의해서 이다. 현악사중주는 한편으로 4성부 구조의 합창음악과 관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균형 잡힌 고전 오케스트라의 음향적 틀을 제시했다. 현악사중주에서 비올라가 맡는 앨토 음역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2개의 비올라가 쓰이기도 한다(보케리니, 모차르트, 부람스. 브루크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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