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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사
기교적 예술, 매너리즘, 아르스 숩틸리오르 [Ars subtilior, mannerism]
481회
김미옥

저자: 김미옥

등록일자: 2006-11-20


기교적 예술, 매너리즘, 아르스 숩틸리오르 [Ars subtilior, mannerism]

 

<간단한 설명>

우르술라 귄터(Ursula Günther)에 의해 1963년 도입된 개념교회의 대분열(1378-1417) 시기와 일치한다. 이는 욤 드 마쇼의 죽음(1377)과 귀욤 뒤파이의 등장과 시기와도 일치한다. 아펠(W. Apel)은 이 시기를 "매너리즘 시대"(Manneristic period)라 이름한다. 세속음악의 리듬이 매우 다양하고 까다롭게 구사된다는 면에 이 시기의 특징이 있다

 

<자세한 설명>

기교적 예술’(.Ars subtilior)은 교황청이 아비뇽에서 로마로 복귀한 1370년대 후반부터 남프랑스의 아비뇽과 그 주위의 궁정들을 중심으로 나타난 극단적이고 퇴폐주의적인 예술양식을 의미 한다. 이 시기는 교회의 대분열(1378-1417)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 이런 예술적 경향은 매너리즘’(Mannerism)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두 용어 모두, 아르스 노바와 마찬가지로, 리듬기보법과 관련된 것이다

이 시대의 음악이 장르나 양식 자체에서 앞 시대와 근본적으로 다를 것은 없으나, 기보법이 발전되고 특히 프랑스와 이태리 기보법이 혼합되면서 더욱 정교하고 미세한 리듬적 변위의 기보가 가능하게 되고, 그 결과 복잡한 리듬적 진행이 등장한 것이다. 그 예로는 성부 간의  대조적인 박자, 연속적인 박자의 변화, 박자와 대립되는 음군들의 삽입, 수적 비율에 의한 박자의 변화, 연속적인 계류음이나 당김음, 갑작스런 휴지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더욱 복잡한 리듬기보의 실현을 위한 많은 실험도 뒤따른다

기교적 예술 시대에는 15세기 초(1420년경)까지 교황청의 성악가들을 포함한 50여명의 작곡가들의 400여 작품이 악보로 기록된다. 아비뇽 지역에서 활동했던 이태리 작곡가들 중 일부도 여기에 합세하며, 세속노래가 주류를 이룬다. 정형의 세속노래 가운데는 발라드가 가장 선호되었는데(상대적으로 시행의 음절수가 가장 자유롭다), 길이가 길어지고(90마디가 넘는 것도 있다) 구조적으로도 복잡하다

기교적 예술 시대는 15세기 초에 상대적으로 훨씬 단순한 구조의 세속음악을 배출하던 북프랑스 지역으로 음악의 중심지가 옮겨지면서 막을 내린다. 북프랑스의 음악은 어느 정도 트루베르의 전통이 유지되어온 보다 정통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 작곡가

 

기교적 예술 시대의 작곡가들은 주요 활동시기에 따라 크게 1360-70년대, 1380-90년대, 1390년대 이후의 셋으로 나누어질 수 있다

1360-70년대에 활동한 작곡가들은 대체로 마쇼의 발라드 양식을 계승하거나 이것을 토대로 기법을 확장시킨 사람들이다. 성부는 4개로 확대되고 악구의 길이들은 짧아지며 리듬적 모티브의 연관성이 복잡해지고 싱커페이션이나 박자의 변화 등도 빈번해진다. 이 시기의 대표적 작곡가들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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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0-90년대의 작곡가들은 앞 시기에서의 경향을 더욱 진전시키며, 불완전협화음정과 불협화음정의 사용도 더 증가된다. 대표적 작곡가들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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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작곡가들 가운데 야콥 상르쉐는 특히 하프 모양의 보표에 비를레를 기록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노래는 상성부에서 불규칙적으로 카논이 진행되는데, 그에 대한 지시는 하프에 매어져 있는 리본에 붉은 글씨로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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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0년대 이후까지 활동한 작곡가들은 한편으로는 위의 경향을 계속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상대적으로 덜 복잡하고 유연한 양식으로 복귀한다. 활동 지역도 북프랑스(캉브레[Cambai] )와 이태리 등으로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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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예를 보면, 종교음악과 롱도 그리고 비를레의 개수가 앞의 시기보다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발라드는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다. 위의 작곡가들 가운데 보드 코르디에는 각각 원과 하트 모양의 보표에 기보된 롱도들로 인해 특히 유명하다. 앞 시대에서 언급했던 야콥 상르쉐는 이 시기에 속하는 음악도 선보이는데,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2) 필사본

 

기교적 예술 시대의 음악이 수록되어 있는 주요 필사본들은 다음과 같다

①『이브레아 필사본(Ivrea Codex, 카피톨라레[Capitolare] 도서관, 1365-1380년 경): 80여곡으로서, 미사, 모테트, 세속음악으로 이루어져 있다. 비트리와 마쇼의 음악도 포함되어 있으나, 대부분은 그 다음 세대(기교적 예술 시대)에 속한다.

②『압트 필사본(Apt Codex, 생트 안느[Sainte Anne: 압트, 프로방스], 15세기 초): 14~15세기 초의 종교음악 48곡 수록집이다. 대부분이 아비뇽(마쇼 다음 세대)의 전례곡들이나(단순한 콘둑투스 양식의 미사 44곡과 모테트 4), 비트리의 음악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③『샹티이 필사본(Chantilly Codex[Ch 564], Musée Condé, olim1047, 14세기 말 또는 15세기 초): 112곡이 기록되어 있으며(세속음악이 99, 모테트가 13), 주로 14세기 후반의 프랑스 세속노래로 이루어져 있다(스페인 지역의 음악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3)음악 유형

 

--미사와 모테트

기교적 예술 시대의 미사는 양식적으로는 앞 시대와 별로 다른 것은 없다. , 콘둑투스나 칸틸레나 또는 동질서리듬 모테트 양식으로 분류될 수 있다. 그러나 동질서리듬 양식은 당시의 모테트에서보다 훨씬 단순하다. 연곡 형태의 미사도 거의 없으며(때때로 글로리아와 크레도가 하나로 묶여있는 정도), 단순한 콘둑투스 양식의 글로리아와 크레도가 주류를 이룬다.

모테트는, 개수가 상대적으로 적기는 하지만(44곡 대 4: 압트 필사본), 동질서리듬이 복잡하게 적용된 긴 곡들이 나타난다. 다성부 세속노래에서 추구되었던 리듬기법들도 도입되어 있다. , 이러한 모테트들에서의 상성부들은 복잡한 리듬의 기교적 진행을 특징으로 하고, 테노르의 동질서리듬도 복잡한 확대와 축소 비율을 갖고 있다. 15세기 초에는 이런 특징이 더욱 부각되다가 1420년대에 완전히 쇠퇴한다. 이 과정에서 일부 모테트들에서는 테노르의 음가들이 앞 시대보다 상대적으로 더 길어져 안정적인 토대를 이루고, 라틴어 가사가 하나의 성부에만 놓여 있는 등 새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적인 측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시대의 전형적인 동질서리듬 모테트를 남긴 작곡가로는 빌라르(Billart, 15세기 초에 활동: 1), 장 브라사르(Jean brassart, 1420-40년대에 활동: 4), 니콜라 그레농(Nicolas Grenon, 1380년경-1456: 4) 등이 있다. 그레농의 동질서리듬 모테트의 경우에는 4개 가운데 3개가 4성부로 되어 있으며, 모든 성부에 동질서리듬이 적용되어 있다. 그리고 이 중 한 곡(Ave virtus/prophetarum fulti suffragio/infelix/Tenor)에서는 그 적용이 매우 독특하다. , 테노르의 탈레아는 각각 다른 박자로 반복되며, 콜로르는 8:6:2:1의 복잡한 비율로 반복된다. 그리고 상성부에서의 탈레아는 한 번 반복한 다음에는 새로운 탈레아로 이어지는 식으로 계속 진행된다(aabbccdd). 

 

--다성부 세속노래

기교적 예술 시대에는 고정형식 가운데 발라드가 가장 각광을 받으나, 다른 형식의 노래들에서도 역시 리듬과 그 기보에서의 실험적인 예들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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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도에서는 각각 하트와 원 모양의 보표에 기보된 보드 코르디에의 것들이 특히 유명하다. 위에 있는 하트모양 악보인 <아름다운, 선한>(Belle, bonne, Kodex Chantilly, 1074, Baude Cordier3성부 롱도)은 단순한 3성부로 되어 있으며, 원모양 악보인 <빙 돌아가며 나는 작곡되었다>(Tout par compas suy composé), 제목이 암시하듯이, 부분적으로 무한 카논을 포함하고 있다. 즉 상성부들이 여기에 속하며, 테노르는 독립적이다(카치아와 유사). 이와 같은 구조적 차이와 상관없이 두 곡에서는 박자가 수시로 바뀌는데, 이와 같은 특징은 그의 또 다른 롱도 <연인들이여, 비밀스럽게 사랑하라>(Amans, ames secretement)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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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예를 보면, 성부들 사이뿐만 아니라, 한 성부 안에서도 계속 박자가 바뀌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유사한 리듬진행의 롱도로는 그 밖에 안토넬로 드 카세르타의 <우아한 여인>(Dame gentil) 등도 있다.

비를레에서도 특이한 모양으로 기보된 예가 있는데, 야콥 상르쉐의 <노래하는 하프>가 그것이다. 이 곡도 코르디에의 <빙 돌아가며 나는 작곡되었다>처럼 상성부가 무한 카논으로 되어 있다. 또한 이 시대에는 새로운 양식의 비를레로서 사냥 장면이나 새소리 등이 묘사된 사실적이고 발랄한 곡도 등장한다. 제앙 밸랑의 <par maintes="" foys="">가 그 한 예인데, 다음은 새소리가 모방된 부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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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랑의 이 비를레는, 롱도처럼, 한 연으로만 되어 있는데, 15세기에는 이런 형태의 비를레가 베르쥬레트’(Bergrette)란 명칭으로 존속된다.

발라드로서 유명한 것 중에는 마쇼의 제자로 알려져 있는 프란시스쿠스 앙드리외가 유일하게 남긴 4성부 곡(Armes, Amours/O flour des flours)이 있는데, 시인이었던 E. 데샹(Eustache Deschamps, 1338/40-1410)이 마쇼의 죽음을 애도한 시에 음악을 붙인 것이다. 모테트처럼 성부 간에 가사가 다르게 붙여져 있다. 이 곡을 포함한 당시의 발라드들에서도 앞에서 롱도와 비를레를 통해 보았던 복잡한 리듬진행이 그대로 나타나는데, 다음은 그 한 예가 될 수 있는, 안토넬로 드 카세르타의 발라드 <나를 위해 음악을>(Notes pour moi)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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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예를 보면, 상성부는 6/8, 하성부들은 2/4 박자로 동시에 진행하게 되어 있는데, 이 자체만으로도 리듬 진행이 매우 정교하고 복잡하게 된다. 그런데 한 걸음 더 나아가, 싱커페이션도 마디 7-8에 걸쳐 상성부에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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