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미옥
등록일자: 2006-11-06
김미옥: 음악과목, 아우렐리아누스 레오멘시스의
[Musica disciplina, Aurelianus Reomensis, Aurelian of Réôme]
아우렐리아누스 레오멘시스(Aurelianus Reomensis, Aurelian of Réôme, 프랑스, 840〜50년경 활동)의 음악이론서. 그레고리오 성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보에티우스의 것을 비롯한 이전의 사변적 이론서들을 참조했지만, 시편창과 안티포나, 교회선법, 선율 기보성가와 관련된 실제적 측면을 처음으로 다룬 점이 중요하다. 교회선법과 선율기보법이 이론적으로 체계화되는 12세기경부터는 잊혀진다.
이 책은 편지 형식의 서문, 그리고 5부분의 본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부분(18장)은 기초적인 고대의 음악이론을 사변적 측면에서 답습한다. 음높이 설명(카시오도루스와 이시도레의 저서를 인용)에서 악보 사용이 없어 정확한 이해가 불가능하다. 제2부분(9〜10장)은 짤막하며, 제3부분(10〜17장)이 핵심이다. 시편창의 후렴구인 안티포나(라.antiphona, 영.Antiphon)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성가를 8개의 교회선법에 따라 분류하여 논의하고 있다: 100개가 넘는 성가들이 언급되며, 부록(제18장)에는 그 논의결과가 목록으로 주어져 있다. 그러나 여기서도 역시 기보는 방향만 제시하는 원시적인 형태에 머무르고 있으며, 고대의 기보법을 적용하지도 않았다. 제4부분(제19장)은 성가의 낭송에 대해, 제5부분(제20장)은 성가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다룬다.
(1) 시편창: 논의의 초점은 ‘시편창’의 종지를 ―뒤이어 붙여지는 후렴구(안티포나)와 부드럽게 연결되도록― 변형시키는데 맞추어져 있다. 저자는 이와 같은 시편창 종지의 변형을 ‘바리에테스’(라.varietaes)라고 불렀고, 이후에는 ‘디페렌티에’(라.differentiae: ‘다름’)란 용어로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기보가 성가의 끝부분에 국한되어 있으며 초보 단계의 ‘네우마’(라.neuma: 기호)의 형태로 되어 정확한 음높이를 알 수는 없다.
(2) 교회선법: 최초로 언급되고 있으나, 아직은 거의 체계화되지 않은 상태로서 선법이름들이나 종지음(라.finalis) 조차도 나타나 있지 않다. 저자는 선법이 지금은 8개이지만 원래는 사계절을 모방한 단지 4개였다고 밝히며, 4개의 정격에서 4개의 변격이 나온 것으로 본다. 교회선법의 이런 특징은 ―역시 정격과 변격의 특징을 갖고 있는― 비잔틴제국의 ‘옥토에코스’(oktoechos: 8선법)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기도 한다(그러나 옥토에코스의 경우에는 정격이 1〜4, 변격이 5〜8번이다). 정격과 변격이 짝을 이뤄 4개로 분류되 는 것은 이후의 저서들에서도 계속 나타난다. 다음은 아우렐리아누스의 설명을 도표로 정리해본 것이다. 각진 괄호 안의 내용은 그가 암시는 하고 있지만 교회선법에 아직 정식으로 적용은 되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그는 성가(주로 안티포나)의 시작과 끝이 변질되어 어느 교회선법에도 속하지 않는 것들이 있음을 지적한다. 샤를르마뉴 대제는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4개의 선법을 추가시킬 것을 명령하는 반면, 아우렐리아누스는 그런 성가들도 교회선법으로 분류될 수 있음을 주장한다. 그는 그와 같은 모호한 성가들을 시작음형에 따라 분류한 최초의 이론가인데, 이는 비잔틴 선법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원시적인 기보법과 선법이론 단계에서 아우렐리아누스는 많은 성가를 8선법으로 분류해 놓았는데, 놀랄 일은 대부분이 종지음을 가장 중요하게 보는 이후의 선법 분류와 일치한다는 사실이다. 성가(주로 안티포나)들을 종지음이 같은 것들끼리 모아놓은 당대의 성가모음집(토나리움: 라.tonarium, 영.Tonary)을 참조했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