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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사
김미옥: 하모니의 체계, 훅크발드 [De harmonica institutione, Hucbald de St. Am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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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옥
저자: 김미옥
등록일자: 2006-11-06

김미옥: 하모니의 체계, 훅크발드 [De harmonica institutione, Hucbald de St. Amand]

저자 훅크발드(Hucbald de St. Amand, 플랑드르, 850년경〜930년)는 수도사였다. 수도원 합창대를 지도했고 작곡도 했다. 여러 저서가 그의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확인된 것은 이 한 권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저작은 최초의 체계적인 중세 음악이론서로서 매우 중요하다.
이 저서는 보에티우스에 의해 전수된 그리스 음악이론(음계, 선법, 기보 등)에 기초하고 있으나, 전체적 내용은 매우 다르다. 실제 성가 교육을 위한 것으로서 당대의 이론적, 실제적 측면과의 체계적인 화합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고대의 음계를 바탕으로 새로운 음계를 창조했으며, 이것이 이후의 중세 음악이론을 지배하게 된다. 거기에 교회선법이론의 뼈대를 확립했다. 음정에 대해서도, 다성음악 연주와 관련된 수직적 협화음정을 언급하고 있어,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무지카 엔키리아디스』(아래 4]-A)에서 보는 오르가눔에 대한 논의를 앞서는 것이다(이 저서의 저자로도 주장된 바 있다). 

이 이론서는 실제의 성가교육을 위한 것으로서, 주제도 논리적으로 전개되어 있다. 즉, 음정, 협화음정에서 출발하여 상대적으로 큰 단위인 음계와 선법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모든 세부적인 설명은 항상 음악을 예로 제시한다.

(1) 음정: 훅크발드는 음정이라는 뜻에 ‘선법’을 의미하는 모두스(라.modus)란 용어를 사용한다(이후 다른 이론가들의 저작에도 가끔 나타난다). 반음을 모든 음정의 기본 단위로 밝히며, 음정 종류는 한 옥타브 안에서 9개로 규정된다. 
음정이 아닌 것으로 제외된 것들과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완전1도는 같은 음이라는 이유로, 단7도와 장7도는 도약 가능한 최대의 음정인 장6도를 넘어선다는 이유로, 완전8도는 음높이만 다른 같은 음이라는 이유로 제외되었다. 
훅크발드는 동시에 울리는 두 소리의 음정에 대해서는(오르가눔과 관련된 용어도 실제로 사용: organizatio), 6개의 협화음정으로 설명한다: 3개의 단순음정인 옥타브, 완전5도와 4도, 3개의 복합음정인 완전12도와 11도, 완전15도.  

(2) 음역, 음체계, 음계: 훅크발드는 고대 그리스의 2옥타브 음역(‘대완전체계’)과 그 음역을 테트라코드들로 분할하는 고대의 전통을 그대로 소개한 다음, 이 음계들을 고대의 하행 대신 상행으로 바꾸고 이런 과정에서 테트라코드의 위치도 달라진 새로운 음계를 선보인다. 이 두 음계를 이해하기 쉽게 비교․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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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음계의 방향과 테트라코드의 위치가 달라지면서 테트라코드의 음정관계도 달라지게 되었다. 즉, 고대의 하행 테트라코드들은 일괄적으로 온음-온음-반음의 음정관계로 이루어져 있으나, 훅크발드의 새로운 상행 테트라코드들은 일괄적으로 온음-반음-온음의 음정관계를 갖는다. 이런 변화는 선법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고대 선법과 중세 선법이 다르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훅크발드는 위에 제시된 4개의 테트라코드 외에, g음으로부터 시작하는 5번째의 테트라코드를 부차적으로 제시한다: g - a - b♭ - c1로서, 바로 아래의 테트라코드(d - e - f - g)와 g음을 축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이 새로운 테트라코드는 b음 대신 b♭음을 포함시킴으로써 다른 테트라코드의 음정관계와 똑같은 온음-반음-온음을 가지게 된다.    

(3) 교회선법: 선법의 이름에 대한 언급은 아직 없으며 테트라코드로만 설명되어 있다. 그러나, 정격과 변격의 구별과 함께, 서수로 체계화되어 있고, 무엇보다도 선법들의 종지음(d〜g)이 지정되어 있다. 그는 2옥타브에 걸쳐 있는 4개의 테트라코드 가운데 d〜g로 이루어져 있는 것에 교회선법의 모든 종지음이 속해 있는 것으로 보고, 이 음계 자체를 ‘피날리스’라고 명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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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언급한 테트라코드 음계의 변화 때문에 초래된 선법변화를 도리아선법의 예를 들어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 즉, 고대 테트라코드 이론에서의 일괄적인 온음-온음-반음의 하행 음정관계는 곧 고대 도리아 선법의 음정관계이기도 하다(e1 - b1; a1 - e). 훅크발드도 도리아를 제1선법으로서 가장 근본적인 것으로 취급했지만, 그의 테트라코드들에서의 일괄적인 온음-반음-온음의 상행 음정관계는 도리아 선법의 음계 유형 자체에도 변화를 가져온다(즉, d - g; a - d1). 그는 선법을 아직 테트라코드 단위로 보고 있으나, 이것이 5도 위의 테트라코드와 선법적으로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정도로는 이미 지적하고 있다(즉, 전조 개념과 유사). 
훅크발드는 실제의 성가와 관련하여 시작음의 음역도 명시한다. 즉, 정격에서의 시작음은 종지음 위로 5도, 변격의 시작음은 종지음 아래 4도(선법 8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5도) 안으로 국한시킨다.

(4) 기보법: 세 가지가 나타난다. 첫째는 정확하게 성가를 익히기 위한 실제적 측면에서, 가사 위의 공간에 높낮이가 다르게 표시된 네우마가 제시되어 있다(리듬의 표기는 없으며, 많은 성가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을 기준으로 한 것). 둘째는 보에티우스에 의해 전수된 고대의 문자기보법을 따른 것이다: A-a1음의 두 옥타브가 A-P에 해당하는 라틴어 문자로 되어 있다(즉, 아래와 위의 옥타브가 다른 문자로 쓰여 있으며, 전체를 체계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한 부분에서는 A음 대신 c음에서부터 시작하여 A-P에 해당하는 문자가 주어진 경우도 있다(오르간의 조율과 관련된 부분). 셋째는 고대 문자기보법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이는 다지아(그.dasia, 영.Dasian) 기보법이 선보인다. 이 기보법의 등장도, 수직적 협화음정의 논의와 마찬가지로, 『무지카 엔키리아디스』를 앞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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