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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작품
카리씨미: 입다 [Carissimi: Jephta]
346회
카리씨미(Giacomo Carissimi): 오라토리오 <입다>(Jephta). 작곡연대: 늦어도 1650, 대본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카리씨미는 17세기 중엽 로마에서 라틴어 오라토리오를 통해 이 장르를 확고한 예술 장르로 만든다. 그의 오라토리오는 규모면에서 아직 큰 작품들이라고 할 수는 없다(『입다』는 25분 정도의 길이). 그의 오라토리오는 당대의 오라토리오들이 주로 연주되던 ‘산 마르첼로 기도실’(Oratorio San Marcello)을 위한 것이었는데, 흔히 주일이나 금식기간에 연주되었다. 대본은 주로 구약 성경으로부터 나온 것이다(솔로몬, 요나, 입다, 벨사살 등). 그러나 신약 성경의 대본도 없지는 않았다. 대본들은 성경에 없는 새로운 부분들을 끼워 넣기도 했다. 카리씨미는 파악이 용이한 선율과 화성을 취했다. 그에게서 중요해진 합창은 이중합창 방식이 많아 성부 수가 많은 편이었다. 호모포니의 비중이 높았으며, 폴리포니는 좀 더 드물었는데, 두 가지 방식이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다. 레치타티보는 당시 오페라의 것과 아주 흡사했으나 순수하게 언어낭송적이기 보다는 성악적 성격도 많이 포함했다. 카리씨미의 오라토리오는 당대의 오페라 음악이 제공하는 기법들을 사용하면서도 가사를 쉽게 이해하도록 하고, 말뜻을 살려 음악적으로 효과를 내는 일에 주력하였다. 그의 오라토리오는 당시 이태리 작곡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음에도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라틴어를 대본으로 한 까닭에 대중적일 수 없었다. 그럼에도 여기에 소개하는『입다』는 상당히 광범위하게 퍼진 작품이었다. 이 작품의 악보는 이태리가 아닌, 영국과 프랑스에서 발견된다. 또한 당대에 드물게 인쇄되었다. 키르셔(Athanasius Kircher)는 그의 『우주의 하모니』(Misurgia universalis 1741)에서 마지막 합창곡을 대단히 표현력이 좋은 작품으로 평가했다. 헨델은 이 합창곡을 모델 삼아 오라토리오 『삼손』(1741)에서 「야곱의 하나님이여 들으소서」(Hear Jacob's God)를 작곡했다. 
이 작품에서도 합창이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 합창은 내용의 능동적 참여 그룹으로 나타날 수도, 줄거리를 묘사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대체적으로 단순한 화성을 사용하여 가사의 리듬에 맞춘 노래하기에 주력한다. 또한 가사의 내용에 따른 음악의 변화도 따른다. 높은 합창 그룹과 낮은 합창그룹의 분리를 통한 이중합창도 사용한다. 독창자를 위한 음악도 대단히 단순하다. 감정표현을 위한 바로크 시대의 여러 가지 음형들도 동원되어 가사를 그려내려는 작곡가의 의도가 잘 드러난다.       

입다는 성경 사사기(또는 판관기) 11장에 나오는 인물이다. 그는 깡패(성경: “잡류”)의 두목이다. 출신 성분도 좋지 않다. 기생의 아들이자 서자이다. 그는 본처의 아들들에게 쫓겨 고향을 떠난 사람이다. 타향에 살면서 그는 싸움을 잘해 무리들의 두목이 된 것이다. 이스라엘이 암몬족의 침입을 받자 길르앗의 장로들의 추대로 장관이 되어 싸움에 나선다. 오라토리오는 이 부분 이후에서 시작한다. 그는 암몬과 싸움에 나설 때 하나님께 서원한다. 전쟁에 이긴다면 싸움에서 돌아왔을 때 가장 먼저 본 사람을 하나님께 바친다는 것이었다. 입다가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온다. 돌아올 때 처음 본 사람은 그의 딸이었다. 딸과 사람들이 악기와 합창으로 환호한다. 입다가 딸의 얼굴을 마주하면서 기쁨은 비탄으로 바뀐다. 아버지가 딸이 죽어야한다는 말을 할 때 가사와 음악은 매우 표현적이 된다. 이런 분위기는 끝까지 계속된다. 딸과 친구들은 두 달간 산으로 들어가 젊은 삶이 사라질 것을 생가하며 함께 운다. 비탄의 합창으로 오라토리오는 끝을 맺는다.  

등록일자: 2005-03-07
홍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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