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음악작품
콘체르토 d단조(오르간), 바흐 BWV596 [Organ concerto d minor, BWV596]
5,880회
콘체르토 d단조(오르간), 바흐 BWV596

이 콘체르토는 다른 오르간 콘체르토와 마찬가지로 바이마르시기에 쓰여졌으며, 이태리 작곡가 비발디의 콘체르토 op. 3/11(RV 565)을 오르간을 위해 편곡한 것이다. 전체는 3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졌으며, 그 중에서 첫 번째 악장은 다른 콘체르토와는 달리 도입부(전주)와 3마디의 느린 간주(Grave), 그리고 푸가로 이루어졌다.

제1악장
977803507_1519629579.2772.jpg

1) 도입부(템포기호 없음): 이 도입부는 3/4박자의 32마디로 이루어졌으며, 크게 2개의 단락으로 나누어진다(마디 1-20, 21-32). 첫 번째 단락에서는 패씨지적인 진행이 돋보인다. 페달은 끊임없이 d'음을 반복하며 전주적인 성격을 드러낸다. 건반성부들은 처음에는 분산화성적인 8분음진행을, 나중에는 음계적이거나 음형적인 16분음진행을 주로 하는데, 이때 왼손이 오른손을 시종 같은 음으로 모방하는 것이 특징이다. 두 번째 단락에서는 화성이 대부분 마디단위로 바뀌면서 성부들도 이동반복적 성격을 띤다. 인상적인 것은 양손이 첫 번째 단락과는 다르게 역할을 서로 나누어, 오른손은 호모포니적 화현을, 반면에 왼손은 빠른 16분음진행을 연주한다는 것이다. 화성은 연속7화음이 사용되는데, 이로 인해 음악적 긴장이 점점 고조된다. 마디 30이하에서는 건반성부들이 반진행을 하며 도입부를 종결시킨다. 

977803507_1519629589.3668.jpg

2) Grave: 3마디의 그라베(4/4)는 이어지는 푸가를 도입하기 위한 화성적 경과구로 여겨진다. 이곳은 무려 7성부적으로 그리고 대부분 7화성적으로 진행한다(E7-A7, D7-G7, Eb-c-A7).

977803507_1519629597.9647.jpg

3) 푸가: 제1악장의 마지막 단락인 푸가(NBA에서는 마디숫자가 새로이 세어짐)는 4/4박자의 70마디로 이루어졌다. 4마디의 테마는 처음에는 짧은 리듬들에 기초해 낮은 음역에서 맴돌다가, 나중에는 4분음들 안에서 한 옥타브(d'-d)를 하행하는 식으로 진행한다. 제시부(마디 1-20)에서는 테마가 베이스, 테너, 알토, 소프라노, 페달의 성부순서로 도입된다. 페달에서는 테마가 불완전하게 3번째 마디부터 도입된다(마디 17이하). 뒤따르는 전개부들에서도 테마는 더 이상 온전한 형태로 나타나지 않는다. 예로서 마디 20/3이하에서 테마의 첫머리는 원래의 형태로, 그리고 나머지(4분음진행)는 변화된 형태로 도입된다(소프라노). 마디 28이하와 37이하에서도 테마의 첫머리는 건반성부들에서, 그리고 나머지는 페달에서 연주된다. 그러다 마디 39/4이하에서야 건반성부는 테마의 후반부(4분음진행)도 함께 연주한다. 페달이 오르간지속음을 연주하는 종지부(마디 55이하)에서도 테마는 부분적으로만 제시될 뿐 온전한 형태로는 나타나지 않는다.

제2악장(Largo e spiccato)
977803507_1519629607.5506.jpg

이 악장은 12/8박자의 20마디로 이루어졌으며, 제1악장과 마찬가지로 d단조에 기초한다. 또한 이 악장은 반주가 붙여진 가곡이나 아리아처럼 쓰여졌으며,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진다(마디 1-3, 3-17, 17-20). 처음과 마지막 부분은 아리아나 가곡의 전주와 후주에 해당하며, 이 때문에 노래를 담당하는 상성부는 휴식하고 대신 페달이 연주된다. 반면에 중간부분은 이른바 노래부분으로서, 페달이 휴식하는 가운데 상성부가 호모포니적인 반주진행 위에서 노래성부를 연주한다. 이 중간부분은 두개의 단락으로 세분화되고(마디 3-11, 11-17), 각 단락은 동일한 선율로 시작한다. 첫 번째 단락은 2개의 4마디그룹(마디 3-7, 7-11)으로 명확히 나누어지는 대신, 두 번째 단락은 불규칙적인 3개의 마디그룹(마디 11-13, 14-15, 15-17)으로 나누어진다. 대신 두 번째 단락은 강한 선율적 통일성을 보여, 두 번째 마디그룹은 세 번째 마디그룹에서 동일하게 반복된다.

제3악장(템포기호 없음)
977803507_1519629623.4601.jpg

이 악장은 3/4박자의 73마디로 이루어졌으며, 상당히 경쾌하게 진행한다. 전체는 8개의 단락으로 나누어진다: 마디 1-6, 7-13, 14-22, 23-34, 35-42, 43-49, 50-58, 59-73. 일관적인 8분음진행에 기초한 첫 번째 단락은 페달 없이 건반성부들(1-3성부)로만 연주되는데, 처음에는 모방적으로 진행되다 나중에는 싱코페이션적이며 반음계적인 진행으로 종결된다. 두 번째 단락에서는 왼손의 16분음진행과 다른 성부들의 호모포니적 화현이 합쳐지는 식으로 전개된다. 단락의 마지막(마디 11이하)에서는 싱코페이션적인 리듬과 반음계적인 진행이 각각 상성부들과 페달에 나타나 단락의 종결성을 강조한다. 세 번째 단락에서는 상성부들의 3도 병진행과 하성부의 옥타브로 시작하는 음형이 트리오적으로 결합된다(페달은 휴식함). 이 단락의 마지막 부분(마디 20이하)은 마디 4이하의 변주로서, 일관적인 8분음진행에 기초한다. 네 번째 단락은 두 번째 단락의 변주이다(마디 30이하는 다음 단락을 준비하는 연결구로서 작용함). 다섯 번째 단락에서는 건반성부들이 7화성과 3화성을 반복하며 화성적으로 두 번째 단락을 연상시킨다(페달이 쉬는 것은 두 번째 단락과 다름). 반면에 여섯 번째 단락은 성부들간의 선율모방을 통해 기법적으로 첫 번째 단락을 연상시킨다. 그런가 하면 일곱 번째 단락은 기법적으로나 선율진행적인 면에서 첫 번째와 세 번째 단락이 합쳐진 듯한 인상을 준다. 여덟 번째 단락은 두 번째 단락의 변주로서, 규모 면에서 상당히 확대되어 있다.

등록일자: 2005-06-14, 수정일자: 2006-06-25
나진규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