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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음악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새94, 통102) [I’d rather have Jesus]
4,272회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새94, 통102)

I’d rather have Jesus

작사: R. F. 밀러부인(Mrs. R. F. Miller)

작곡: 조지 베벌리 셰어(George Beverly Shea, 1909~ )


1983년 7월 15일 밤, 저자는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 있는 쎈트룸 라이(Centrum Rai)회관에서 전 세계에서 모여든 5000여명의 순회전도자(Itinerant Evangelists)들과 함께 찬송을 부르며 앉아있었다. 빌리 그래함 전도협회가 주관한 세계 순회 전도자대회는 전 세계의 전도자들이 모여 전도정보를 교환하고 새로운 전도전략을 모색하고 배우며 전도인의 사명을 재확인하는 모임이었다. 대회의 하이라이트인 저녁 예배 전까지 준비찬송을 부르고 있는데 사회자가 마이크 앞에 서더니 “여러분, 제가 한 분을 소개해 드리는 영광을 갖습니다. 70세가 넘으신 고령임에도 빌리 그래함 전도대의 현역 찬송가수로 봉사하시는 분이십니다. 지난 50여 년간, 그리고 지금도 찬송을 그의 입에서 그쳐 본 적이 없으신 분이십니다.”

소개에 이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한 건장한 노신사가 얼굴에 홍조를 띠고 함박웃음을 머금은 채 연단에 나섰다. 백발의 머리를 숙이고 잠시, 곧이어 온 심령을 쥐고 흔드는 듯한 우렁찬 바리톤이 장내에 울려 퍼졌다.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 장내는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고 노가수의 영혼을 가르는 목소리는 5000여 전도자들의 숨소리를 멎게 했다. 찬송이 끝나자 이 노(老)가수가 바로 이 찬송가의 작곡자이며 복음성가 가수인 베벌리 셰어 옹(翁)인 것을 알아차린 회중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갈채를 보냈다. 이 갈채에 그는 “보내 주신 찬사, 감사합니다. 그러나 동역자 여러분! 이 갈채도 그리스도와는 바꿀 수 없습니다”라고 답하며 단 아래로 내려섰다.

셰어는 캐나다의 윈체스터(온타리오)에서 1909년에 감리교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1928년 미국의 불황 때문에 학비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 하우턴(Houghton)대학을 중퇴하고 부모의 권유에 따라 뉴욕 상호보험회사의 세일즈맨이 되었다. 22세가 되던 해 NBC의 공개홀에서 당시 방송 편성책임자인 프레드 알랜(Fred Allen)의 주선으로 그에게 노래할 기회가 주어졌다. 1500명이 모인 방청객 앞에서 그의 기름진 바리톤으로 부른 흑인영가 “가라 모세(Go down Moses)”는 대단한 인기를 모았고 그는 하루아침에 유명해졌다.

무명의 셰어에게 정규 방송프로에 출연교섭이 왔는데 이는 스타가 되는 절호의 기회일 뿐만 아니라 부(富)와 직결된 기회이기도 했다. 그러나 신앙이 깊은 어머니는 셰어가 저속한 라디오 프로의 가수가 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고 셰어 자신도 그랬다. 번민의 나날이 계속되던 어떤 날 셰어의 어머니는 찬송시가 적힌 종이 한 장을 그에게 내미는 것이었다.

그 찬송시는 미국 시카고의 나사렛 감리교회 목사인 레아 밀러(Rhea Miller)의 부인이 1922년에 작시한 것을 셰어의 어머니가 10년 동안 마음에 간직하고 애송해 오던 것으로 바로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였다. 그 순간 셰어의 뇌리에 어떤 선율이 떠올랐고 자신도 모르게 그 선율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얼마 후 방송국의 제의를 정중하게 거절한 셰어는 방향을 결정했다. 그는 주님의 종으로서 노래하는 전도자로서의 길을 평생 걸었으며 1943년부터 빌리 그레함 전도단의 독창자로 활약하였다. 어디를 가나 그는 결정적인 순간 주께서 그를 인도하실 때 도구로 사용했던 이 복음성가를 부르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그는 2007년에 미수리(Missouri)의 가장 영예로운 메달인 허블(Edwin P. Hubble) 메달을 수여받았다.


(작품분석)

이 곡은 3/4박자의 총 32마디로 이루어졌으며, 여러 가지 음악적 특징을 내포하고 있다. 첫째, 16+8+8마디의 악절구성이다. 즉, 처음에는 16마디의 확대된 악절이 나타나는데, 한 악절의 전반부를 마감하는 반마침(V)은 마디 4가 아닌 마디 8에서, 그리고 한 악절의 후반부를 마감하는 완전마침(I)은 마디 8이 아닌 마디 16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반면에 두 번째와 세 번째 악절은 각각 8마디씩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후렴의 처음 8마디그룹은 앞의 4마디가 뒤에서 반복되어 4+4마디의 악절구조임을 잘 보여준다. 이어지는 8마디그룹에서는 처음의 4마디가 마디 1-4를 반복하는 반면, 후반의 4마디는 독자적인 종결적 진행을 하여(짧게 상행했다 길게 하행함) 역시 4+4마디의 악절구조임을 보여준다. 이들의 세부적인 4마디그룹은 매번 토닉으로 종결되는데, 이것은 주제선율(마디 1-4)의 화성적 구조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둘째, 이 곡의 음악적 특징으로는 프레이즈들의 윗박적 시작이, 후렴의 처음 8마디그룹을 제외하면, 대부분 같은 음에서 출발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예로서 처음의 8마디그룹 중 4개의 두마디그룹은 대부분 윗박적 토닉음(db’)으로 시작한다. 마디 7-8이 토닉음(db’)으로 시작하지 않는 것은 그것이 윗박적 성격을 보이지 않는 것과도 연관된다. 두 번째 8마디그룹(마디 9-16)에서는 4개의 두마디그룹이 모두 윗박적 토닉음으로 시작해 위의 선율적 특징을 보다 뚜렷이 드러낸다. 음악적 절정은 후렴의 처음 8마디그룹(마디 17-24)에 위치하는데, 이는 이곳의 선율이 높은 음역에서 움직일 뿐만 아니라 두마디단위로 밀접한 선율적 연관성을 보이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즉, 마디 17/18과 22/23의 순차상행진행(“다-버”, “버렸네”)은 앞서간 진행(“즐거움”, “자랑다”)를 이동 반복시키는 것이다.


등록일자: 2010. 3. 5

문영탁/나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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